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한 가운데 버스 차고지가 있는 이유
논 한 가운데 버스 차고지가 있는 이유
  • 박제훈 기자
  • 승인 2021.06.29 18:31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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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버스터미널 뒤편, 원래 논이었던 3,000여 평 부지에 버스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다. 대략 100여대가 서 있다.

강화버스터미널 뒷편 강화티엘 버스차고지 전경

그런데 대부분의 버스들이 강화와 상관없는 버스들이다

인천 송도와 서울역을 운행하는 1300번 버스, 김포와 인천 계산동을 운행하는 81번 버스, 인천대와 인하대를 운행하는 908번 버스, 심지어는 파주지역인 교하지구와 서울역을 운행하는 2000번 버스도 있다.

인천 1300번 버스(더월드 교통)
김포 81번 버스(선진버스)
인천908번 버스(더월드교통)
김포 2000번 버스(선진버스)

왜 강화와 상관없는 버스들이 버젓이 강화버스터미널 뒤편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이곳이 외부 버스회사들의 차고지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부 버스회사 차고지

강화티엘(전 강화운수) 소유의 이 차고지는 현재 김포시 월곶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선진상운과 선진버스, 인천 연수구에 본사를 둔 더월드교통 등의 차고지로 사용되고 있다.

차고지의 소유주는 전에 강화운수라는 명칭을 썼던 강화티엘이고, 강화티엘, 선진상운, 선진버스의 대표자가 같다.

선진상운과 선진버스를 강화군 버스회사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데 사실은 김포시에 등록되어 있는 회사다. 

선진상운은 올해 1월 기준 총 12개 노선을 갖고 있는데, 이중 4개 노선(3000, 3000A, 2000, 88)만이 강화노선이고 나머지는 강화와 상관없는 노선들이다.

그나마 3000A번과 2000번 버스는 작년 9월부터 코로나로 인한 적자로 인해 휴업 중에 있다.

선진버스는 25개 노선을 보유하고 있는데, 1개 노선(90)만이 강화로 운행하고 있다. 더월드교통은 강화로 운행하는 노선이 전혀 없다.

현재 강화티엘 차고지는 대부분 김포시 노선을 갖고 있는 버스회사와 강화노선을 하나도 갖고 있지 않은 인천 버스회사의 차고지로 사용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강화티엘 버스 차고지 조성과정

강화티엘(전 강화운수)20187월 기존 동락천복개부지 인근 땅을 팔고 현재의 위치로 차고지를 옮긴다.

차고지 이전을 위해 2017524개 필지를 매입했고, 20176월에 주차장 개발행위허가를 받는다.

파랑색 테두리가 강화티엘이 2017년 5월 매입한 4필지(남산리 230, 남산리 228-2, 남산리 228-16, 갑곳리 1089-62). 지금은 지목이 '차'로 되어 있지만 당시는 답(논)과 과(과수원)이었다. 

문제는 동락천 제방길 이외에는 버스가 통행할 수 있는 도로가 없어 맹지나 다름없는 땅이 어떻게 버스차고지로 개발행위 허가가 날 수 있는가이다.

강화군은 사내직원 및 방문객을 위한 일반차량 부설주차장 조성사업으로 허가가 난 것이라면서 “(동락천 제방길)로 차량통행이 가능해 허가가 났다고 답변했다.

제방길을 도로로 보고 버스차고지가 아닌 일반차량 부설주차장으로 개발행위 허가를 내줬다는 답변이다.

노랑색 동그라미가 제방길, 이 도로를 이용해 주차장 허가가 난 것이다. 오른편에 동락천이 있고, 앞쪽에 버스터미널과 노인회관 건물이 보인다. 

한편, 강화군은 강화티엘이 땅을 매입하기 5일 전인 2017427일 강화버스터미널과 강화티엘 차고지 사이 땅 1필지(남산리 229)를 매입한다.

빨강색 테두리가 현재 강화군 공영차고지, 파란색 테두리가 현재 강화티엘 차고지, 2017년 4월 강화군은 남산리 229번지 땅을 최초로 매입한다. 

그리고 연이어 인근 토지들을 매입한 후 201712월 강화군버스터미널 공영차고지 조성공사 착공에 들어가 20181224일 준공한다.

