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는 작성鵲城돈대(까치아래돈대)B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는 작성鵲城돈대(까치아래돈대)B
  • 이광식 작가(내가면 거주)
  • 승인 2021.03.07 2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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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식의 강화돈대 순례, 아홉번째 이야기
- 강화군 양사면 북성리 633 소재

강화도 최북단 돈대 중 하나인 작성돈대는 숙종 5(1679) 최초의 48개 돈대가 축조된 후 거의 반세기 지난 영조 2(1726)에 새로이 추가된 것이다.

그만큼 젊은 돈대인 작성돈대는 현재 원형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돈대 중 하나로, 오른쪽으로는 예성강 입구가 바라보이며, 왼쪽으로는 구등곶돈·광암돈을 거쳐 멀리 교동까지 보인다.

서쪽에 있는 구등곶돈대와의 직선 거리는 고작 660m, 돈대 간 거리 중 가장 짧은 편에 속한다. 그만큼 요충지란 뜻이다.

작성돈대 조감도.(출처=육군박물관)

강화 북서쪽은 예성강과 한강이 만나 서해로 나가는 요충지로, 강화가 보장처(왕의 긴급 피난처) 역할을 한 조선시대나 남북간 대치 상황인 지금이나 국방상 중요성은 여전한 듯하다.

구등곶돈·광암돈·초루돈·인화돈과 함께 인화보 소속으로, 이들 돈대의 앞쪽으로는 개펄이 매우 잘 발달해 있어서 천혜의 요새로서 부족함이 없었다. 이 돈대 아래에는 조선 후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포대가 있다.

돈대의 형태는 사각형이며, 둘레는 101m이다. 기록에는 성곽 상단부에 전투시 은폐 사격할 수 있는 38개의 치첩(성가퀴)을 갖고 있다고 나와 있으나, 유감스럽게도 잔존하는 것은 하나도 없고, 성곽 일부에 흔적만을 남기고 있다.

돈문을 통해 본 내부 모습. 북쪽으로 향한 포좌 2개가 보이고, 그 가운데 떡깔나무 거목이 서 있다.

포좌 2개는 형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중 하나는 돌들이 아귀가 심하게 어그러져 가고 있다. 포안 아래 낯선 시멘트 벽돌도 눈에 띈다.

작성돈대가 위치한 지역은 군사시설 보호지역으로서, 돈대 토축 위에 오르면 해협 건너로 북한 땅이 빤히 보인다. 돈대 앞쪽으로는 삼엄한 철책이 해안선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현재도 해병들의 경계근무가 이루어지고 있다.

돈대 사각 모서리에서 바라본 내부 모습.

그래서인지 작성돈대의 석재들은 거의 유실된 부분이 없는 것 같고, 특히 돈문은 완벽한 원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외면의 석축도 온전한 등 돈대의 원형이 양호하게 보존되고 있다.

작성돈대의 면석들은 여느 돈대와는 달리 회색 화강암이 아니라 호박색을 띤 돌들인데, 생긴 모양들이 둥글둥글하다. 아마 돌을 다듬은 장인의 취향인 듯싶다. 이 역시 관람 포인트라 하겠다.

이 돈대를 쌓은 석수들은 면석을 모나게 깎지 않고 둥굴둥글하게 깎았다. 석재도 보통 회색 화강암이 아니라 호박빛이 도는 돌이다.

이 돈대는 별명도 여럿인데, 까치아래돈대 또는 가출돈대로도 불린다. ‘작성이라는 한자어에 까치 작()을 포함하고 있어 그럴 것이다.

돈대 안에는 떡갈나무 거목 한 그루가 터줏대감처럼 떡 버티고 서 있는데, 그 높은 가지에서 까치들이 자주 앉아서 우는 바람에 근무 장병들이 까치아래돈대라고 부르지 않았나 짐작해본다.

까치아래 초소에서 근무하고 있던 한 해병대 장병이 오래 전부터 그렇게 불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한국전쟁 이후 줄곧 친근한 그 이름으로 불린 듯하다.

거의 완벽하게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작성돈대의 문. 위를 덮은 천장돌 장대석을 곡선으로 깎아낸 당시 장인들의 정성이 느껴진다.

강화에는 섬을 둘러싼 12개 진·보 아래 54개 돈대가 조선 중기부터 설치됐다. 이 가운데 접경지역 내 15개 돈대가 현재까지도 해병대 해안방어 요충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군도 이제는 선조들이 남긴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이들 돈대들을 국민 품으로 돌려주더라도 거뜬히 경계임무를 해낼 수 있을 만큼 강군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문 안의 형태도 거의 온전하다. 위의 사각 홈은 빗장인 장군목을 박는 구멍, 아래
지도릿돌의 둥근 홈은 문설주를 고정시키는 곳이다.

현재 인천시는 강화 해안방어유적에 대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으며, 세계문화유산 등재 전 단계인 잠정목록등재 신청을 할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300년 넘게 군사시설 역할을 하고 있는 강화 해안방어유적이 세계문화유산 지정의 주요 요건 중 하나인 진정성’(authenticity)에 부합한다세계적으로도 유사한 사례가 드물기 때문에 지정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만약 강화돈대들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다면 강화 돈대 르네상스가 이루어질 것이며, 세계에서도 유일한 돈대 투어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무너진 성벽모퉁이. 군데군데 붕괴가 진행되고 있다. 시급히 보수하지 않으면 더 많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측면 외에도 작성돈대의 현황에서 볼 때, 복원에 나서기만 하면 훌륭한 우리 관방 문화유산 하나를 완벽하게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관계 당국의 진지한 검토를 요청하고 싶다. 현재 성벽 면석들의 아귀 어긋남이 진행되고 있어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안에서 본 돈문 모습. 무너지는 토축을 벽돌로 보강해놓았다.

 

남아 있는 여장의 흔적

 

'까치아래돈대'라는 친근한 이름으로 불리는 작성돈대. 돈문 옆에  서 있어야 할 안내판이 없다. 

한 가지 더-. 아무리 폐허가 된 돈대에도 안내판은 하나씩 서 있는데, 유독 이 돈대에는 아무런 팻말 하나 서 있지 않다.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이 돈대의 이름을 알 길이 없을 것이다. 우선 안내판이라도 하나 세워주기를 바란다. B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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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대 복원 등급]

A등급: 여장을 포함, 복원이 거의 온전하게 이루어진 돈대.
B등급: 복원이 이루어졌으나, 불완전 복원으로 여장 등은 복원되지 않은 돈대.
C
등급: 돈대 축대 중 기초 부분 정도만 남아 있는 돈대로, 복원작업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돈대.

D등급: 돈대의 기초부분만 약간과 돌 무더기만 있을 뿐, 주변 정리도 전혀 돼 있지 않은 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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