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복 전 강화군수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이상복 전 강화군수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 하종오 시인
  • 승인 2021.07.22 10:24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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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종오 시인의 공개편지 스물일곱 번째

안녕하십니까?
강화에 거주하는 시인 하종오입니다.

4년이라는 시간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깁니다.

임기 4년이라는 군수 직을 수행하는 당사자도 그리 느끼겠지만, 군수를 뽑아놓고 나서 봤더니 못마땅하기 이를 데 없는 군민은 더욱 그리 느끼게 됩니다.

군수 직을 한 번 수행한 귀하에게는 퇴임 후 지나간 시간이 어떠했을지 군민인 나는 추측도 실감도 하지 못하면서도, 오늘 막상 귀하에게 이렇게 공개편지를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맞고 보니,

그 시간이 귀하를 고뇌하게 하고 고독하게 하고 단련시키고, 그리하여 무수한 인간과 여러 멀고 가까운 곳을 동시에 바라보는 심안(心眼)을 뜨게 했는지 몹시 궁금합니다.

나는 귀하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귀하의 군수 재직 시절에 내가 대표자가 되어 낸 다수인민원이 공무원 몇 명에 의해 그 다수 주민 위주로 적법하게 처리되지 않았다는 판단을 지금까지도 하고 있어, 귀하에게 유감이 많다면 아주 많습니다.

그리고 물론 나는 귀하의 군수 재임 시기부터 현 군수의 재임 시기인 지금까지 강화에서 한 사람의 군민으로 살아내는 일이 때로는 힘겨웠고 때로는 화나기도 했습니다.

힘겨웠던 때는 토착 유지와 가까이 지내며 유세를 떠는 귀촌자와 이웃해야 할 때였고, 화났던 때는 공무원 일부가 민원을 적법하게 처리하지 않을 때였습니다.

요즘엔 나 같은 비판적인 군민을 싫어하는 공무원 일부가 공개편지를 두고서 고소고발 따위를 검토한다는 소문까지 나왔던 판이라, 이런 지방에서 거주해야 하는 그 자체에 화가 치밀고 있습니다.

지방공무원 일부가 주민을 화나게 하는 상황을 조성하는 것은 지방정치와 행정의 불행이 시작되는 조짐이라고 할 수 있으며, 한 지방에서 한 국민이 거주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싶지 않은 심정을 가지게 만드는 지방정치와 행정의 환경은 기초민주주의를 퇴보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민의를 먹고 사는 자인지, 권력을 먹고 사는 자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자들이 지방행정과 정치의 중심을 차지하려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강화에서 내가 살아내야 하는 생이 조금 비감해지는 날도 있습니다.

그런 터에 전 군수인 귀하에게 공개편지를 써서 질의하지 않으면 안 되는 국면에 왔습니다.

현 군수와 현 군의회 의장은 자신들을 비판하는 군민을 어처구니없게도 물리쳐야 하는 적쯤으로 간주하는 듯, 공개편지를 보내어도 경이원지하여 공개답장을 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 군수인 귀하는 누구하고도 아무것에도 거리낄 것 없이 자유로울 터이므로 나에게 공개답장을 보내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기대감을 가집니다.

이상복 전 군수!

공개편지를 쓰는 저간의 사정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강화대교 입구에 세워질 관문형 상징 조형물설치를 반대하여 중단을 요구하는 공개편지를 내가 현 군수와 현 군의회 의장에게 보냈는데, 그들이 묵묵부답하며 무시하고 있습니다.

군민에게 무엇이 그리 꺼림칙한 게 있는지, 켕기는 게 있는지, 그게 아니면 군민이란 하찮은 존재라서 업신여기려는 건지, 아예 편지글을 쓸 줄 모르는 건지, 불언(不言)하는 현 군수와 현 군의장이라는 두 지방정치인은 참 옹졸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동의하지 않으렵니까?

일언이폐지하고, ‘관문형 상징조형물 설치 사업에 대하여 참으로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두 가지 질의부터 하겠습니다.

이상복 전 군수!

첫째 질의입니다.

귀하는 군수 재직 시든 현재든 이 관문형 상징조형물을 설치해야 한다고 판단합니까? 중단해야 한다고 판단합니까?

다짜고짜 이 질의부터 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애당초 이 사업이 귀하가 강화군수로 재직하던 시기에 그 논의가 시작되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둘째 질의입니다.

관문형 상징조형물 설치 사업을 위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습니까?

