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숙 작가 에세이집, 경계없이 피는 꽃, 출간하다.
이승숙 작가 에세이집, 경계없이 피는 꽃, 출간하다.
  • 박흥열
  • 승인 2020.11.0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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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숙 작가는 19993월 강화로 와서 지금은 양도면 조산리에 산다. 20063월부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정토회의 희망 리포터로도 활동하고 있다. 2010에세이21’<하얀 고무신>으로 추천받아 수필가의 길로 들어섰고, 2016년에는 <꽃이 올라가는 길>을 펴냈다. 최근에는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을 안고 강화-고성 DMZ 평화의 길을 순례하고 있다.

경계없이 피는 꽃 (이승숙, 도서출판 말, 13,800원)
경계없이 피는 꽃 (이승숙, 도서출판 말, 13,800원)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강화에서 송악산이 보이는 것처럼 개풍군에서도 강화도의 산과 들이 보일 겁니다. 혹시 마니산은 보이지 않을까요? 중첩되어 보이는 산 속에서 마니산을 찾아볼 것도 같습니다. 개성을 가보고 싶다고 했지만 저는 개성보다 개풍군이 궁금합니다. 개풍군은 조강을 경계로 인천광역시 강화군과 접해 있습니다. 강화군 양사면에서 건너다보이는 곳이 바로 개풍군입니다. 그곳에서 강화도를 건너다보고 싶습니다. 강화도에서 개풍군을 쳐다보는 것처럼 개풍군에서 강화도를 바라보고 싶습니다. ( 북한을 여행한다면, 어디를 가보고 싶으세요? )

<경계없이 피는 꽃>에 담긴 31편의 에세이를 꿰는 글감은 강화평화두 낱말이다. 작가가 강화에 살지 않았더라면 쓸 수 없었을 내용들이다. 작가는 강화에서 일어난 사건과 장소, 인물에게서 강화에서 왜 평화가 이야기되어야 하는 지를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신미양요의 현장인 광성보에서, 강화외성과 철책에서, 그리고 벗들이 왔을 때 꼭 데리고 간다는 연미정과 평화전망대에서 평화여야 하는 까닭을 말한다. 남편과 함께 키우는 벌에게서, 볼음도의 은행나무에서, 도보로, 자전거로 다니다가 마주친 풍경과 기억들에서 평화롭지 못한 안타까움을 드러낸다.

강화가 접해있는 한강하구(祖江)는 한국전쟁 이전까지 서해와 서울, 경기, 황해를 연결하는 수운이었다. 세곡선과 각종 수산물과 생필품이 배에 실려 서울로 향하던 곳이었다. 그래서 작가는 조강(祖江)을 고속도로에 비유했다. 또 연백, 개풍, 개성, 강화, 교동, 김포 주민들은 하루에 서너 차례 이상 배가 왕래하면서 마실가듯 다녀오곤 하듯 낯익은 이웃으로 살았다.

이승숙 작가

하지만 정전협정이 맺어진 1953727일 이후 한강하구는 협정문에 쓰인 평화지대적 성격과는 정반대로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는 무인지대’‘경계지대가 되고 말았다.

냉전시기 남북한이 서로를 증오하며 심었던 상대방에 대한 호전적 태도는 남한사람이 북한사람에 잘못된 편견을 갖게 하였다. 체제와 이념은 달라도 한민족으로 이어진 문화와 언어, 습속과 생활은 다르지 않고, 분단 70년을 뛰어넘어 하나가 될 수 있으리라고 작가는 강렬히 희망하고 있다.

또한 작가는 이와 같은 현실을 넘어서 좋은 이웃으로 왔다갔다하는 미래를 꿈꾼다. 작가처럼 강 건너 저 마을에 비슷한 나이의 숙이가 살고 있을 거라고. 그녀와 만나 수다를 나누는 때를 그리며 불러보기도 한다.

 

작가가 한 달에 한번 평화전망대에서 평화 통일을 기원하는 기도를 바치고, DMZ를 따라 강원도 고성까지 평화순례를 이어가는 까닭은 평범한 아줌마가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녀가 귀의한 불법의 가르침에 따라 일상에서 나름의 도를 깨우치는 중인 셈이다. 전등사 불교대학에서 공부를 마쳤을 때 받은 법명이 '무량화'인데 "경계도, 한계도 짓지말라는 뜻으로 두루두루 꽃을 피우라는 의미'란 한다. 책제목 <경계없이 피는 꽃>은 작가의 법명에서 따온 것이도 하지만 꽃이나 벌, 새들이 경계를 짓지 않는 것처럼, 사람들도 경계를 나누지 않고, 모든 경계를 허물고 이웃으로 어울려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은 쉽게 읽힌다는 것이다. 화해, 협력, 상생, 공존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 우리 삶의 일부임을 조근조근 말해준다.  또다른 장점은 강화가 앞으로 지녀야 할 가치가 바로 '평화'라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강화에 살고 있거나, 또는 강화의 평화적 가치에 주목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나자 문득 자전거를 타고 연미정으로 가고 싶어진다. 연미정 검문소를 지나 고려천도공원 철책길을 따라 평화전망대 망배단을 들러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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