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하 건너 문수산이 빤히 보이는 염주돈대 D
염하 건너 문수산이 빤히 보이는 염주돈대 D
  • 이광식 작가(내가면 거주)
  • 승인 2021.07.18 2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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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식의 돈대순례 스물여덟 번째
- 강화군 강화읍 갑곶리 산17-1 위치

김포 쪽에서 강화대교를 지나자마자 우회전하면 해안도로로 접어든다.

그 길을 얼마 가지 않아서 도로변 높다란 야산 위에 있는 염주念珠돈대는 병자호란 뒤 숙종 5(1679) 강화도 해안지역의 방어를 튼튼히 하기 위해 해안선을 따라 축조한 48돈대 중 하나로,

갑곶-제승-망해돈대와 함께 제물진에 소속되었고, 당산의 경사면에 축조되어 강화 외성과 연결되었다. 염주물돈대, 당산돈대라고도 부른다.

1890년대의 갑곶나루. 강화외성의 진해루가 보인다. 오른쪽 가리마 같은 산길이 있는 산이 당산으로, 정상부에 염주돈대의 모습이 보인다.  

길가에는 돈대 팻말이 서 있는데, 바로 해운사라는 절집 입구다. 돈대로 올라가는 산길 초입에는 나무 계단이 놓여 있다. 산길의 경사는 급해 거의 등반하는 기분으로 한 10여 분 올라가면 염주돈대가 나타난다.

평지화가 진행되어 폐허로 변한 염주돈대. 안내판 하나만 서 있다. 앞에 보이는 시멘트와 쇠파이프는 철책 버팀대다.
평지화가 진행되어 폐허로 변한 염주돈대. 안내판 하나만 서 있다. 앞에 보이는 시멘트와 쇠파이프는 철책 버팀대다.

올라가는 길옆에는 녹슨 철조망이 줄지어 서 있는데, 지금은 해안가로 철책선이 내려간 탓에 용도 폐기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 보기 싫은 폐기물이라도 빨리 치워 접근로를 정비해줬으면 좋으련만, 그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

염주돈대 가는 길. 당산 꼭대기에 축조된 염주돈대까지 용도폐기된 철책이 따라올라간다.​
염주돈대 가는 길. 당산 꼭대기에 축조된 염주돈대까지 용도폐기된 철책이 따라올라간다.​

염주물돈대 또는 당산돈대라고도 불리었던 이 돈대는 거의 허물어져 평지화된 바람에 정확한 형태를 그리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20x25m의 길죽한 사각형 모양이고 둘레가 90m로 자그마한 편에 속한다.

염주돈대 평면도.(출처=육군박물관)

가파른 산꼭대기에 자리 잡은 탓에 넓게 터 잡기에는 지형상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돈대 내부도 평탄하지 않고 동쪽으로 기운 경사면을 이루고 있다.

돈대 터 아래에 뒹구는 석재들. 포좌 천장을 덮었던 장대석으로 보인다.
돈대 터 아래에 뒹구는 석재들. 포좌 천장을 덮었던 장대석으로 보인다.

기록에는 성가퀴(치첩)23, 둘레가 84보라고 나와 있으니, 1보가 약 1.1m쯤 되는가 보다. 지면에는 약간의 석재들이 노출되어 있을 뿐, 면석들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돈대 암문이 있었던 자리. 저 흙무더기 속에 돈문을 구성한 무사석, 덮개돌 같은 게 묻혀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돈대 문터의 흔적이 좀 남아 있지만, 포좌의 수도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장대석들이 부근에 있는 걸로 보아 염하 쪽으로 땅을 깎아 포좌를 앉힌 자국이 두 군데 정도 짐작될 따름이다.

. 장대석이 드러나 있는 포좌 자리.  어디에 쓰였던 돌일까? 마치 제자리를 찾아달라는 듯 혼자 삐죽이 솟아 있다.
장대석이 드러나 있는 포좌 자리. 어디에 쓰였던 돌일까? 마치 제자리를 찾아달라는 듯 혼자 삐죽이 솟아 있다.