주무부서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였다면 어떤 방식과 어떤 참가자들을 초대하여 실제로 개최했는지 여부, 그리하여 어떤 의견들을 간추려서 군민의 의견으로 정리했는지 여부 등등을 밝히십시오.

이상의 두 가지 질의에 반드시 답변하십시오.

이상복 전 군수!

모 지역 언론 인터넷판에서는 지난 513강화대교 관문형 상징조형물 설치 사업 기공식에 관한 기사를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군은 관문 상징조형물 설치를 위해 지난 20178월과 20197월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주민의견을 수렴했다.’

이 구절에서 말하는 20178월은 귀하가 군수로 재직하던 시기입니다.

이 때 어떻게 하여 강화군민 일반은 물론 지역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모르는 주민설명회가 개최되었는지, 도대체 무슨 이유나 사연이 있어 관문 상징조형물 설치라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을 하게 되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혹여나 주민설명회라는 공청회 절차를 대외적으로는 일체 하지 않았으며, 군청 내부에서 관련 부서들이 안건으로 상정하여 회의를 한 정도인지, 그렇게 논의를 하다가 중단했는데 그것이 주민설명회로 둔갑된 것인지, 하는 추측을 나는 해보기도 합니다.

이상복 전 군수!

관문형 상징조형물의 설치공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한 지금 시점에서, 더욱 강렬하게 중단요구를 하기 위해서는 그 문제의 시초로 돌아가서 점검해 보는 일은 꼭 필요합니다.

현 군수가 강화 문화예술계의 주요 인사들의 반대의견을 까뭉개면서까지 급박하게 준공을 서두르면서, 이미 1차 주민설명회가 전 군수인 귀하의 재직 시절에 이루어졌다는 것을 절차적 정당성으로 삼고 있는 것 같은데, 과연 그러했는지 귀하만이 부정이든 긍정이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거 이 사업의 초기 구상이나 논의에 관여했던 공무원들이 현직에 있는지는 알 길이 없고, 설령 있다고 한들 이 사업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현 군수 체제에서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처지일지도 모르므로, 전 군수인 귀하가 직접 설명이든 해명이든 당시의 전후 사정을 소상하게 군민에게 알려줄 것을 나는 요구합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그 동안 뜻있는 강화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강화대교 관문 상징조형물 포럼’(2021. 6. 10.)을 여는 등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개진하여 왔습니다.

강화군에서는 지난 5월에 기공식을 한 이후 그런 반대의사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금년 11월 준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데도 책임이 있는 귀하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의외이고 섭섭한 일입니다. 전 군수로서 군민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이상복 전 강화군수!

귀하가 군수였던 시절부터 시작하여 현 군수의 마지막 임기 해인 지금까지, 내가 공식적으로 낸 민원 3백 수십 개와 관련해서도 비록 지금 어떤 조치도 해줄 수 없는 귀하라고 할지라도 나는 함께 따져보면서,

현재 재직 중인 당시의 담당공무원들에게 다시 잘잘못을 분별해보고 싶지만 오늘 공개편지의 요점을 흐리지 않기 위하여 다음 기회로 미루겠습니다.

그럼 귀하의 공개답장을 기다리겠습니다.

2021. 7. 22.
시인 하종오 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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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복씨는 2021-08-09 20:16:00
씨는 전형적인 관료출신으로 민의를 전혀 읽지 못했지요.기득권만 믿고 안일하게 뒷짐지고 있다가 일격을 맞습니다.그래서 오느날의 상황이.....ㅠㅠ

민의 2021-07-23 20:32:16
민의를 먹고 사는 자인지?
권력을 먹고 사는 자인지? 라는 말씀을 자꾸 생각하게 됩니다. 권력을 먹는게 최종 목적이겠지요. 그러려니 "군민말씀이라면 알았시다!" 라며 민의를 존중하는 것처럼 물타기를 하는거라 봅니다. 자기 <권력을 목적>으로, <민의를 수단>으로 이용하는 자들이겠죠.

신의한수 2021-07-23 05:48:10
이 편지는 신의 한 수로 보여짐....

대단 2021-07-23 05:23:56
비상한 머리, 예상치 못한 전략, 남다른 지혜가 보이는 편지임. ㅎㅎ 관문형 상징조형물은 어떻게 운명을 맞을까.

탱자나무 2021-07-22 21:05:12
이상복 씨를 겨냥한 글엔 쫄따구들 반응이 조용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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