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환의 江華漫筆 11 - 코로나19에 대한 단상
홍성환의 江華漫筆 11 - 코로나19에 대한 단상
  • 홍성환
  • 승인 2020.04.0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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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환 선생(67세)은 서울 종로학원에서 20여 년 동안 영어를 가르치고, 씨알 함석헌 선생으로부터 큰 배움을 얻었으며 지금도 씨알재단에 참여하고 있다. 2011년에 강화로 이주하여, 2014년에 온라인 카페 강화도이웃사촌 을 개설, 초대촌장으로 활동했다.
코로나19를 응원하는 캐리커쳐-트위터 캡쳐
코로나19를 응원하는 캐리커쳐-트위터 캡쳐

하나,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하나에 온 세계가 공포와 불안에 떨고, 외출은 커녕 집에 갇혀 지내는 인구가 17억이나 되고 국경이 폐쇄되고 경제가 마비되는 것을 보면서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류의, 인간의 초라한 모습을 돌이켜 보게 된다.

, 사람이 외출을 못하니 곰과 같은 야생동물들이 도시를 어슬렁거리는 것을 보며, 탐욕적인 인간들이 소비를 줄이고 소박하게 산다면 환경운동이 따로 필요없겠다는 생각도 했다.

. 사람이 죽음 앞에서 평등하듯 바이러스는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구별하지 않는다. 죽음 앞에서는 부나 지위도 소용없다. 살아 있을 때 어떻게 사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것인지 다시 생각해본다.

, 새 하늘과 새 땅을 꿈꾸던 신천지나 자기만이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을 받는다며 예배드리던 일부 교회들이 코로나의 온상이 되었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그들 중 일부는 자신들을 하느님이 지켜주시니 코로나에 절대 걸리지 않는다고 믿고, 심지어 코로나에 걸려 죽을 지라도 예배드리다 죽으면 순교하는 거라니 기가 막히다.

이성과 상식을 저버린 광신도 집단의 폐해는 실로 심각하다. 자기의 맹신적 행위로 인해 남들에게 코로나를 전파시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게 하느님의 뜻이라고? 주일날 교회 예배를 강행하는 일부 교회들은 기독교인인 나도 이해하기 어렵다. 신천지나 그런 교회들을 보며 기독교가 망해야 나라가 산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다섯,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혼자 지내며 자기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역설적인 축복이다. 밖으로만 쏘다니면 자기를 잃는다. 자기를 잃으면 온세상을 얻는다 해도 아무런 유익이 없다.

결국 그런 삶은 자기도 망하고 남도 망하게 한다. 사람이 자기에게로 돌아오는 것처럼 아름다운 일은 없다.

여섯, 코로나로 고통당하는 이웃을 도와주고자 현장으로 달려가는 수 백 명의 의사, 간호사들을 보며 뭉클한 희망을 본다. 여든 살 할머니가 마스크를 손수 만들어 필요한 이웃에게 나누어 주고, 마스크 대란 때 취약한 이들에게 먼저 마스크를 양보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다면 이런 숨어있는 성자들 때문일 것이다. 특히 사재기도 일어나지 않고 국경도 폐쇄하지 않고 침착하게 위기에 대처하는 대한민국 사람들은 위대하다. 선진국의 척도가 경제력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일곱. 월급의 30%를 반납하겠다는 사회지도층의 결단도 아름답다. 남들은 고통 받는데 자기만 잘 산다는 것은 창피한 일이다. 망해가는 자영업자, 소상공인이나 실직자들에게 국가가 모든 수단을 통해 지원하는 것은 국가가 존재해야할 이유이다.

재원이 부족하면 한시적으로 부자들에게서 더 많은 세금을 거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여덟. 이런 위기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정치꾼들을 보면 실망이 크다. 나는 현 정권이 모든 일을 다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지금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본다. 이럴 때는 여야 구분 없이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홉. 이제 세계는 하나다. 혼자 따로 떨어져 살 수 있는 개인도 없고 그렇게 살 수 있는 나라도 없다. 서로 돕고 사랑하며 살지 않으면 모두가 망한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다.

인류의 미래는 인간이 어떻게 이런 사랑을 회복하고 실천하느냐에 달려 있다사랑은 자선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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