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청소년과 더불어 ⑨ 견공과 돼지님께 잘못을 고(告)합니다
강화 청소년과 더불어 ⑨ 견공과 돼지님께 잘못을 고(告)합니다
  • 인터넷 강화뉴스
  • 승인 2019.10.1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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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중학교 교사 이수석

 

 

 

주춘식. 강서중학교 숙직기사님이다. 올해 66세로 교동도에 산다. 노인회관의 사무장으로 일하고 있다. 농사도 짓고 낚시도 한다. 기타와 하모니카를 독학으로 공부했을 만큼 음악을 즐긴다. 이번 강서중학교 축제 때 초대해준다면 기꺼이 찬조출연 하겠단다. 관사에서 생활하는 나는 가끔 이 분과 같이 식사한다. 그러면서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눈다. 옳은 것은 옳다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하는 이 분의 인생 내공이 만만치 않다. 삶의 지혜를 곳곳에서 배우고 느낀다.

이분의 집 냉장고 냉동보관함에는 수많은 씨앗들이 있다. 뿌리고 남은 열무씨나 배추씨, 그리고 아주 예쁘고 특이한 야생화 씨는 받아서 냉동시킨다. 그러면 그 씨들은 착각을 해서 동면에 들어간다. 봄이 되어 땅에 심으면 그 씨는 겨울잠을 자고 일어나 기지개 펴듯이 싹을 틔운다. 식물의 생명 보존력은 너무나 뛰어나다. 그리고 동물들은 최선의 상태에서 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고 한다. 여기에 그분과 이야기했던 것을 기초로, 내 이야기를 펼쳐본다.

욕 중에 ,돼지만도 못한 놈!’이란 게 있다. 그러나 개, 돼지는 억울하다. 그들은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과식하지 않는다. 자기 밥통을 100% 채우지 않는다. 상위 포식자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하게 도망치기 위해서다. 호랑이와 사자만이 포식한다. 그들은 자연계의 최상위 포식자다. 하지만 인간은 다르다. 최상위 포식자도 아닌데도 먹고 또 먹는다. 더 먹기 위해 구역질 하면서도 또 먹는다.

자연계의 식물과 동물은 종족보존과 개체 보존을 위해 본능적으로 삶의 방법을 택한다. 아무리 맛있어도, 아무리 탐나도, 생명을 위협한다면 거부한다. 하물며 필요하지도 않은 것임에야. 오직 인간만이 그런다. 필요하지도 않은 재물을 쌓고 권력을 누리며 향유(?)한다. 99섬 가진 놈이 1섬 가진 사람의 생명줄을 빼앗으려 한다. 따라서 ,돼지만도 못한 놈!’이란 욕은 사실 개,돼지를 모욕하는 말이다. 어떤 면에서는 개와 돼지는 인간보다 뛰어나고 우수하다. 적어도 그들은 욕심내지 않고, 배반하지 않으니까.

영화 <내부자들>에는 ‘99%의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돼지로 보고 먹고 살게만 해 주면 된다.’는 대사가 나온다. 그리고 이 말을 인용한 고위(?) 관료와 국회의원도 있다. 우리는 민주주의사회에 살고 있다. 민주(民主), 즉 민이 주인된 세상이 바로 민주주의이다. 민주주의사회에서 일반 민중을 개,돼지와 같이 취급한다는 것은 소위 권력을 쥔 자들이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서초동 길을 메운 촛불이 검찰 개혁을 부르짖는 것은 바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집단에 대한 경고 아닌가.

그런 점에서 우리는 오히려 개, 돼지에게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 인간에게 학대받으면서도 봉사(?)로 최후를 맞는 돼지에게 말이다. 그래서 일부의 권력자로부터 개, 돼지 취급받는 민중의 한 사람으로 나는 이렇게 말한다.

, 이 개 돼지만도 못한 연놈들아! 너희들은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이냐? 이제 그 입, 그만 다물라!”라고.

그리고 이성계와 무학대사의 대화를 빌어 한마디 더!

이성계 : “대사는 지금 돼지와 같소이다. 뚱뚱한 배와 살찐 몸뚱이! 정말 돼지 같소이다.”

무학대사 :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이 보입니다.”

P.S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뜻하지 않은 죽음을 당한 수많은 생명들에게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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