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의 문화예술인들- 정수모 작가
강화의 문화예술인들- 정수모 작가
  • 황대익
  • 승인 2021.03.02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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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는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활동하고 있고 문화 예술적 자양분이 어느 지역보다도 풍부한 곳이다. 강화군민으로서 자부심과 애정을 느낄만하다.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강화는 풍부한 역사문화 자산 말고도 사람 자산이 많은 곳이다. 앞으로 강화에서 활동하고 있거나 강화출신으로 외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 필자소개: 황대익은 1964년 생으로 강화읍에서 태어나 현재도 살고 있는 토박이다.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고, 5년간 강화미술관에서 전시기획자로 근무했다. )

덕포리에는 정수모 작가가 있다.

온수리에서 화도를 향해 가다 덕포리에서 오른쪽 마을로 들어가는 길이 있다. 꼬불꼬불 길을 따라 한참 들어가면 2층으로 된 아담한 판넬공법으로 지은 2층짜리 건물이 보인다.

조각가 정수모의 작업실 겸 사는 곳이다. 1층과 2층으로 나눠진 작업실엔 그의 작품들이 가득 진열돼 있다.

정수모 작가

그는 1953년 서울 한복판인 종로2가에서 태어났고 경희대학교와 홍익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강화와 첫 인연을 맺은 것은 1975년 심도중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것이 시작이라 한다.

이후 인천 선인고등학교에서 11년간 근무하면서 1988년 계간미술에서 미술평론가들이 선정한 한국현대미술의 신세대 16인에 선정될 정도로 탁월한 역량을 드러냈다.

교편생활을 접고 순수작가의 길을 가기 위해 프랑스 최고의 명문미술대학인 베르사이유 에꼴 데 보자르에 유학하여 1996년 졸업한다. 원래의 그는 회화를 전공했다.

현대미술은 작품형태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작가의 선택을 중심으로 진행해 왔다. 그 역시 흙, 갈대, 삼베라는 자연스럽고 익숙한 재료들을 이용해 유아적이고 원초적인 의미를 주는 작품을 해왔다. 그래서 파리에 유학할 때는 복합매체를 이용한 조각을 전공했다고 한다.

그는 75년도 강화에 교사로 처음 부임하는 순간을 회고한다. 서울토박이 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고향에 돌아온 것 같은 감흥을 느꼈단다그래서 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한 후에도 강화에서 작업할 방법을 모색했다.

마침 귀국 다음 해에 사단법인 한국미협에서 불은면 넙성리의 폐교된 신성초등학교에 레지던스 사업에 참여할 작가들을 모집했다. 레지던스란 역량있는 작가들을 선정해 그곳에서 작품활동을 할 기회를 주고 오픈스튜디오 형식으로 작품발표를 하는 제도다.

여기에 응모해 결국 강화로 돌아왔다. 그때가 1998년이다. 이후 신성초등학교의 관리주체가 교육청으로 바뀌면서 레지던스 사업이 종료되자 강화에 완전히 정착하고 싶었던 그는 화도면 덕포리에 땅을 사 가족과 함께 살 집과 작업실을 짓고 지금까지 꾸준히 국내외에 작품발표를 하고 있다.

작품들의 주요특징은 비정형성을 띄고 있다. 흔히 말하는 추상조각이다.

일반인들은 미술에서 추상이라면 난해하다 생각한다. 원래 추상이란 말 뜻은 뽑는다는 뜻의 추()에 형태의 특징을 뜻하는 상()자를 합친 말이다. 우리가 사물을 바라볼 때 형태의 특징을 머리에 담아 두었다 재현하는 능력의 바탕이다. 인간이 동물과 차원이 다른 사고능력의 발달을 따져보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인류최초의 문자라는 수메르 문자는 기원전 3천년 전 시작됐다, 하지만 가장 오래된 그림으로 인정받는 동굴벽화는 5만년 전까지 거슬러간다. 그만큼 우리에게 추상적 상상이란 근원적이고 원초적 문명시작의 상징이다.

정수모 작가는 흙을 이용한 집이나 담 같은 형태를 시작으로 점차 자기 심상에 집중해 형태가 모호해지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단순한 형태의 재현이 아니다. 자기 경험으로 기억된 정서에 집중하는 동시에 무아의 경지에 몰입해 '작품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상태'에 맡겨두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흙으로 형태를 만들 때부터 특정 이미지를 재현하는 것이 아닌 심상을 더듬 듯 만들어가는 셈이다.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주임교수를 역임했으며 여러 곳에 강의를 나가는 동시에 현재도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현대미술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돕는 일환으로 유튜브에 '정수모의 서양미술기행'이라는 동영상도 꾸준히 올리고 있다. 관심있는 일반인들에게 수준높은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좋은 기회다.

강화사람이란 무엇일까? 사람이 흙에서 태어나지 않은 이상 어딘가로부터 오게 되고 자리를 잡고 살면 거기 사람이 되는 것이다. 71년부터 강화와 인연을 맺고 강화에 살고 있으며 계속 살아갈 정수모 작가는 강화사람이다.

그의 근래 작업형태는 크게 두가지로 나눠지는데, 하나는 점토로 옹기로 만들듯 하나하나 쌓아올리거나 붙힌다. 그리고 재래식 가마를 이용해 오랫동안 고온에서 굽는데 가마천장에 있던 오래된 유약들이 흘려 떨어지며 표면에 자연스레 점착돼 굳어 윤기가 나도록 한다. 이렇게 하면 작품은 청동보다 더욱 단단하게 여며진다.

제목: 대지의 소리, 옹기 소성

또 하나는 평면회화이다. 역시 사물을 직접 보고 그리는 것이 아닌 심상의 의미지를 역시 무의식적 정서와 얽혀 자연스레 형태가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다.

제목: 낮선 풍경, 아크릴물감+먹, 2021, 코로나-19로 인한 불안하고 우울한 상황의 낮선 모습을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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