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도 모르는 합의서, 한전 지원금 사용...총체적 난국
주민들도 모르는 합의서, 한전 지원금 사용...총체적 난국
  • 박제훈 기자
  • 승인 2021.02.09 1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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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전 지원금, 전직 개발위원장 소유 농가주택 매입에 쓰여
- 마을 땅 주민 동의도 없이 매각, 마을 소유 주택 무상 임대
- 주민들도 모르는 합의서, 서명 조작 의혹 등

한전이 154kv 송전탑과 변전소 건설공사 과정에서 내가면 고천5리 마을에 지급한 특별지원사업비와 합의서가 문제가 되고 있다.  

특별지원사업비 문제

한전이 마을에 지급하기로 약정한 돈은 4억 8천만원이다. 특별지원사업비라 표현했지만 보상금 성격의 돈이다.

이중 2억 8천만원은 집행이 됐고, 2억원은 아직 집행되지 않았다.   

집행된 2억 8천만 원은 2017년, 당시 개발위원장 겸 노인회장직에 있던 K씨 소유의 농가주택을 매입하는데 쓰였고, 나머지 돈은 최근 현 개발위원장 부인 명의 땅을 구입하려다 무산됐다.

마을 주민 A씨는 소수 몇 명이 마을 일을 다 결정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내용도 모른 체 결정이 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 마을이장 H씨는 K씨 소유 농가주택 매입은 마을회관 부지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고, 현 개발위원장 부인 명의 땅 구입은 2~3년 후에 다시 현 개발위원장에게 팔아서 마을 자금을 만들려고 한 것인데, 땅에 농협 담보가 잡혀 있어 무산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마을 주민들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특별지원사업비가 전직 개발위원장 토지를 사고 현직 개발위원장 토지를 사려는데 사용된 것이다. 

특히 전 개발위원장 K씨 농가주택 매입과 관련해 이해가 안 되는 점들이 많다.

현재 고천5리에는 마을회관이 있다. 그럼에도 새로운 마을회관을 짓기 위한 용도로 K씨 농가주택을 매입한 것이다. 

현 마을회관 모습

게다가 매입한 땅 중 약 30여 평을 201810월 K씨가 마을로부터 되샀다. 등기상 마을 부지는 명의가 고천5리마을회로 되어 있고 대표는 이장으로 되어있다.

팔았던 땅을 다시 구입한 이유는 K씨의 신규주택과 관련이 있다. K씨는 신규 주택을 짓기 위해 도로 부지가 필요했고, 이를 위해 마을 소유로 넘어간 땅을 다시 구입한 것이다.

위) 2018년 7월 사진, 아래) 2020년3월 사진. 도로 오른편 집이 전 개발위원장 K씨 소유에서 마을로 소유권이 넘어간 농가주택. 도로 윗쪽에 K씨의 신규주택이 보인다. 

또한, K씨는 20175월 마을에 농가주택을 매각했음에도 20197월 정도까지 기존 집에서 2년 넘게 무상으로 계속 살기도 했다. K씨의 신규주택은 20197월 등기가 이뤄졌다.

임대료도 안 받고 계속 거주시킨 이유에 대해 이장 B씨는 한 동네 사람이어서 편의를 봐준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문제는 마을 부지의 일부가 매각되고, 마을소유 주택을 무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마을주민들이 몰랐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이장 B씨는 그런 사람들이 마을 총회에는 나오지 않으면서 나중에 왜 그렇게 결정했냐며 떠들어 댄다. 그런 사람들이 태반이다. 마을 일을 하다보면 백프로 동의를 받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해당 농가주택은 현재 마을 비용으로 철거 후 강화군에서 마을회관을 짓기 위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마을로 소유권이 넘어온 농가주택은 마을비용으로 철거된 후 현재 강화군에 의해 마을회관을 짓기 위한 기초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합의서 문제

한전이 마을과 맺은 합의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하나는 불공정 계약이라는 것과 다른 하나는 주민 서명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마을 주민 A씨는 합의서 내용 중 향후 동일 송전탑 또는 변전소에 설비를 추가하는 경우에 추가 민원을 제기하지 않는다거나, 합의내용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을 경우 기 지급된 특별지원사업비를 회수할 수 있다 등 주민들에게 불리한 독소조항이 삽입되어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한, 합의서 내용 중 상호 합의가 있어야 합의서를 외부에 공개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는데, “주민들 대다수는 합의서 내용 자체를 모르고 있다며 "주민들 모르게 한전과 일부 주민이 결탁된 것이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주민 서명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합의서에 붙임으로 되어 있는 세대주 연명부에는 동일 주소의 서명자가 다수 발견되고 있다.

한전과의 합의서에 첨부되어 있는 주민 연명서 중 일부

세대별이면 한 가구당 1명이 서명해야 하는데 여러 명이 서명되어 있는 것이다. 게다가 서명자의 주소도 제대로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

또한, 서명자들 중 구체적 내용을 모른 채 서명하라고 해서 서명해줬다는 사람들도 있고, 아예 서명한 적이 없다는 사람도 있다.

마을 주민 C씨는 나는 한전과 관련해서 서명을 한 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C씨의 실제 서명를 연명부의 서명과 비교해 봤는데 필체도 다르고 서명도 다름을 확인했다. 

한전에 주민서명의 문제점에 대해 질의했는데, 담당자는 주민대표들이 서명받았다고 해서 인정해 준 것이다. 한전에서 진위여부를 확인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서명부에 대한 검증이 부족했음을 내비쳤다. 

한전에 주민 공청회 자료, 사업과 관련된 주민의견 수렴 자료, 협약서 내용 등을 정보공개 청구했으나, 개인정보 보호 및 국가기간시설 지도가 포함되어 있다는 석연치 않은 이유를 들어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고천5리 마을 모습. 뒷편으로 송전탑들이 보인다. 

2015년부터 시작된 154KV 송전선로와 변전소 건설공사는 현재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하지만 그동안 공사 내용을 몰랐던 주민들은 뒤늦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 D씨는 "주민들의 건강과 재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임에도 전혀 몰랐다"며 "앞으로 불평등한 합의서를 수정하고, 지원금이 마을주민 전체를 위해 쓰일 수 있도록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나갈 예정"임을 밝혔다. 

주민들은 전자파로 인한 건강상의 위해 가능성, 이들 시설로 인한 재산가치의 하락 등을 걱정하고 있다. 지원금과 관련해서는 향후 주민 갈등이 첨예화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는 신임 이장 선출과 관련해 입후보자를 강제 사퇴시켰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마을주민들 간 소통과 민주적인 의견수렴 과정이 미흡해 보인다. 한전 또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손쉽게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쉬쉬하면서 주민 소수하고만 의사소통을 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농촌마을의 비민주적 의사소통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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