1679년 병조판서 김석주가 작성한 돈대 설치 계획서의 염주돈 항목을 보면,

"頂舊有治築 狀如周墻 今宜設直燉 北距制勝亭 南距甲串津 雜石在其傍(산꼭대기에 예전에는 담장을 두른 듯한 성을 쌓았지만 이제는 직사각형의 돈대를 설치해야 한다. 북쪽으로 제승정에 닿고 남으로는 갑곶진에 이르며 근처에 잡석이 많이 있다) "고 서술되어 있다.

돈대의 문지는 동쪽에 자리잡고 있는데, 문의 형태는 다 사라지고. 수북한 흙무더기가 솟아 있다.

돈대 남면의 토축. 석재들이 어지러히 뒹굴고 있다. 육축부를 파헤치면 많은 면석들이 나올 것 같다. 인가들이 멀어서 석재가 많이 유출되지는 않았을 듯싶다.
돈대 남면의 토축. 석재들이 어지러히 뒹굴고 있다. 육축부를 파헤치면 많은 면석들이 나올 것 같다. 인가들이 멀어서 석재가 많이 유출되지는 않았을 듯싶다.

저 흙 속을 파 뒤지면 틀림없이 돈문을 이루었던 장대석, 무사석 등 귀한 석재들이 쏟아져나올 듯이 보인다. 또한 북쪽과 남쪽 일부에 면석들이 남아 있고 석렬 일부가 잔존하고 있다.

문화재청 홈페이지에서는 "돈대의 평면은 장방형으로 윤곽이 뚜렷한데 남북 24m, 동서 27.4m이고, 네 면에 잔존한 토벽의 높이는 약 1m, 두께 3.5m 내외이다. 입구 시설 및 포문, 내부 유구의 확인은 불가능하지만, 서쪽 중심에 문터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포좌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동쪽은 삭토되어 얕은 토축흔이 남아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돈대 터에 이런 기와쪽이 많이 흩어져 있다. 내부에 건물이 있었다는 증거다.  시멘트 기둥 위에 모아놓은 기와쪽들은 폐허가 된 돈대의 모습을 슬퍼한 탐방객의 마음으로 읽힌다.
돈대 터에 이런 기와쪽이 많이 흩어져 있다. 내부에 건물이 있었다는 증거다. 시멘트 기둥 위에 모아놓은 기와쪽들은 폐허가 된 돈대의 모습을 슬퍼한 탐방객의 마음으로 읽힌다.

염주돈대 내부의 바닥에는 많은 기와편들이 뒹구는 것이 보이는데, 이는 한때 돈대 내부에 건물이 있었다는 증거다. 아마도 무기고와 수직하는 병사들의 숙소였을 것이다.

돈문 옆의 성곽 모서리. 기단석 포함 3단 석축이 남아 있다.
돈문 옆의 성곽 모서리. 기단석 포함 3단 석축이 남아 있다.

돈대에서 동쪽을 보면 염하 일대는 물론, 해협 건너로 문수산과 문수산성의 문루가 빤히 보인다. 최고의 전망지라 할 수 있다.

돈대 서면에서 바라본 염하 너머로 강화대교와 문수산성 남문 희우루(喜雨樓)가 빤히 보인다.
돈대 서면에서 바라본 염하 너머로 강화대교와 문수산성 남문 희우루(喜雨樓)가 빤히 보인다.

지금은 비록 거의 폐허가 되어버린 상태지만 제대로 복원만 된다면 아름다운 염주돈대의 원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D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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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대 복원 등급]

A등급: 여장을 포함, 복원이 거의 온전하게 이루어진 돈대.
B등급: 복원이 이루어졌으나, 불완전 복원으로 여장 등은 복원되지 않은 돈대.
C등급: 돈대 축대 중 기초 부분 정도만 남아 있는 돈대로, 복원작업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돈대.
D등급: 돈대의 기초부분만 약간과 돌 무더기만 있을 뿐, 주변 정리도 전혀 돼 있지 않은 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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