가막살나무
가막살나무
  • 신종철
  • 승인 2013.01.1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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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에서 초겨울 들어서면서부터는 산행에서 들꽃을 만날 수 없는 대신에 아름다운 열매들을 만날 수 있다. 그 열매들이 있기까지는 이미 여름에 꽃을 피웠던 것들이어서 눈여겨본 이들이라면 그 꽃을 보았을 나무들이다. 늦가을에서 초겨울의 열매들 거의 다가 빨간색이어서 쉽게 눈에 뜨인다. 때론 잎이 다 진 나무에 열매만 달려 있어 아름다움을 뽐내는데 오늘은 그런 열매를 달고 초겨울을 맞는 나무들 중 가막살나무를 만나보자.
 
가막살나무는 산 중턱 이하의 숲에 나는 낙엽 관목으로 키 3m이하의 그리 크지 않은 나무다. 초여름이면 5mm정도의 작고 흰 꽃이 오밀조밀 모여 피는 모습이 귀엽다. 국어사전에 ‘가막’이란 단어의 뜻을 ‘어떤 명사 앞에 붙여 그 물건이 검거나 검은 빛에 가까운 뜻을 나타내는 말’이라 하였다. 순결하다고 할 만큼 흰색의 꽃이 피는데 왜 가막살나무일까? 줄기를 보면 거칠고 가무잡잡한 색이 도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아마도 꽃이 피지 않았을 때 줄기만 보고 가막살나무라고 이름 붙였던 것으로 짐작된다.
 
중국에서는 탐춘화(探春花)라고 한다는데 여기서 탐(探)자는 ‘찾을 탐’자로 직역하면 ‘봄을 찾는 꽃’이란 뜻으로, 그 뜻대로라면 이른 봄에 꽃이 피어야 할 것인데, 실제는 5월 말에서 6월 초에 꽃이 피는 초여름의 꽃이기에 어울리지 않는 이름인 것 같다. 꿈보다 해몽이라 했던가? 초여름의 꽃이면서 아직도 봄을 잊지 못해 그리워하는 꽃이라고 해석하면 어울리는 이름이기도 하다. 식물은 보통 봄에 꽃이 피면 여름에 씨(열매)를 맺고 여름에 꽃이 피면 가을에 씨(열매)를 맺는다. 가막살나무가 늦가을에서 초겨울에 빨간 열매를 맺는 것을 보면 봄의 꽃이 아니라 여름의 꽃임이 분명하다.
 
초겨울에 눈이라도 내리면 하얀 눈 속에서 내미는 빨간 열매가 여인의 도드라진 입술처럼 정열적이다. 그래서인가 꽃말이 ‘정열적인 사랑’, 또 잎이 다 떨어졌어도 정열적인 색의 열매를 달고 있는 생명력 때문인가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라고도 한다. 많은 열매를 맺고 새들의 먹이가 되어주는데서 꽃말이 ‘번영’이라고도 한다는데 새들이 좋아하도록 맛나게 하셨고, 새들에게 먹힌 열매는 소화되면서 씨는 그대로 몸 밖으로 버려져 자손을 많이 퍼뜨리도록 하신 하나님의 창조의 신비가 놀랍니다.
 
필자의 집 언덕에도 가막살나무가 자라고 있어 일부러 산행을 하지 않더라도 늦봄에서 초여름에 흰색의 꽃과 늦가을에서 초겨울의 빨간 열매를 즐길 수 있어 특별한 행복을 누리고 있다. 눈이라도 내리면 소복이 흰 눈을 덮어쓴 빨간 열매가 금상첨화다.
 
신종철 / 들꽃사진작가, 감리교 원로목사 (국화리 시리미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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