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강화 한옥, 보전대책 시급
독특한 강화 한옥, 보전대책 시급
  • 박흥열
  • 승인 2020.08.27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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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성이 두드러지고, 외래문화와 결합한 독특한 강화 한옥
일부 한옥 제외하고는 훼손, 멸실 가능성 높아 보전대책 시급해
한옥지원조례 제정, 등록문화재 등록 필요
고대섭 가옥 복원공사 모습
고대섭 가옥 복원공사 모습

강화의 대표적인 한옥 중 하나인 솔정리 고대섭 가옥(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제60호)의 복원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고대섭 가옥은 송해면의 거부로 알려진 고대섭 선생이 1944년 개성 한옥을 본따 지은 것이다. 고대섭 가옥은 올해 상반기부터 화재로 소실되었던 사랑채를 복원한 뒤 안채 및 지하통로를 보수하고, 별채, 곳간, 담장 등을 이어서 보수 정비할 계획을 갖고 있다.

소유주인 고영한씨는 인천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지 14년이 흘렀고 우여곡절이 많았다. 복원이 완료되면 관련기관과 협의해 근대한옥 체험, 전시 및 문화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0년대 이후 한옥은 문화적 가치 뿐만 아니라 관광컨텐츠로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정부와 많은 지자체는 한옥을 보전, 관리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한옥 마을 조성, 한옥체험, 한옥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다. 강화에서도 강화읍 1928주택처럼 일부 한옥들이 자발적으로 한옥 체험, 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강화의 문화적 가치를 알리는 전령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셈이다.

강화읍 1928주택. 김구선생이 방문한 고택으로 알려져있음
강화읍 1928주택. 김구선생이 방문한 고택으로 알려져있음

강화군에는 고대섭 가옥 뿐만 아니라 지어진 지 100년 내외의 한옥들이 많다. 2016년에 발간된 <강화의 상량문(강화문화원)>조사보고서는 70여채의 한옥을 다루고 있는데, 파악되지 않은 한옥까지 포함하면 훨씬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이러한 한옥이 무관심으로 인해 훼손, 멸실의 위험성에 처해 있어 안타까운 상황이다. 

하점면 부근리 전영근 가옥이 대표적이다. 1901년에 지어진 이 한옥은 안채와 바깥채가 자형을 이루는 강화의 전통적인 건축양식을 따르고 있다. 지금도 방과 마루, 대문의 구조 등 원형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기와가 깨지고, 뒤틀리고, 기울어진 곳이 적지 않다. 소유주가 돈을 들여 정비하고 있지만 이를 감당하기 어렵고, 지자체의 지원 역시 미흡한 실정이다. 

"몇년 전 인천시와 강화군의 지원으로 바깥채 기와 등 일부를 보수했어요. 하지만 안채까지 하자면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데 우리가 감당할 형편은 못됩니다. 오래된 한옥이라 가치있다고 하는 만큼 좀 더 적극적으로 정책을 만들어주면 좋겠어요." 전영근씨 가족의 말이다.

하점면 부근리 전영근씨 가옥 모습
하점면 부근리 전영근씨 가옥 모습

강화읍의 1928주택, 길상면의 아흔아홉칸 고택(우일각), 내가면 윤씨 가옥 등 소유자가 잘 관리하고 있는 한옥을 제외하면 나머지 한옥들은 전영근 가옥과 비슷한 처지에 있다. 한옥 전문가 Y씨는 한옥을 개인의 소유물로만 바라보는 것에서 지역공동체 공동의 건축자산, 문화자산으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현재 한옥 등 건축자산보전법이 있고, 전국적으로 70여개의 지자체에 한옥지원조례가 있다.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보수, 개축 비용으로 건당 3천만원에서 1억여원의 비용을 지원한다. 뿐만 아니라 한옥 체험, 프로그램 진행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인천광역시는 타 지자체에 비해 관심이 매우 저조하다. 몇 년 전까지 근대개항장이었던 중구 지역에서 잠깐 관심을 보였으나 지금은 그마저 관심이 사라진 상황이다. 강화군 역시 한옥 정책을 담당하는 부서가 없고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한옥 정책이 전무하다.

이를 보완하려면 무엇보다 강화 한옥에 대한 조사, 정책과 보전 관리, 지원 내용을 담은 한옥지원조례를 빨리 만들어야 한다.  강화군은 올해 상반기 민간병원과 종교시설의 정비를 이유로 보조금을 지원한 사례가 있기에 지자체장의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시행가능한 일이다.

이와 더불어 Y씨는 한옥 정책은 건축, 허가, 도시재생, 관광, 문화재 등 다양한 분야가 협업해야 함으로 기획실 등 종합적으로 컨트롤하는 부서가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한옥을 등록문화재로 지정하는 일도 필요하다. 등록문화재는 지정문화재와 달리 재산권 규제가 없고, 몇가지 조건만 충족할 경우 지원을 통해 소유자의 자발적인 보호 노력을 이끌어내는 제도다. 더욱이 2018년부터 문화재청뿐만 아니라 시도에서도 등록문화재를 지정하도록 되어 있어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Y씨는 코로나 19 이후로 관광 형태가 소규모 인원이 머물면서 지역문화를 깊이 체험하는 형태로 바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강화의 자연환경과 주민의 생활양식을 반영한 한옥컨텐츠는 매우 중요한 자원이다.”라는 것이다.

강화의 한옥은 다른 지역과 차별되는 지역성이 두드러진 한옥, 일본, 영국의 영향을 받아 전통과 외래문화가 혼용된 한옥, 그리고 한옥을 지었던 사람들의 스토리 등 무한한 가치를 품고 있다. 강화군이 이러한 가치에 주목하여 한옥보전과 관리 정책을 시급히 수립할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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