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NLL) 평화의 철책길'이 명품이 되려면... NLL은 빼야 한다
'늘(NLL) 평화의 철책길'이 명품이 되려면... NLL은 빼야 한다
  • 박흥열
  • 승인 2021.02.16 17: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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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강화군은 (NLL) 평화의 철책길 조성사업용역 중간보고회를 개최하였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NLL, 분단을 넘어 평화와 통일로라는 주제로 강화전쟁박물관에서 연미정을 거쳐 평화전망대까지 전체 16Km의 도보코스를 개발하여, 볼거리가 있는 역사, 문화, 안보 체험공간을 만든다는 취지다.

통제와 대립, 갈등의 상징인 철책을 활용하여 평화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도보 코스를 만든다는 역발상이 반갑다. 행정이 나서서 추진하는 만큼 군부대와 협의하여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도보코스로 꾸며갈 것을 기대해본다.

그런데 사업 내용과 별개로 (NLL) 평화의 철책길이라는 명칭을 재검토해주기를 바란다. NLL은 사실 강화군이 접한 바다, 강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명칭이기 때문이다.

NLL은 영어 Northern Limit Line의 앞글자를 딴 것으로 북방한계선을 말한다. 예전에 연평해전, 연평도 포격사건 등 서해5도에서 남북이 대치국면을 겪을 때마다 NLL이 등장하고, 또 지난 대선에서도 NLL이 정쟁의 소재로 등장하여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NLL의 성격과 별도로 NLL 논란은 항상 서해5도의 바다와 관련된 것이었지 강화군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기껏해야 함박도논란 때 강화군이 잠시 등장했을 뿐이다.

현재 남북한을 가르는 경계는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DMZ(비무장지대)이다.

1953727일 정전협정에 의해 군사분계선이 획정되는데, 이때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경기도 파주군 탄현면 만우리부터 동쪽 강원도 고성까지 1292개의 말뚝으로 군사분계선을 표시하고 남북으로 각각 2Km씩 간격을 둔 DMZ(비무장지대)를 설치한 것이 대표적인 경계이다.

둘째, 한강하구 중립수역이다.

정전협정 15항은 경기도 파주군 탄현면 만우리부터 서쪽 강화군 말도까지 67Km한강하구 중립수역이라고 지정하고, 이 구간은 쌍방 육지로부터 100미터 이내에는 민간선박의 자유로운 항행을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민간선박의 출입은 엄격히 통제되어 지금은 아무도 다닐 수 없는 곳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정전협정 어디에도 한강하구 중립수역 안에 NLL을 둔다는 조항은 없다.

셋째, NLL이 있다.

이는 정전협정 당시 북한과 유엔사가 해상군사분계선을 획정하지 못하였기에 클라크유엔사령관이 1953830, 유엔사 해군 및 항공 초계활동의 북방한계를 한정짓고자 일방적으로 NLL을 설정한 것이다.

해상의 군사분계선은 합의된 바 없었기에 NLL은 항상 남북간에 논란이 되지만, NLL은 대체로 한강하구 중립수역이 끝나는 말도부터 서해바다로 이어진다고 본다.

그런데도 한강하구 중립수역에도 NLL이 있다고 착각하는 까닭은 1953830, 미군 작전지도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탓이 아닐까 싶다.

이와 같은 배경을 감안한다면, 평화의 철책길 조성 사업에 굳이 NLL을 붙여서 부를 이유가 없다.

나아가 평화의 철책길을 보다 명품으로 만들려면, 강화군과 상관없고, 논란과 갈등, 분쟁과 대립 이미지가 강한 NLL 보다는 남북 화해와 협력 가능성이 크고, 강화군의 이니셔티브를 온전히 발휘할 수 있는 한강하구 중립수역이라는 남북공존의 평화적 이미지를 차용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해 보인다. 용역 중간보고 단계라 하니 수정할 시간적 여유도 충분하다.

그리고 사족을 덧붙이자면, 철책을 활용한 도보코스인 만큼 강화군에 철책이 설치된 역사와 과정, 그리고 그 과정에 있었던 많은 이야기들을 폭넓게 파악하여 콘텐츠로 만들기를 바란다.

예컨대 베트남 파병으로 인한 전력 손실을 메꾸고자 1960년대 중반부터 철책이 설치되고, 강화는 1972년 강화대교가 만들어진 뒤 본격적으로 철책이 설치되었다.

또 청룡부대가 베트남에서 귀환하여 해병2사단으로 재편되어 철책 설치를 담당했다거나, 철책이 설치되기 전 옛날 강뚝에 올라 놀았던 기억들, 강변에서 조개 캐고 숭어 잡던 추억, 소개된 마을 이야기, 지금은 이용불가이지만 연미정의 월곶포구, 철산리, 산이포구의 복원 등 철책과 연관된 아픔과 상처도 역설적으로 평화를 드러내는 훌륭한 콘텐츠가 될 것이다.

조강(祖江)으로 불리웠던 한강하구 중립수역의 이해가 곧 평화의 철책길이 명품으로 거듭날 수 있는 지를 결정하는 바로미터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이왕 만드는 평화의 철책길, 명품으로 탄생하여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길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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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용 2021-02-17 09:02:01
동감 합니다.
강화군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노력 감사 하며, 좀더 많은 공감과 의견 수렴 후 평화,통일을 위한 멋진 콘텐츠를 기대 합니다. 철책없는 강화, 배가 다니는 한강하구의 평화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