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하구 탈북탈남 김모 씨와 평화왕래 나루터 단상
한강하구 탈북탈남 김모 씨와 평화왕래 나루터 단상
  • 구영모
  • 승인 2020.07.28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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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모 (통일민주협의회 사무총장)

2017년 개성사람 김모 씨가 고향 앞인 한강 하구를 건너 탈북하여 교동으로 올라와서 3년 동안 김포에서 살았다. 사는 동안 고향이 그리우면 도강했던 교동 접경지 철조망으로 가서 북을 바라보지 않았을까? 그러던 그가 여러 가지 사정으로 다시 탈남 도강하여 원래 자기 고향으로 돌아갔다.

이 사건을 놓고 연일 안보적인 입장에서 상당한 논란이 끓고 있다. 불법 도강 방지와 국방을 튼튼히 해야할 입장에서는 당연한 추궁과 보완 그리고 재발 방지 대책을 엄중히 세워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탈북탈남의 김모 씨가 오고갔던 현장인 한강 하류를 바라보며 역설적이게도 이 사건을 통해 역사를 거슬러볼 수 있고, 어떤 시사하는 바가 있음을 조심스럽게 추슬러 본다.

6.25가 있기 전에는 한강 양안이 남한 땅으로 밤낮으로 주민들이나 국민 누구나 넘나들었던 곳이다. 연백 사람이 교동으로 농사를 지으러 한강을 넘나들었고, 교동 주민은 물길이 세고 멀어 왕래를 잘 못하는 강화 대신 연백시장을 편하게 다녔다. 넘나들다 힘들면 드러난 모래섬에서 쉬다가 오기도 했다. 이런 삶은 70년이 지난 지금 80 전후의 분들 기억에만 가물가물 남아 있고 전 국민은 잊고 살았다.

그런데 탈북탈남의 김모 씨가 양안을 최초로 넘나든 실상을 보고는 70년 동안 잊혔던 기억이 뜻밖에 되살아났다. 70년 전에는 누구나 넘나듦이 손바닥 뒤집듯 쉬웠는데 말이다.

광화문 기자회견 모습

27일은 정전협정 67주년 기념일이었다.

인천광역시 시민단체들이 연대하여 7월 9일 한강하구 중립수역을 평화의 바다로란 주제로 정전협정상 중립수역으로 구분된 한강하구의 평화적 이용과 자유 왕래를 주제로 국회토론회를 열었다. 그전에는 강화도의 라르고빌 리조트에서 전국의 평화 활동가들이 모여 한강하구를 평화적으로 이용하는 방안을 밤새우며 토론 발표하는 워크숍을 가졌다.

또 강화와 교동 주민들과 한강하구를 활용할 방법과 길을 찾고, 생활 안정을 위한 간담회도 가졌다.

27일 당일에는 한강하구 평화배 띄우기 평화순례단 150이 인천광역시청 1층 로비에서 인천시, 인천시의회, 인천시교육청 3부 대표들과 함께 평화순례 발대식 겸 환송식을 가졌다. 비가 오는 가운데 평화순례단은 곧장 광화문으로 이동하여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김포 전류리 포구로 이동하여 내수 문제를 짚어 보았고, 강화 교동대교 입구인 인화곶에서  예성강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강화군 양사면 승천포(고려천도공원)에 이르러 한강 하구의 강 양안으로 자유롭게 왕래할 그날이 빨리 오기를 기원하는  통일의 노래를 함께 불렀다. 27일 평화순례는 그렇게 정점을 찍었다.

 

이날 행사에 남측으로 왔다가 하나원을 나온 지 보름이 채 안된 탈북인 몇 명과 함께 참석했다. 그분들은 탈북탈남 김모 씨의 소식을 듣고 놀란 표정이었으며, 엊그제같이 북을 떠나왔는데 바로 2km 강너머 북을 다시 바라볼 줄은 상상조차 못했다는 것이다. 그들이 만감에 빠지는 것을 옆에서 살펴보았다. 정도 차이는 있겠으나 고향, 혈육, 친구, 산천, 하늘, 공기 어느 하나 그립지 않은 것이 있었을까.

법을 벗어난 탈북탈남을 한 안타까운 사건을 보면서 나는 역발상으로 평화의 배를 타고 유유자적 누구나 건너다니는 그 날이 이 한강 하구에 언제 올 것인가 간절했던 날 27일이었다.

 

구영모 선생님은 탈북민 정착지원 센터인 미추홀 행복나눔쉼터 대표이자 통일민주협의회 사무총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통일부의 통일교육위원으로 학교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평화통일 강의를 진행하면서, 한편으로 새터민 자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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