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움이 없다'.. 무태無殆돈대 B
'위태로움이 없다'.. 무태無殆돈대 B
  • 이광식 작가(내가면 거주)
  • 승인 2021.10.02 23: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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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식의 돈대순례 서른여덟 번째
- 강화군 하점면 창후리 산151-2에 위치

하점면 창후리라면 강화의 가장 서쪽에 있는 작은 시골 마을이지만, 한때는 선착장으로 인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세를 치르는 동네였었다.

2014년 교동대교가 개통되기 전까지는 교동도로 가려면 이 창후리 선착장에서 여객선을 타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돈대에서 바로 보이는 창후리 선착장. 이제는 어항으로서의 기능만 유지한다.
돈대에서 바로 보이는 창후리 선착장. 이제는 어항으로서의 기능만 유지한다.

그 시절에는 선착장뿐만 아니라 곁 따라 있는 어판장도 주말이면 늘 사람들로 북적대는 호황을 누렸지만, 다리가 놓인 이후로는 옛 시절의 영화를 뒤로 하고 다소 다소곳한 시골 마을로 되돌아왔다.

이 창후리 선착장에서 북쪽으로 난 해안가 길을 따라 100m 정도 올라가다 보면 야트막한 성벽이 나타나는데, 이것이 바로 무태돈대다.

조망이 좋은 무태돈대. 서해 연안이 훤히보인다.(사진=문화재청)
조망이 좋은 무태돈대. 서해 연안이 훤히보인다.(사진=문화재청)
창후리 선착장에서 북쪽으로 난 해안 언덕길을 100m만 올라가면 나오는 무태돈대. 반듯한 직방형으로 한강 어귀로 침입하는 적선들을 막기 좋은 요충이다. 멀리 교동대교가 보인다. 해넘이 명소이기도 하다.(사진=문화재청)
돈대의 포안으로 내다본 서해 풍경. 해협에 서 있는 등표 오른쪽에 보이는 섬이 교동도, 왼쪽이 석모도.
돈대의 포안으로 내다본 서해 풍경. 해협에 서 있는 등표 오른쪽에 보이는 섬이 교동도, 왼쪽이 석모도.

별립산의 서쪽 끝자락 묏부리 위에 직사각형으로 길게 자리를 잡은 무태돈대는 1679(숙종 5)에 축조된 48돈대 중 하나로, 강화유수 윤이제의 지휘로 쌓은 것이다.

강화도에 있는 돈대들은 조선 인조 14(1636) 병자호란이 일어나 강화도가 함락되자, 이에 놀란 조정에서 해안 경비를 튼튼히 하기 곳곳에 쌓기 시작한 것이다.

서벽에 낸 돈대 문. 남벽과 바짝 붙은 위치다. 무사석으로 두 단을 층지게 쌓은 후, 석축을 세운 위에 두껍고 긴 천장돌 6개를 덮었다.
서벽에 낸 돈대 문. 남벽과 바짝 붙은 위치다. 무사석으로 두 단을 층지게 쌓은 후, 석축을 세운 위에 두껍고 긴 천장돌 6개를 덮었다.

16세기 중반부터 서해 연안에 출몰하여 노략질을 일삼던 중국의 황당선들을 감시, 방어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청 시기 중국 북부의 어선들과 상선 중 일부는 어업과 상업에 종사하다가도, 소득이 적거나 식량이 떨어지면 우리 배들을 습격하거나 해안에 상륙하여 노략질하는 해적선으로 돌변했다.

이들이 하는 짓이 하도 황당하게 여겨졌던지 조선인들을 그 배들을 황당선(荒唐船)이라 불렀다. 하긴 이 중국의 황당선은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다.

인화돈대·광암돈대·구등돈대·작성돈대와 함께 인화보(寅火堡)의 관리하에 감시소와 방어진지의 역할을 했던 무태돈대는 해안으로 돌출한 언덕 위의 지형에 맞춰 44 x 20m의 길쭉한 직사각형 꼴이다.

규모는 둘레 210m, 성곽너비 2m, 성벽은 안팎을 모두 화강암으로 쌓았고 잡석과 흙으로 안을 채웠다. 둘레가 145m, 석벽의 높이는 1.2~5.3m.

석축은 지형에 맞추어 쌓아서 경사진 부분이 많다. 현재는 동쪽과 서쪽의 성벽이 잘 남아 있고 남쪽 성벽은 하부는 원형이 남아 있으나 상부는 최근에 새로 쌓았다.

무태돈대의 남벽. 아랫 부분에 원형이 많이 남아 있다.
무태돈대의 남벽. 아랫 부분에 원형이 많이 남아 있다.

