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모도 노지식당을 운영하는 청년 창업자 노지희씨
석모도 노지식당을 운영하는 청년 창업자 노지희씨
  • 김세라
  • 승인 2020.01.07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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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틀포레스트 in 석모도

202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최근 여러 해 동안 우리 사회는 헬조선’,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요)’, ‘금수저·흙수저등 삶을 비관하는 청년들의 아우성이 있었습니다. 대도시 청년들은 치열한 구직활동에 시달리고 있고, 농촌은 젊은 세대의 이탈이 심각하지요. 특히 수도권에 위치한 강화는 인천시 10개 구·군 중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지만,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자가 31%가량인 대표적인 인구 고령화 지역인데요, 청년 비율이 높지 않은 석모도에 새로운 희망을 꿈꾸고 있는 청춘이 있다고 하여 강화뉴스가 찾았습니다. 20197노지식당의 문을 연 노지희씨(26)입니다.

강화뉴스(이하 강화) 식당 개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노지희씨 (이하 노지희) 작년 7월에 오픈 했는데요, 아직은 자리 잡는 단계입니다. 주말에는 관광객, 평일에는 주민분들이 오세요. 관광시즌이었던 여름, 가을에는 석모도 찾는 분들이 많으신데, 겨울에는 석모도 온천 방문객이 대부분인 것 같아요. 계절과 날씨에 따라 석모도를 찾는 분들 숫자도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요.

노지식당 노지희씨(왼쪽)와 어머니

강화 석모대교 인근의 인적 드문 장소에 가게를 낸 이유가 궁금하네요. 고향이 원래 강화도인가요?
노지희 저는 인천에서 자랐고요, 엄마가 석모도 매음리 출신이세요. 엄마는 중학교 졸업하고 시내 학교로 나갔다고 해요. 인천에서 쭉 살다가, 막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석모도로 들어오셨죠. 그때 저는 언니랑 둘이 안양예고 학생이었거든요. 언니는 사진, 저는 한국무용 전공. 엄마는 해명초등학교 돌봄교사로 지난 7년간 근무하다 작년에 퇴직하셨어요. 더 나이 들기 전에 하고 싶었던 거 해보고 싶으셨대요. 그래서 저랑 엄마랑 의기투합하게 되었죠.

 

강화 무용 전공자인데 식당을 운영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노지희 춤추는 게 너무 좋아서 초등학교 때부터 무용을 했어요. 안양예고 입학 후에는 한국무용을 했고요. 그런데 예체능계가 그래요. 부모님의 전폭적 지지가 필요하거든요. 저희가 다둥이에요. 언니, , 남동생 2, 4남매죠. 그러다 보니, 제 욕심을 앞세울 형편이 아니었어요. 저는 마냥 춤추는 게 좋았던 건데, 대학 입시 과정도 견디기 어려웠고요. 함께 춤추던 친구가 어느날 라이벌이 되더라고요. 결국 무용을 포기하게 되었어요. 그 후에는 모델일도 하고 옷가게에서도 일하고 그랬죠. 그러다가 엄마가 같이 식당 하자고 제안 한 거죠. 어릴 적부터 요리를 즐겼거든요. 엄마 어깨너머로 배우기도 했고. 그래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강화 다복한 남매가 보기 좋네요.
노지희 남동생들과는 나이 차이가 나요. 막내가 이번에 강화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거든요. 그동안 저는 인천에, 동생들은 석모도에 있어서 자주 못 만났는데, 작년부터 같이 살게 되었죠. 솔직히 예전에는 식구가 많은 게 싫었어요. 마트에 줄줄이 가면 사람들이 다 쳐다보는 것 같고. 자라고 나니 서로 의지 되고 좋더라고요. 저희가 다둥이 가족이다 보니, 손님분들 중에서 어린이들 여럿 데리고 오신 분들에게는 더 잘해드리고 싶더라고요. 자녀 동반 고객님들, 마음껏 방문 해주세요. (웃음)

 

강화 모리사와 아키오의 무지개 곶의 찻집이란 소설을 좋아하는데요, 노지식당 처음 본 순간 그 가게가 생각났어요. 분위기가 아기자기해요
노지희 장소에도 인연이 있나 봐요. 원래 이곳은 십 년 넘게 방치되어 있던 오래된 가옥이었대요. 어느 날 이 집이 눈에 들어온 거죠. 두 달 동안 페인트칠부터 인테리어까지 구석구석 제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네요.

