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을 지키는 새 전문가. 김순래 선생
갯벌을 지키는 새 전문가. 김순래 선생
  • 박흥열
  • 승인 2021.04.02 10:3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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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에서 교사생활 하면서 갯벌의 가치를 깨달아
퇴직후 더욱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새 전문가
새들의 서식공간을 보전하는 것이 결국 인간에게 유리한 일

 

인천시 소식지 굿모닝인천 임학현 제공
인천시 소식지 굿모닝인천 임학현 제공

 

강화는 갯벌에 기대여 수천 년의 세월을 살아왔고, 지금도 어민을 비롯한 강화군민에게 유무형의 엄청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강화군민들은 갯벌이 너무 익숙하여 그 고마움을 잊고(?) 살지만 생각해보라. 갯벌이 없는 강화가 어떤 모습일지? 쉽게 상상되지 않는다.

 

강화에는 갯벌을 지키려 애쓰는 몇몇 사람들이 있는데 김순래 선생 역시 그 중 한 사람이다.

그는 2년 전 강화중학교에서 30년의 교사 생활을 끝냈다. 지금은 자유롭게, 그리고 더욱 왕성하게 갯벌과 새들을 지키는 활동에 열정을 쏟고 있다.

 

지구과학을 전공한 과학교사였는데 1996년에 강화의 각 고등학교에 환경동아리를 만든다면서, 강화고등학교에 있던 저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처음에는 학생 인솔만 하고 아무것도 몰랐죠.

그러다가 볼음도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검은머리물떼새를 보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망원경, 필드스코프, 쌍안경 등을 구입하여 본격적으로 새 탐조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이 때부터 그는 갯벌을 제대로 공부하는 한편, 습지를 보전하고, 강화의 두루미, 저어새의 서식공간을 지키는 일에 뛰어들게 된다.

 

두루미, 저어새같은 큰 새 뿐만 아니라 대개 새가 사는 곳이 사람사는 곳과 비슷하거든요. 결국 새가 사는 곳을 보전하는 일은 결국 사람이 사는 곳을 보전하는 일과 같습니다.

원래 두루미는 강원도 북쪽지역에서부터 연천, 파주, 강화까지 퍼져 있었습니다. 겨울 두루미는 대개 낱곡을 먹는데, 북한 지역에는 먹을 낱곡이 없다보니 철원이나 연천으로 내려왔어요. 그래서 지금 철원, 연천에 두루미가 많은 겁니다.“

 

강화에서 최초로 두루미가 발견된 곳은 초지리 들판 동주농장입니다. 히자만 지금은 경지 정리와 도로 개설로 낱곡을 먹을 수 없으니 특이하게 갯벌로 가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만약 새들이 갯벌조차 들어가지 못하게 된다면 그건 갯벌이 망가진 것으로 볼 수 있겠지요.“

 

강화의 군조(郡鳥)인 저어새를 통해서도 생태환경의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

6.25 전쟁 전에는 약 일만여 마리의 저어새가 우리나라를 찾았다고 한다. 그러나 저어새가 머무는 여름에 전쟁이 터지면서 이백여 마리로 급격히 줄어들었고, 70-80년대 산업화 시기에 농사기법의 발달, 농약 사용 등으로 저어새는 멸종 위기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다가 다시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인간이 특별히 보호하지 않아도 자연 상태에서 살아갈 수 있는 최소 개체수가 7천 마리 정도인데, 지금은 47백여 마리까지 늘어났다.

 

저어새 개체수가 이렇게 늘어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저어새를 보호하고 지키려는 이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새가 중요하고 안하고는 관점의 문제이지만 큰 새들은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서 생물다양성을 입증하고, 생태 환경의 건강성을 체크하는 깃대종의 가치가 있습니다.

또한 사람들은 대개 큰 새들을 보며 안정을 찾지 않습니까? 이런 심미적, 심리적 안정감 뿐만 아니라 문화 역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하죠. 두루미는 한, , 일 동북아 문화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매우 큽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두루미는 길조로, 무병장수의 상징으로 알지 않습니까.”

인천시 소식지 굿모닝인천 임학현 제공
인천시 소식지 굿모닝인천 임학현 제공

 

하지만 천연기념물 보호라든지 습지보호구역이라든가 하는 규제에 대해서 일반 주민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 물었다.

 

강화는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 없습니다. 다만 석모도부터 석도,비도까지 저어새 보호를 위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데, 법률적으로 보면 매우 강력한 규제임은 틀림없지요.

그러나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 관리계획을 수립해야 하나, 강화는 그런 계획이 없고, 또 천연기념물 보호지역 경계선으로부터 200m 이내에는 건물 신축을 제한한다고 하지만 주민 민원을 받아들여 지자체가 50m까지 줄일 수 있도록 했어요. 50m 규정도 경사면을 따라서 측정하는 거리 규정인지 직선 거리 규정인지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법적인 규제가 현장에서는 거의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순래 선생은 강화의 생태자원이 풍부하고, 이용 가능성이 높은데 비해 매우 소극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를테면 식품 위생, 오폐수 정화, 쓰레기 문제 등 생활 환경, 위생 분야에만 국한하고 있다는 것이다.

 

관광과가 천연기념물인 저어새를 다루고, 갯벌은 수산과가 다루는 식입니다. 환경과, 관광과, 수산과가 나뉘어 있으니 통합 정책, 전략을 세울 수 없습니다. 생태환경이라는 관점을 가진 정책부서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야 제대로 된 보전과 활용 방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농작물 피해에 대해서도 순천, 무안의 생태계서비스지원제도를 참고로 하면 좋겠다는 것이다. 예산의 일부를 활용하여 둠벙 설치, 논에 물대기, 낱곡 떨어뜨리기 등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덧붙여 동주농장 일원에서 매립이 많이 진행되고 있는데, 불량토사로 매립하는 경우가 많다며 안타까워했다.

 

개발만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지금은 생태환경을 잘 보전하는 일이 또다른 경제적 가치로 환원되는 시대이다. 또 개발 이익 못지않게 인간과 다른 생명체들이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되어야 한다. 강화의 생태자산은 곧 강화의 미래 세대들에게 남겨 줄 소중한 유산이기 때문이다.

 

김순래 선생은 현재 강화도시민연대 생태보전위원장을 맡고 있으면서 한국습지NGO네트워크 운영위원장,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경로(EAAFP) 워킹그룹 의장, 인천시 교육청 마을공동체추진단장 등 국내외 여러 생태환경단체에 몸담고 있다.

 

지치지 않는 그의 활동이 강화에서 결실을 맺을 날이 오기를 함께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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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제비 2021-04-10 08:18:21
박새를 강화에서는 종제비라고 한다. 제비를 닮았다.
새가 없는 하늘은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해마다 찾아오는 기러기들을 위해
추수 끝난 논을 바로 뒤엎지 말고 다음 봄 모내기 할 때까지 연기해주도록
농부님들에게 부탁드리고 싶다. 기러기똥이 거름으로도 좋다고 한다.

공감 2021-04-04 03:42:25
훌륭한 분들이 계셔서 고마워요
모두가 그 가치를 우선하는 날이 오기를 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