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군 철책과 검문소, 달라져야 한다.
강화군 철책과 검문소, 달라져야 한다.
  • 박흥열
  • 승인 2021.02.25 18:0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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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화군 민통선 법적 근거 미약
- 검문소 기능 실효성 떨어진다, 주민 비판
- 철책 일부 철거 후 평화공간으로 활용 필요
- 검문소 철책 변화로 평화이니셔티브 선점해야
고려천도공원 앞 철책. 건너편은 북한 개풍군
양사면 철책. 건너편은 북한 개풍군

강화 북서쪽 해안과 교동의 이중 삼중의 철책, 2-3Km 간격으로 보이는 경계 초소와 검문소(민통선 통제초소)는 강화가 남북 분단의 현장임을 실감하게 만든다.

2000년 이전만 하더라도 남북 대치 상황에서 철책과 검문소는 당연한 것으로 여겼지만, 지금은 다르다. 도로가 곳곳으로 연결되었고, 민통선 내 주거와 인구 구성도 변했으며, 수많은 관광객들이 민통선을 넘나들며 강화 곳곳을 방문하고 있다.

강화군의 민통선(민간인통제선)과 검문소

검문소 표지판
검문소 표지판

민간인 통제라 함은 민간인 출입과 경제 활동 및 재산소유권 행사의 통제를 의미한다. 검문소는 민간인 출입 통제와 경계를 맡은 통제초소를 일컫는다. 강화에는 현재 연미정, 철산리, 당산리, 교산리, 신봉리, 교동대교 입구 등 총 6개의 검문소가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검문소 설치 근거인 강화군의 민통선이 다른 접경지역과 달리 법적 근거가 매우 취약한 채로 60여년을 운영해 오고 있다는 점이다.

군사시설보호법에 의하면 민간인통제선(민통선)은 군사분계선 인접지역에 설정해야 하고, 군사분계선 이남 10Km 범위 이내라고 명시하고 있다. 즉 군사분계선이 있어야 민통선을 설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강화군 해안과 강안에는 군사분계선(MDL)이 없다. 군사분계선은 강원도 고성에서 임진강 끄트머리인 파주군 탄현면까지, 육지에만 설정되어 있다.

반면 파주시 탄현면에서 강화군 말도까지 67Km는 한강하구중립수역에 해당한다. 이 구간은 군사분계선이 없으며, 쌍방 육지로부터 100미터 이내는 민간선박의 자유 항행이 보장되는 남북 공동관리, 공동통제 구역에 해당된다.

실선 북방한계선(NLL),하늘색 한강하구 중립수역, 초록색 군사분계선(MDL)
실선 북방한계선(NLL),하늘색 한강하구 중립수역, 초록색 군사분계선(MDL)

이런데도 한강하구 중립수역에 군사분계선이 있다고 착각하는 까닭은 아마 아래 지도에 표시된 점선 때문일 것으로 여겨진다.

정전협정 첨부지도
정전협정 첨부지도

위 지도의 가A~B선은 황해도와 경기도의 도경계선이지 군사분계선이 아니다. 이는 정전협정에도 분명히 명시되어 있는 사항이다.

이처럼 강화군 해안과 강안은 군사분계선이 존재하지 않는 한강하구중립수역이기에 현행 법률에 따르면 강화군에 민통선을 설치할 법적 근거가 없고, 검문소 역시 마찬가지이다.

한강하구 중립수역의 민간인통제선은 육상의 군사분계선으로부터 연장하여 설정했다고 하지만, 군사적 이유를 앞세운 억지 설명에 불과하다.

민통선, 민북마을

강화군은 송해면 당산리에서 양사면 인화리까지 그리고 교동면 전체가 민간인통제선 이북지역으로 분류된다. 통상 민통선 이북지역 마을을 민북마을이라 부른다.

1954년 민통선 설치 때 민북마을은 전체 123개 마을이었는데 강화군에는 4개 읍면에 35개 마을이 해당됐다. 지금은 전체 숫자가 54개로 대폭 줄었음에도 강화에는 여전히 25개 마을이 존재한다.  송해면 당산리, 양사면 철산리, 교산리, 북성리, 인화리, 교동면 전체가 이에 해당된다.

강화군 이외 다른 지역은 민통선의 북상 조정과 민북마을의 해제가 상당수 진행되었다. 하지만 강화군의 민북마을 숫자는 여전히 많다. 전체 민북마을의 40% 이상이 강화군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안보와 군사작전을 우선하는 분단 현실에서 강화군이 어느 지역보다 심각한 통제를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군사분계선이 없고 성격상 평화지대인 한강하구 중립수역을 끼고 있는 강화군이, 오히려 다른 지역보다 더욱 심각한 규제와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음은 모순이다.

60여년 넘게 통제를 일상적으로 받아온 탓에 무감각할 수 있으나 강화군의 균형발전을 위해서 이제는 검토해야할 때라고 여겨진다.

