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청소년과 더불어 ⑧ 태극기가 알려주는 소통과 화해, 신(新) 삼종지도(三從之道)
강화 청소년과 더불어 ⑧ 태극기가 알려주는 소통과 화해, 신(新) 삼종지도(三從之道)
  • 인터넷 강화뉴스
  • 승인 2019.10.09 14: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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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중학교 교사 이수석

 

 

 

내 아버지의 고향은 함경북도이다. 1921년 생이고 3대독자 외아들이다. 김일성의 토지개혁으로 할아버지와 함께 남쪽으로 쫓겨(?)왔고, 6. 25전쟁 당시 대구 팔공산 전투에 참가해서 큰 부상을 입었다. 그리고 충북 음성이 고향인 어머님과 결혼해서 44녀를 두셨다.

그 아버님이 늘 하시던 말씀이 삼종지도다. 어려서는 부모님 말씀 잘 듣고 커서는 배우자와 잘 소통하고 늙어서는 자식(젊은 후학)들을 존중하라는 말씀이었다. 그건 여성인 누나들 뿐만 아니라 남성인 형님께도 강조하였다.

 

2019105일 오후 5. 교대역에 김기, 김진, 안미, 이수은 함께 도착했다. 그리고 태극기 집회를 하고 있는 인파(?)를 뚫고 검찰개혁! 조국 수호! 공수처 설치! 언론개혁!!!을 외치는 서초동 대검찰청 앞 촛불집회 행사장으로 갔다.

많은 인파의 물결 속에서 나와 일행들은 헤어지게 되었고, 몸이 불편한 나를 이끌고 김○○샘은 인파 밖으로 나왔다. 식전행사가 진행되었고, 대형태극기를 사람들이 받들어 운반하는 놀라운 퍼포먼스 행사도 있었다.

 

 

 

 

 

태극기부대(?) 사람들도 아닌데, 촛불집회의 사람들이 들고 있는 태극문양과 건곤감리의 4괘를 보고 의아했었다. 그런 나의 의아함은 태극기 퍼포먼스를 보면서 놀람과 감탄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선친과 화해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며 울었다. 감동이었다.

 

태극 문양()은 음과 양, 진보와 보수, 남자와 여자가 서로 조화를 이룬 것을 상징한다. 이 둘은 2분법적으로 나누어져 있지 않다. 머리 부분이 서로의 영역을 넘나들면서 교류하고 있다. 양속에 음이 있고 음속에 양이 있다. 보수 속에 진보가 있고, 진보 속에 보수가 있다.

하늘을 나타내는 건괘()는 모두 양으로 이루어져 있다. 땅을 상징하는 곤괘()는 모두 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물을 나타내는 감괘()의 양 옆은 음이고 가운데는 양이다. 물속에 불이 있다는 의미이다. 끝으로 불을 상징하는 리괘()의 양 옆은 양이고 가운데는 음이다. 불 속에 물이 있다는 의미이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평균연령은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젊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활동력은 넓고도 크다. 활동적이다. 음양에 있어서 양에 해당한다. 집안의 아버지를 상징한다.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의 활동력은 좁고도 작다. 정적이다. 음양에 있어서 음에 해당한다. 집안의 어머니에 해당한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에게, 대형 태극기 퍼포먼스를 통해서 소통과 화해의 메시지를 보냈다. 진보와 보수, 촛불과 태극기 집회 참가자 모두는 대한민국을 아끼고 사랑하는 시민이라는 것을. 촛불과 태극기 집회 참가자 모두는 대한민국 국민이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 할 내 가족이고 내 형제라는 것을. 그래서 이제는 서로 소통하고 이야기 나누며 공감하는 한 가족으로, 시민으로, 국민으로 거듭나자고.

 

8남매를 두신 아버님은 독재자였다. 엄친이셨다. 나는 그런 아버님이 두렵고 무서웠다. 대학생이 되어서는 아버지와 의견마찰이 많았다. 당시 아버님은 텔레비전에서 데모하는 대학생들을 몹시 못마땅해 하고, 의견이 다른 나에게 소릴 지르고 화를 내셨다. 아버지에게 데모는 안 좋은 것이었고, 빨갱이들이나 하는 짓이었다. 그건 당신의 경험이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당신은 늙어갔다. 그리고 당신의 경험이, 판단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셨다.

처와 함께 교문리로 인사드리러 갔을 때 아버님은 말씀하셨다.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라며 주장하는 양비론 양시론에는 빠지지 말자. 누가 더 옳고, 누가 더 잘못인가 하는 시시비비는 가리자. ……네 인생은 네 것이라며 철학과로 진학했던 너의 결정은 참으로 좋았다. 그리고 이 애비의 말상대, 말 친구가 되어 주어 고마웠다.”

 

이번 촛불집회의 태극기 퍼포먼스를 보면서 내가 느끼고 해석했던 점은 소통과 화해이다. 내가 아버지에게 내민 소통과 화해였고, 아버지가 나의 손을 잡아준 소통과 화해였다.

말이 통했던 친구. 무서웠지만 사랑했던 친구. ‘() 삼종지도를 주장하고 실천했던 당신이 그립습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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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2019-10-10 17:55:51
마음도 울컥~^^
소통과 화해라는 말씀이 참 따뜻하고 희망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