 

강화 노지식당은 무슨 뜻인가요?
노지희 손님들이 자주 물어보세요. 노지에 있어서 노지식당이냐고. (웃음) 제 이름 노지희에서 따왔어요. 제 이름을 건 식당인 만큼, 오시는 분들께 정성스러운 음식을 대접해드리고 싶어요.

노지김밥, 온국수, 비빔국수(왼쪽부터) 

강화 주 메뉴인 온국수, 메밀국수, 비빔국수, 모두 맛있어요. 몸과 마음이 모두 치유될 것 같은 웰빙푸드에요.
노지희 칭찬 감사합니다. 우리 식당 콘셉트가 소울푸드입니다. 강화에서 생산되는 신선한 재료로 맛도 좋고 몸도 건강해지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 중이에요. 온국수는 쌀국수에서 착안했어요. 제가 워낙 쌀국수를 좋아하거든요. 최대한 속이 풀리도록 깔끔하고 시원한 국물을 개발했죠. 쌀면 대신 생면을 넣은 온국수는 요즘처럼 추운 날에는 그만입니다. 메밀국수는 올 여름 히트상품인데요, 육수는 저희가 직접 우려낸 진한 국물이거든요. 손님들이 소바 전문점보다 맛있다고 격려 해주셨어요. 비빔국수는 과일을 갈아 넣어 트렌디 하면서도 건강한 단맛을 냈어요. 자극적이지 않고 속이 편해 새콤달콤한 맛을 좋아하는 여성분들은 물론, 어르신들도 잘 드시더라고요.

 

강화 김밥에 들어 있는 쌀 보고 놀랐어요. 고슬고슬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일품입니다.
노지희 김밥 쌀은 목개정미소에서 도정한 고시히까리에요. 노지김밥에는 소고기 부챗살을 불고기처럼 양념한 고기가 들어가요. 느끼한 맛을 잡기 위해 깻잎과 된장 소스도 가미했고요. 김밥 한 줄에도 최대한 진심을 담으려 노력했습니다.

 

강화 지난 봄에 석모도에 들어와서 사계절을 보내셨네요. 도시 아가씨가 이곳에서 적응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노지희 강화에 아는 사람이 없어요. 아직 운전도 못 하고요. 도시 살 때는 대중교통이 발달 되어 있으니까 운전의 필요성을 전혀 못 느꼈는데, 여기는 차 없으면 꼼짝을 못 하겠더라고요. 2주에 한 번 휴무일에는 무조건 친구들 만나러 인천으로 나가요. 가족들과 함께 있는 건 좋지만, 제가 아직 20대잖아요. 친구들도 그립고, 종일 엄마랑 있으려니 바깥바람도 필요하더라고요.

강화에 다양한 청년 커뮤니티가 있으면 해요. 새로운 삶터에서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친구들이 생기면 신날 것 같아요. 석모도 생활이 불편함도 있지만,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 지내는 것이 의미가 깊더라고요. 봄에는 알록달록 꽃들이 예뻤고, 여름에는 연두에서 초록으로 빛의 변화가 놀라웠어요. 곱게 물든 가을 단풍도 좋았고, 겨울엔 그 나름의 운치가 있더라고요. 도시에서는 계절 변화를 느끼지 못했는데, 가게 창문으로 색이 달라지는 게 신기했어요.

 

강화 마지막으로 올해 계획 말씀해 주세요.
노지희 우선 운전을 배워서 강화도 여기저기를 다녀보고 싶어요. 강화에 좋은 곳들 많은데 아직 가보지 못했거든요. 쉬는 날에 엄마랑 둘러보고 싶어요. 바람이 있다면, 타 지역 청년들이 강화로 많이 들어오면 좋겠어요. 청년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면 좀 더 생기있는 강화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2020년도에는 강화도에서 좋은 사람들 많이 사귀면서 재미있게 지내고 싶습니다. 강화뉴스 독자 여러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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