월곶리 주민은 안보 때문에 지역발전이 제한된다는 것은 옛날에는 통했을지 몰라도, 이제는 달라져야 해요. 강화에 검문소가 왜 필요한지 지나갈 때마다 의문이 듭니다. 아들, 손자뻘인 군인들하고 입씨름하기도 그렇고.”라고 푸념한다.

강화군의 철책

철책너머  갯벌에 박힌 용치가 보인다.
철책너머 갯벌에 박힌 용치가 보인다.

현재 강화군내 철책은 약 54Km 정도이다.

더리미 포구에서 시작해서 강화해협(염하)을 따라 송해면 당산리, 양사면 인화리를 거쳐 하점면 창후리 포구까지 약 29Km에 걸쳐 철책이 설치되어 있다.

또한, 교동도는 교동대교 하단 상룡리에서 동산리까지 약 25.5Km 구간에 철책이 설치되어 있다. 교동도는 해안선 길이가 37.5Km인데 섬의 남쪽인 월선포, 남산포, 죽산포 등을 제외한 전 해안가에 철책이 설치된 셈이다.

철책은 이중 설치가 기본으로, 일부 지역은 삼중으로 설치되어 있으며, 원형철조망으로 바깥을 보강하기도 한다.

강화군 철책 현황도
강화군 철책 현황도

우리나라에서 철책이 설치된 것은 1960년대 중반 베트남 파병 이후이다.

베트남 파병으로 인한 전방 경계 병력의 손실을 보충할 목적으로 주한미군의 원조를 받아 1967년 제21사단 지역(서부전선)부터 철책을 설치하기 시작해 1970년까지 남방한계선을 따라 육지의 철책 첫째 줄을 완공했다. 

한강하구 중립수역은 1970년부터 고양, 김포시의 강안을 따라 23Km에 걸쳐 설치되었다. 

강화군은 1974년부터 철책을 설치했다.

197310월과11월에 걸쳐 북한 선박이 NLL을 수십 차례 침범하고 남북한 충돌이 잦아지자, 박정희 대통령은 1974년 서해5도와 강화도 기타 섬을 요새화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요새와 진지, 철책 등을 비롯한 군사시설물을 대대적으로 정비한다.

강화의 철책은 해병 2사단 예하부대가 주도했는데 송해면 당산리에 관리 막사를 지어놓고 철책 설치에 투입할 군인 병력을 상주시키기도 했다. 

철책 설치 계획과 관리는 군부대가 담당하고, 현장 작업은 지역주민들을 고용하여 도급 방식으로 진행했다. 당시 주민들은 꽤 일거리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철책 설치는 먼저 강안의 갯벌을 따라 원형철조망을 가설한 다음, 상륙저지용 군사시설물인 통나무 용치를 5-6미터 간격으로 갯벌에 박는다. 통나무 용치는 2000년대 이후 콘크리이트 용치로 바뀌었다. 1978년에 강화 전역에 걸쳐 철책의 첫째 줄이 완성되었다. 

둘째 줄 철책은 1983년 완공되었으며, 일부 구간의 셋째 줄 철책은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설치되고 있다. 송해면 당산리에서 양사면 철산리 구간의 셋째줄 철책은 2019년 대산리 해안도로 개설 때 설치한 것이다교동도의 철책 역시 지금의 모습처럼 완공된 것은 1997년이다.

철책이 설치되자 해당지역 주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

양사면 철산리의 경우 철책이 설치되면서 산이포구의 200여 가구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떠났느데 일부 주민들은 이전하여 철곶마을을 조성하기도 했다. 

철책이 설치된 산이포구 안쪽 땅은 무용지물의 땅이 되어버렸다. 그후 주민들은 국방부에 철책 주변 땅 매입 또는 적정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송해, 양사면 주민들은 이전에는 강둑에 나가 놀거나 조개 채취와 같은 어로활동을 했으나, 철책이 설치된 이후부터 접근이 불가능해졌다. 교동 역시 마찬가지로 철책으로 모든 갯벌에 접근이 불가능해졌고, 어민 숫자도 급격히 감소했다. 섬이면서 섬의 기능을 상실한 것이다.

철책이 설치되면서 얼마나 불편해졌는지 몰라요. 자유롭게 다니던 곳이었는데, 자유가 통제된 것이지요.” 교동 주민의 말이다.

철책을 둘러싼 변화

2000년대 들어 남북관계가 조금씩 개선되고, 또 관측장비의 발달로 인해 철책 역시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우선 동해안의 해안철책이 제거되고, CCTV 등 스마트 관측장비로 대체되었다.

또한 한강하구 지역인 고양과 김포가 급격히 도시화되면서 철책이 도시 경관을 훼손한다는 민원이 이어지자, 군은 단계적으로 철책 철거를 허용했다. 고양, 김포시는 군과 2009년 한강하구 철책 철거에 합의하고 2012년 김포대교 아래쪽 지역에서 첫 제거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그 후 관측장비의 성능이 국방부 요구에 못미친다는 이유로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으나 작년부터 다시 철책 제거 사업에 돌입했다.

