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의 유적, 강화 돈대(2)
세계 유일의 유적, 강화 돈대(2)
  • 이광식 작가
  • 승인 2020.11.05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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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돈대 르네상스를 꿈꾸며

강화 돈대의 현재 모습

54개소 강화 돈대는 대략 4개 집단으로 분류할 수 있다. 염하수로, 석모수로, 남쪽 해안, 북쪽 해안의 돈대 집단으로 나뉘어지는데, 축조된 지 340년이 지난 만큼 거의가 허물어지고 멸실되었지만 지난 90년대에 일부 복원작업이 이루어져 상당수는 옛 모습을 되찾았다.

그러나 완전히 원형이 복원된 것은 손가락에 꼽을 만큼밖에 안되고, 대개는 불완전 복원이 이루어졌을 뿐이다. 돈대 구조는 입구인 석문과, 사방을 에워싼 성곽과 네 개의 포안, 단과 그 위에 설치된 여장으로 이루어지는데, 특히 여장을 복원하지 못한 채 방치된 돈대들이 상당수에 이른다. 오히려 여장 있는 돈대가 드물 정도다.

이러한 돈대들이 지니는 공통된 특징은 하나같이 빼어난 조망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워낙 적정을 잘 살피고 일차 방어전을 펴는 시설인 만큼 관측하기 좋은 높직한 곳에 돈대가 자리잡게 마련이다. 따라서 돈대가 있는 곳은 그 지역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곳인 명당일 수밖에 없다.

지난 76,800년 만에 지구를 방문한 네오와이즈 혜성 도래 때 특히 계룡돈대에 수도권의 별지기들이 관측과 촬영을 위해 대거 모여들어 주차공간이 부족할 지경이었다. 돈대 주변의 시야가 툭 틔어 있어 천체관측하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지난 7월 17일 저녁 9시경 강화도 계룡돈대에서 찍은 네오와이즈 혜성. (사진/김현우).

이러한 까닭으로 지금 많은 돈대들의 주변에 군사시설들이 들어서 있다. 특히 북쪽 해안의 광암, 구등곶, 작성, 불장, 의두, 철북, 석우, 숙룡, 휴암 돈대들은 군사시설로 개축되거나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철책이 쳐진 민간인 통제지역의 이들 17개 돈대들은 접근하기조차 쉽지 않다.

340년 전에 축조된 해안 군사실설인 돈대가 지금까지 그 효용성을 인정받아 군 시설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은 강화 돈대가 역사적인 유물의 차원을 넘어 '살아 있는 유산(Living Heritage)'임을 확연히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강화 돈대 중에는 문화재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몇몇 돈대를 제외하고는 거의가 방치되어 있어 점차 그 원형을 잃어가고 있다. 돈대 중에는 훼손 정도가 심해 길상면의 택지돈대처럼 빈터에 돌조각들만 나뒹굴거나, 양암돈대처럼 돌무더기만 쌓여 있는 곳도 있으며, 남쪽 해안의 장자평돈대는 완전히 해체되었고, 섬암, 동검북, 갈곶, 송곶돈대, 서쪽 해안의 송강, 석각, 인화돈대 등은 그 터만 남아 있거나 석축들이 지속적으로 붕괴되고 있다.

340년 전 국토를 지키기 위해 온 민족이 거국적으로 세워놓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지금처럼 이대로 방치해둔다면 세월이 지날수록 복원작업이 어려워질 것 같아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한다.

아름다운 반달형의 분오리돈대. 지형에 맞게 축조한 결과 나온 형태다. 여장은 복원되지 않았다. 돈대 형태는 대략 원형, 직방형, 반원형 등으로 되어 있다.(사진=이광식)
돌무더기 한 줄만 남은 선두리 양암돈대. 그 많던 돌들은 다 어디로 간 걸까?(사진=이광식)
돌 파편들만 뒹굴고 있는 선두리 택지돈대. 원형을 찾을 길 없다.(사진=이광식)

'강화 돈대 르네상스'를 꿈꾸며..

세계에도 유례가 없는 강화 돈대는 우리의 역사가 숨쉬고 호국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자랑스러운 유적이자 강화의 보물이다. 최근 인천문화재단 인천문화유산센터에서 54개의 강화돈대 중에서 비교적 보전상태가 뛰어나고, 어로한계선 이남의 해안에 위치한 돈대와 해양관방유적 28개를 사계절에 걸친 해상과 육상, 항공촬영으로 돈대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학술총서 <강화 돈대>를 발간했다.

인천문화유산센터는 2016년부터 지금까지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사전작업으로 강화 해양관방유적에 대한 고지도 자료집, 주제별 학술논고 등을 엮어 학술총서를 발간해온 바 있다. 센터 관계자는강화의 해양관방유적은 김포의 해양관방유적과 함께 문화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아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될 가치가 충분함에도, 등재계획이 중단된 것은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돈대 전체를 사적으로 지정하여 중앙정부 예산을 투입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후애돈대의 총안으로 바라다본 바다 풍경. (사진=이광식)
장곶돈대에서 바다 풍광을 즐기는 여행객.(사진=이광식)

수년 전부터 강화 돈대를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었지만, 강화군의 부동의로 등재 계획이 중단되었는데, 주된 이유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될 경우 혹 유적 근처의 재산권 행사에 제한이 있지 않을까 우려한 때문이라 한다.

그러나 강화 돈대의 복원과 정상화는 일부의 재산권 제약이라는 차원을 넘어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한 문제로 생각된다.

복원의 손길을 기다리는 건평돈대.(사진=이광식)

예컨대,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강화도 54개 돈대들을 꿰며 순례하는 '돈대 꿰미길'을 만든다든가, 다양한 프로그램의 '돈대 문화제'를 열어 우리 강화를 한껏 빛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돈대를 중심으로 '스타 파티' 같은 천체관측 행사를 벌여 수도권 별지기들을 불러도 좋을 것이다.

관계당국은 '강화 돈대 르네상스'를 심사숙고해 세계 유일의 유적 강화 돈대를 후손에게 물려줄 자랑스러운 유산으로 자리매김해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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