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 왜? 도장리! 그냥...
책방? 왜? 도장리! 그냥...
  • 김현숙(국자와주걱 책방지기)
  • 승인 2020.09.21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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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런 지면에 글을 쓴다는 것은, 내겐 정말이지 낯설고, 낮 부끄럽고 ...사실 할 말이 없다. 난 책방을 하지만 책을 깊이 있게 많이 본 것도 아니다.

내가 책을 가장 많이 본 것은 초등학교 5.6학년 때다. 김씨들만 사는 조그만 시골(물푸레골 이라는)마을에서 난 막내였고, 언니, 오빠, 고모, 삼촌들이 중. 고등학생, 대학생이 많았다.

오른쪽 안경쓴 이가 책방지기 김현숙씨

책꽂이에 항상 읽을 책들이 있어서 난 그때 어려운 고전이고 뭐고 닥치는 대로 읽었던 것 같다. 그냥 뜻도 모르면서 막 읽었던 것 같다. 그 후 별로 그렇게 책을 많이 보지는 않았다. 좋아하기는 했다. 그 옛날 어릴 때 추억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얼마 전, 온수리와 양도면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생겼다고 동네가 모두 긴장했었다. 적군이 코앞에까지 쳐들어온 것 마냥 말이다. 그때 언 듯 '다라야의 지하 비밀 도서관' 생각이 났다.

시리아 내전 때, 시리아의 '다라야'라는 작은 도시에 죽음의 공포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던 사람들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 무너진 폐허 속에서 책을 모아 지하 비밀 도서관을 만들었다

국자와주걱 책방 출입문(강화군 양도면 도장리)

독서가 오로지 그들에게 희망이었고 살아갈 힘을 주었다고 그 당시 청년들이 말한다. "우리가 책을 읽는 것은 무엇보다 인간성을 유지하려는 것이에요"라고...

이 코앞에 닥친 코로나의 두려움에서 벗어나려면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럼 시작해 본다.

2007년도 도장리, 지금 이집으로 이사를 했다. 농촌에 대한 꿈이 있어서도, 집안이 망해서도 아니다, 도시에 산다는 것이 더 이상 자신이 없었다. 경쟁하면서 사는 것이 자신이 없어서 그랬다.

그땐 아마 시골에 오면 가만히 있어도 먹고 사는 줄 알았나 보다. 무작정 온 시골 생활에 난 철없이 날이면 날마다 기뻐 날뛰며 온 들판과 산으로 바다로 누비며 살았다가족 중 나만!

다니다가 동네 할머니들을 만나면 같이 밭일하고 친구가 되고 포도 과수원도 3년이나 하고 (물론 여럿이 동업으로 했지만) 그야말로 거침없이 살아내고 있었다.

이경미 작가 초청 북콘서트 모습(2020년 6월)

그러다 2015년 북스테이를 시작했다. 책과 함께 하룻밤 머물며 책도 보고 사가는 곳. 뭔가를 판매하는 일, 내가 오롯이 내 사업을 한다는 것, 그야말로 천지가 개벽하는 일이다.

계산도 못하지, 컴퓨터도 제대로 서류 작성 하나 못하지...하나하나 맨날 전화로 물어보면서, 그렇게 만 5년이 되었다. 사람들이 많이 물어본다. 앞으로의 계획과 언제까지 책방을 할 거냐고, 책방을 통해 무엇을 하고 싶냐고. 난 사실 계획도 없고, 언제까지 할지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책방 내부 모습

당장 내일 안 할 수도 있고 그렇다. 이 책방이 이 시골 마을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책을 읽게 하고 뭐 그런 생각 난 안 한다. 책은 좋아하는 사람이 읽고 사고 싶은 사람이 사면된다. 난 내일을 그냥 하면 되고 그게 다다.

그럼에도 동네책방 '국자와주걱'을 오늘도, 내일도 먼 곳에서, 또 가까운 곳에서 매일매일 책을 백 권씩 팔아주기 위해 오시는 손님들과 이웃들에게 날마다 절하고 싶다.

*국자와주걱: 인천 강화군 양도면 강화남로 428번길 46-27(23058)
전화 010-2598-3947
SNS https://www.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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