김포시는 한강구간(고촌읍 전류리-일산대교-김포대교 사이 16.5Km)과 염하구간(초지대교에서 안암도유수지5.8Km) 철거를 계획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초지대교에서 강화대교 14.5Km 철거를 요청하기도 했다. 국방부 역시 2018국방개혁2.0’일환으로 <해안강안 경계철책 철거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강하구 중립수역에 접한 지자체들은 평화이니셔티브를 선점하기 위해 철책 제거 및 활용에 대한 정책들을 선제적으로 수립하고, 국방부 등과 긴밀히 협의 중이다.

강화에서 철책관련 민원은 교동에서 많이 제기되고 있다.

교동 주민들은 매 선거시기마다 철책 통문 개방을 요구해왔다. 2018년 지방선거 이후 군은 남북 화해무드에 발맞추어 주민이 요구할 경우 통문을 상시 개방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통문 출입을 요청하고 허락을 받아야 하는 절차는 변함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

본지를 만난 한 교동주민은 통문 개방만으로 교동주민이 그동안 겪었던 답답함을 해소하기는 어렵다. 차라리 철책의 일부 구간을 제거하여, 데크나 전망대를 설치하고, 직접 갯벌에 나가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면 관광 상품도 되고, 주민들도 좋아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와 같은 발상은 양사면 철산리에 계획된 산이포구 안보관광코스에도 반영되어 있다. 하지만 국비 사업인 산이포구 안보관광코스 사업은 2022년까지 98억원이 투입되어 개발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어찌된 연유인지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양사면 주민은 재작년 해안도로 만들 때 삼중 철책을 함께 설치하는 것을 보고 주민들이 항의했지만 소용없었다. 인도가 들어서야 할 곳에 삼중철책이 설치되고, 작전도로를 만들었는데, 보기에도 답답하고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지도 않더라”라고 말했다.

철책, 검문소에 대한 사회적 검토와 제안

민통선, 검문소, 철책은 안보를 강조하는 전형적인 냉전 경관이다. 적의 침투를 막는 군사적 기능은 주민들의 삶을 안보가치에 종속시켜 불편함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한다.

하지만 남북한 분단과 대립이 해소되고 화해와 협력으로 가는 것이 시대적 요구라고 볼 때 민통선, 검문소, 철책의 군사적, 안보적 기능을 넘어서 역설적으로 평화를 성찰하는 평화 경관으로의 반전이 가능하다.

앞으로 강화군민의 불편사항을 해소하고, 나아가 강화군 균형 발전을 위해 검문소와 철책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심도있는 사회적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우선 실효성이 떨어지고 주민 불편을 가중시키는 일부 검문소의 폐지 또는 이전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교동도의 철책 일부를 철거하여 평화공간으로 활용하려는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덧붙여 더리미포구에서 강화대교에 이르는 1Km 가량의 철책은 이미 효용성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강화군에서 고양, 김포시의 사례처럼 철책 철거를 요청해보면 어떨까 싶다.

최근 강화군이 진행하는 평화의 철책길 사업 역시 냉전 경관을 활용한 평화적 상상력을 이끌어내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데, 평화의 철책길 사업과 연계하여 철책을 활용한 평화공간을 조성한다면 강화의 평화관광 거점으로 매우 의미있는 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철책, 검문소는 고정불변의 시설물이 아니다. 시대적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노력이 모여 대치와 통제의 공간이 아니라 교류와 접촉의 공간으로 바꾸어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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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2021-03-06 11:12:07
철책이 단순히 모양과 경관만 생각해선 안된다 예전에 강화와 개성간 거래시 뱃길이 쉽게 운행되었고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수영으로도 왕래가 가능하다 특히 여름철에 폭탄이 내려오는데 경관과 조금의 불편이 생명을 위협한다 전 강화 토박이고 여기서 살고 있다 외지인들이 들어와서 본인의 이익만 생각하는 면이 너무 강하다 철책이 없으면 당장 낚시꾼들부터 들끌을것이고 여기에 지뢰가 폭팔한다면 누가 책임질것인가? 기자님이 책임지나요?

민통선 2021-02-26 10:35:44
아주 시의 적절한 기사입니다.
누구도 제기하지 않았던 불편, 강화뉴스에서 출발했네요.^^
한때 강화대교에 '도보 통행 불가'라는 웃지 못할 경고판이 붙어 있었어요.
이게 나라입니까? 국민을 뭘로 보는 거지,,,,

김상용 2021-02-26 08:23:32
감사합니다.!
기사의 내용이 정말 준비 많이 한 노력과 열정이 보입니다. 시대의 변환에 맞게 강화군 철책 철거와 건문소 페쇠 등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교육과 교류 그리고 소통의 공간으로 변화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