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가 사는 집’ -하점면 신봉리 황진 작가를 만나다
‘해태가 사는 집’ -하점면 신봉리 황진 작가를 만나다
  • 김시언 기자
  • 승인 2020.06.26 14:2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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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앞에 앉아 있는 황진작가
박물관 앞에 앉아 있는 황진작가

내년 2021년 봄, 눈 가는 곳마다 봄꽃이 화사하게 피어날 때 우리는 멋진 박물관을 만난다. 바로 해태가 사는 집.’ 해태 천 점 이상이 모여 사는 해태박물관이 강화군 하점면 신봉리에 문 열 준비를 하고 있다지붕 없는 박물관인 강화섬에 알맞게 지붕 없는 박물관이 하나 더 문을 연다. ‘해태가 사는 집을 준비하는 황진 작가를 만나 곧 문을 열게 될 해태박물관의 이모저모를 들어봤다.

해태박물관이 강화에 온 까닭은
해태가 사는 집은 하점면 신봉리에 있으니 옆 마을 부근리에 있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고인돌과도 무척 가깝다. 조각가이자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황진 작가는 한국과 미국에서 조각을 공부했고, 이후에는 사진을 전공했다. 어려서부터 쭉 서울에서 살아온 그가 유달리 강화에 관심을 둔 까닭은 무엇일까.

광화문 어느 카페에 놓인 함민복 시인의 시집 말랑말랑한 힘을 읽고 지인들과 강화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그 뒤로 강화를 자주 오게 됐다. 시인이 사니까 강화가 더 좋아 보였다. 강화대교를 건너와 동막을 거쳐 초지대교로 나가기를 수없이 되풀이했다.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문을 열게 될 해태박물관 터에 있던 초가집을 구입하게 됐고, 그 집 근처에 있는 땅을 넓히게 되었다. 마침 서울에 사는 집을 부숴야 하는 일이 생겨서 더 강화행을 결심했다. 황 작가는 그때 상황을 돌이켜 보니, 박물관을 열게끔 신이 계획을 세운 것 같고, 누군가 도와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해태 박물관 모습
해태 박물관 모습

해태를 좋아하는 이유

사실 황 작가는 오래전부터 우연한 기회에 돌을 모으고 있었다. 집이 인사동과 가까워 하나둘 모으다 보니 천 점 이상이 되었다. 때마침 중국이 개방하면서 처음에는 도자기, 가구, 돌을 모았는데, 특히 돌을 모을 수 있었다. 그는 이른바 타이밍이 맞은 셈이라고 말했다. “전공이 조각이다 보니 돌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해태는 돌조각이다. 거의 해태 위주로 모았다. 시적인 조형물에 관심이 갔다. 받침대, 물확 등 그 당시는 부지런해야 좋은 물건을 고를 수 있었다. 물건이 도착해서 박스를 풀 때 먼저 고르는 방식으로 20여 년을 모았다.”

박물관 실내 모습을 설명하는 황 작가

황 작가는 돌조각을 고를 때 나름 기준을 정했다. 비슷하고 틀에 박힌 것보다는 기념비적으로 만든 조형물, 그러니까 하나만 있는 것, 작가의 기질이 들어 있는 자연스러운 조형물을 좋아한다. 그는 인상 쓰지 않고 밝은 표정을 짓는 해태를 좋아한다. 이에 대해 그는 작품에는 희로애락이 다 들어 있는데, 보면 마음이 밝아지는 걸로 골랐다. 조각 작품은 작가의 역량에 따라서 만들어지는데 작가는 다 표현할 수 있어야 진짜 조각가다면서 심플하면서도 유머와 위트가 있는 해태를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좋아하는 해태는 이야기가 있고 유머와 위트가 있는 조각이다. 무엇보다 작가의 기질이 들어간 작품이 좋다. 너무 큰 것보다는 사람이 다룰 수 있는 크기가 좋다. 개인이 만들 수 있는 것, 나름대로 시적인 요소가 있는 것을 모으려고 했다. 모아서 이야기가 되고, 시가 되면 좋을 것 같기 때문이다. 또 그는 자연과의 조화도 무척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태는 자연과 교감하면서 더 아름다워진다. 비를 맞는다든가, 나무와 풀과 함께할 때 자연의 우연성과 자연성이 더해질 때 멋지다.”