강화티엘 또한 추가로 토지 1필지(남산리 232)를 추가 매입한다.

공영차고지가 준공된 이후인 20192, 강화티엘은 인천시에 차고지 부지 2필지(남산리 228-16, 갑곳리 1089-62)을 매각한다.

노랑색 동그라미 지역이 2019년 2월, 강화티엘이 인천시에 매각한 땅(남산리 228-16, 갑곳리 1089-62). 제방길과 차고지 사이에 위치해 있다

인천시에 매각한 2필지는 제방길에 접한 부지로 이 땅이 없으면 도로에 접하지 못하게 되어 주차장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

하지만 20192월 강화티엘이 도로에 접한 땅을 팔 수 있었던 이유는, 201812월 준공된 공영차고지 때문이다.

강화군은 20196, 강화선진버스, 군내버스, 선진상운, 선진버스와 공영차고지 대부계약을 체결한다.

강화군 공영차고지를 통해 차량통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유일하게 도로와 접해 있는 제방길 인접 부지를 매각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강화티엘은 20199, 기존 일반차량 부설주차장버스 차고지로 개발행위 변경허가를 받는다.

정리하면 강화티엘은 강화군에서 공영차고지를 조성한다는 정보를 미리 알고, 일단 제방길을 이용해 일반 주차장으로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후, 공영차고지가 준공되자 제방길에 접한 땅을 인천시에 매각하고 이후 공영차고지를 활용해 버스차고지로 변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쟁점1) 동락천 제방길로 주차장 허가?

제방길을 도로로 보고 주차장 허가가 가능한 것인가이다.

이에 대해 강화군은 개발행위 변경 허가시 인접한 버스공영차고지와 사용 대부계약이 되어 있던 상태로 차량 진출입이 가능했던 상황임이란 엉뚱한 답변을 내놨다.

최초주차장 허가시를 물었는데, ‘변경허가시를 답변하고 있는 것이다. 제방길을 도로로 보는 근거 법령을 알려달라고 했는데 답변하지 않았다.

제방길은 현재 인천시 종합건설본부에 의해 동락천 수해상습지 개선공사에 포함된 구역이다. 해당공사는 20201월부터 2023년까지 267억 원의 예산으로 진행되고 있다.

‘동락천 수해상습지 개선공사 모습(2020년 6월 3일 촬영)

인천시종합건설본부 자료에 의하면 이 공사는 2014년부터 계획되어 추진된 것으로 되어 있다. 이 같은 사실을 강화군이 모르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주차장으로 개발행위 허가(20176)가 났는지 의문이다.

쟁점2) 공영 차고지로 민영 차고지 허가?

제방길과 연접한 땅이 동락천 공사를 위해 인천시에 매각된 상태(20191)에서 20199월 버스차고지로 개발행위 변경 허가가 난다.

차고지는 차량통행이 가능해야 하고 당연히 도로에 연접해 있어야 하는데, 유일한 연접도로가 끊긴 상태에서 어떻게 허가가 난 것일까.

이에 대해 강화군은 강화군 공영차고지 대부계약으로 통행 등 토지사용권이 확보되었기 때문이라는 답변을 했다.

공영차고지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통행허가나 통행료 징수는 필요 없다는 설명으로 해석된다.

바닥에 아스팔트가 깔려 있는 구역이 공영차고지이고, 자갈이 깔려 있는 구역이 강화티엘 차고지이다

하지만 공영차고지를 대부한 회사들은 4개 버스회사(강화선진버스, 군내버스, 선진상운, 선진버스)이고 강화티엘 차고지 소유자인 강화티엘과는 엄연히 다른 회사다. 군내버스, 선진상운, 선진버스, 강화티엘의 대표이사가 같다는 공통점이 있을 뿐이다.

강화티엘이 강화군과 대부계약을 맺은 것이 아니라 대표이사가 같은 군내버스, 선진상원, 선진버스가 맺은 것이다. 대부계약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강화티엘이 공영차고지를 무상으로 이용한다는 말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혹시 공영차고지에 통행을 위한 지상권이 설정되었는지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봤는데 설정돼 있지 않았다. 관련법을 찾아보니 원칙적으로 행정재산에는 사권을 설정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쟁점3) 우연의 일치?