동쪽 성벽에 있는 성문은 남쪽 성벽에서 매우 가까운데, 안팎에 네모반듯하게 다듬은 무사석(武砂石)으로 두 단을 층지게 쌓은 후, 위에 두껍고 평평한 장대석 6개를 얹은 평거식(平拒式)이다.

대 문 안쪽에서 바라본 내부의 모습. 서벽으로 나란히 포좌 4개를 앉혔다. 멀리 교동대교가 보인다.
그 많던 성벽 돌들은 다 어디로 가고 돈대 문 옆에 조금 남아 있다.

문 안쪽 아래위에는 문짝을 달았던 지도릿돌(樞石)이 보이고 옆면 장대석에는 빗장인 장대목(將軍木)을 박아두는 둥근 구멍도 남아 있다.

돈대 문 안쪽의 구멍들. 아래가 장군목을 끼웠던 자리, 위는 문설주를 고정한 구멍이다. 맞은편 무사석에도 같은 구멍이 패어 있다.

장군목은 대궐·성문 등의 큰 문을 닫고 잠글 때 빗장처럼 가로지르는 굵고 긴 나무로, 양쪽에 있는 구멍에 두 끝을 끼우고 문짝에 달린 고리를 장군목에 걸면 굳게 잠긴다.

돈대 옆 밭뙈기 귀퉁이에 나뒹굴고 있는 큰 돌. 틀림없이 돈대에서 나온 석재일 거로 보인다.
돈대 옆 밭뙈기 귀퉁이에 나뒹굴고 있는 큰 돌. 틀림없이 돈대에서 나온 석재일 거로 보인다.

대궐문이나 성문은 외침을 막기 위해 철벽처럼 잠가야 하므로 군을 통솔하는 '장군'을 붙인 것으로 추측된다.

기록에 의하면, 돈대 안에는 해안을 향해 포좌(砲座)4곳 설치했다고 하며, 이들 포좌는 현재 서쪽 성벽에 2, 서북쪽 모서리에 1개 남아 있고 나머지 하나는 서남쪽 모서리에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성벽이 허물어져 확인할 수 없다고 한다.

해넘이의 명소 무태돈대의 여장 너머로 보는 해넘이. 교동도 산 한 자락 끝으로 해가 진다. 2021년 10월 2일 무태돈대의 정확한 해넘이 시각은 저녁 6시 14분이었다.
해넘이의 명소 무태돈대의 여장 너머로 보는 해넘이. 교동도 산 한 자락 끝으로 해가 진다. 2021년 10월 2일 무태돈대의 정확한 해넘이 시각은 저녁 6시 14분이었다.

그러나 현재 네 포좌는 모두 서쪽 벽에 일렬로 앉혀져 있을 뿐이다. 복원 때 제대로 고증을 거친 것인지 우려된다.

현재 네 포좌 중 한 곳만 덮개돌이 원래의 것이고, 나머지는 모두 새로이 만들어 올린 것이다. 또한 원래 사면으로 다 설치되었던 상단부의 여장(女墻)은 모두 47개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서벽의 17개만 복원되었다.

돈대 상단부에 복원된 치첩. 성가퀴 또는 여장이라고도 한다. 야장의 틈과 구멍을 총안이라 하며, 은신과 사격에 유리한 구조물이다. 원래는 47개가 있었다고 하는데, 서벽의 16개만 복원되었다.
돈대 상단부에 복원된 치첩. 성가퀴 또는 여장이라고도 한다. 야장의 틈과 구멍을 총안이라 하며, 은신과 사격에 유리한 구조물이다. 원래는 47개가 있었다고 하는데, 서벽의 16개만 복원되었다.

이처럼 성곽을 이루는 석재들은 많은 부분이 유실되고 거의 새로운 석재들로 복원되어 아쉬움을 주고 있다. 당시 돈대를 쌓은 석재들은 부근의 별립산에서 조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태돈대의 마스코트인 고욤나무. 한 뿌리에서 두 줄기가 나온 건지, 각기 다른 나무인지 모르겠지만, 돈대를 복원하면서 나무를 살린 마음이 고맙게 느껴진다.  올해 고욤이 풍년이다.  

무태돈대의 남쪽으로 3.4km 거리에는 망월돈대가 있고 북쪽으로 2.3km 거리에 인화돈대로 이어진다. B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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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대 복원 등급]

A등급: 여장을 포함, 복원이 거의온전하게 이루어진 돈대.
B등급: 복원이 이루어졌으나, 불완전 복원으로 여장 등은 복원되지 않은 돈대.
C등급: 돈대 축대 중 기초 부분 정도만 남아 있는 돈대로, 복원작업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돈대.
D등급: 돈대의 기초부분만 약간과 돌 무더기만 있을 뿐, 주변 정리도 전혀 돼 있지 않은 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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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광 2021-10-03 07:35:37
풍광이 참 빼어납니다.
잘만 하면 강화의 관광명소가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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