해태 이야기

해태는 어떤 동물일까. 황 작가는 해태는 전기가 없던 시대에 밤이 두려웠기 때문에 만들게 된 것 같다. 사람이 사는 데는 물과 불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해태가 그 두 가지로부터 이롭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믿었다. 해태는 중국식 발음이고, 우리나라는 해치로 바꿨다. 해치는 바다 쪽과도 연결된다. 해태는 소리랑 관련이 많다. 해태가 목에 차고 있는 방울로 사람들에게 위험 상황을 알려주고, 사람들은 기르던 짐승이 위험할 때도 방울 매어 소리가 울리게 하면서 보호했다. 그러면서 장인들은 예술성을 더하고, 예술성 있는 것은 백성이 돈을 주고 사서 가꾸고, 자연스럽게 건축 분야에도 해태가 들어갔다. 대문 앞에 두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해태 박물관 만들기
황 작가는 본연의 직업에도 충실하다. 박물관을 만들어나가면서 순간순간을 포착해 사진에 담아낸다. “본능적으로 아름다운 걸 보면 찍고 싶다. 우연성이 보이면 더 그런데, 예를 들면 옮기는 과정에서 그 절차에서 더 멋있다. 조각품이 끈으로 묶여 있을 때, 움직이기 전에 다시 놓여지기 전에도 표정이 있더라. 또 자리를 잡았을 때 식물과의 관계도 참으로 멋지다. 조각품에 늘어진 풀의 길이, 나무 그늘 등 자연과 어우러졌을 때 관찰하는 재미가 있다. 야생화를 많이 길러서 더 자연스럽게 연출하려고 한다. 또 박물관을 만드는 과정을 기록해서 그 과정 하나하나를 갤러리에서 보여주고 싶다.”

현재 그는 박물관을 잘 가꾸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손님이 찾아와서 좋으면 알음알음 소문이 퍼질 거라고 믿는다. 또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아이들이 해태를 감상하는 수준이 될지 모르지만, 엄마가 설명하면서 해태가 웃네, 돌이 까맣네 하면 물체 공부가 저절로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해태 그려보기등 체험 공간도 꾸밀 예정이다.

해태는 나무와 풀과 함께 있으면 더 멋지다

해태를 실제로 보고 비슷하게 그려보기도 하고 상상하면서 날개를 달아보기도 하면 좋을 것 같고, 그림을 통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전에 나무와 풀을 심고 곳곳에 쉼터를 만들 것이다. 곳곳에 등나무 그늘을 만들어 엄마 아빠 아들 딸이 함께하는 시간과 추억을 박물관에서 만들어나가면 좋을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그는 입장료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하지 않지만 언젠가 체계적으로 갖춰지면 받아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또 인간답게 살려면 기부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간은 예술을 통해서 위로받고, 위로받은 인간은 기부함으로써 더 인간답게 생활하게끔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바람직한 기부문화다. 사회 성숙도가 필요하다. 강화 곳곳에 기부문화가 스며들면 좋겠다.”

황 작가는 최근에 사람을 많이 만났다. 전에는 서울에 가기 바빴는데, 박물관이 어느 정도 완성되니까 지나가는 사람들도 궁금해 하나둘 들어온다. 사람들이 한마디씩 해주는 말을 기억하고 새겨서 더 좋은 박물관이 되도록 고민하는 중이다. 또 박물관을 체계적으로 만들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하는 공간이 되면 좋을 것 같다. “모든 예술은 인간을 위로해야 하고, 위로받은 인간은 봉사를 해야 하고, 예술을 위해서 기부를 해야 하고, 이 모든 것이 톱니바퀴처럼 서로 어우러져 돌아가야 한다. 품격 있는 박물관이 될 것이다.”

황 작가는 주로 자연스럽고 작가의 기질이 있는 작품을 모았다.

어린이도서관도 만들 예정이다. 좋은 컴퓨터도 갖다 놓고, 여러 사람이 함께하면 알게 모르게 질서도 잡힐 것이다. 박물관 어느 공간에 도서관이 들어서면 엄마 아빠랑 책도 보고 편히 쉬기도 하고 안전과 편안함을 느끼면 좋겠다. 안전하기 위해 소리를 달아서 인간과 교류하기 위해 만든 게 해태다.

박물관은 준비가 거의 다 됐다. 주차장을 잘 정비하고 나무와 풀이 자리 잡아 뿌리를 내리면 될 것 같다. 품격 있는 박물관을 만들고 싶다는 황 작가. 그가 오랜 시간을 들여 만들고 있는 해태가 사는 집을 많은 사람이 좋아하고 식구들끼리 또 좋은 사람끼리 서로 좋은 추억을 만들면 좋겠다. 강화의 또 다른 명소, 품격있는 박물관이 곧 우리 곁으로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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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향 2020-06-29 13:26:22
강화에 이런 멋진 곳이 생긴다니
설레고 반갑습니다!

이광구 2020-06-26 18:15:08
강화에 하나 더 좋은 볼거리가 생기네요.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