강화군이 공영차고지 조성을 위해 땅을 매입하자, 5일 후 강화티엘이 공영차고지와 접한 땅들을 매입하고, 곧이어 제방길을 도로로 인정해 일반차량 주차장 허가가 난다. 

공영차고지가 착공에 들어가자 강화티엘은 기존 버스차고지를 매각하고공영차고지가 준공이 나자 주차장 허가의 필수조건이었던 제방길과 연접한 땅을 동락천 수해상습지 공사를 이유로 매각한다. 

이어 맹지가 된 일반차량 주차장이 공영차고지 대부계약을 이유로 버스 차고지로 변경 허가가 난다.

이런 과정 속에서 강회티엘(전 강화운수)20191월 강화운수에서 강화티엘로 명칭을 변경해 터미널 사업을 주업종으로 변신하고, 기존 버스운행 사업은 20191월 선진상운 설립, 20199월 군내버스 설립으로 이어 진행된다.

강화군의 공영차고지 조성이 특정업체를 위해 진행된 것이 아닌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버스 서비스 품질이 좋아졌는가

많은 강화 사람들이 선진상운, 선진버스 등이 강화버스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 회사들은 김포시에 등록한 회사들로 현재 운행되는 강화노선이 선진상운은 12개 중 2, 선진버스는 25개 중 1개에 불과하다.

강화군은 공영차고지 조성 취지로 박차 공간 부족으로 강화군을 기종점으로 하는 버스 노선이 감축되고, 승하차 공간 불편 초래, 야간 운행 종료에 따른 이동 주차로 경제적시간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으며, 그 피해는 군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공영차고지 조성으로 인해 버스 노선이 증설되었는지, 군민들에게 제공하는 버스 서비스의 품질이 향상되었는지 의문이다.

코로나로 인해 오히려 노선이 2개 줄어들었고, 불친절에 대한 민원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던 직행노선, 즉 강화로 바로 들어오지 않고 김포 곳곳을 도는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강화군은 올해 이들 버스회사들에 비수익노선 손실보상금으로 45억 원, 농촌형 교통모델 지원사업으로 4억 원, 총 49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취재 후기 - 1년 이상 걸린 취재

작년 3월경 백여대의 버스가 주차되어 있는 것을 이상히 여기고, 이유가 궁금해 강화군에 질의하면서 취재가 시작됐다. 당시 준공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버스들이 불법 주차되어 있었다.

이후 궁금한 점들을 강화군에 질의했으나 명쾌하지 않았고, 개발행위 허가 관련 정보공개 청구가 비공개되어 행정심판까지 가서 3개월만에 자료를 받기도 했다. 

기자는 군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일한다. 공무원들은 궁금해하는 군민들을 위해 기자의 취재에 적극 협조하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취재에는 비협조적이다가 기사가 나간 후 작은 잘못을 찾아내 언론중재위에 중재를 신청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떳떳하다면 취재에 적극 협조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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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편지 2021-07-12 19:08:48
군수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일곱번째와 여덟번째를 읽어보면, 이 기사를 신뢰하게 돼요.

c u 2021-07-07 10:45:54
의료기관 주차장이 부족해서 요청 할때는 그리 힘들었는데...
버스차고지 요청할때는 쉽게 됐네....ㅉㅉㅉ
놀부 와 홍부....

강화 2021-07-05 15:18:37
강화군은 지역민이 건축 행위시
제방도로를 제한해서 불가처분을 했는데
돈많은 이들한테는 펑펑허가 했다면 원상회복 시켜야한다

과객 2021-07-02 07:13:48
버스들이 빽빽이 들어차있다 는
기사를 보다가, 드디어 알았습니다.
아.... 이거 빡빡이 이야기구나!
아는 사람은 다 알지요.
빡빡이 친구가 누구 누구인지?

강화사람무시하는괘씸한버스회사 2021-06-30 14:21:30
서울로 가는 유일한 직행버스가 김포대학과 마송시내로 구석구석 빙빙 돌아가 강화사람들의 고통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강화사람들을 이렇게 개무시하는 김포회사에게 뭐하러 저런 특혜를 준답니까. 환장할 노릇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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