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군에 ‘도로원표’를 ~
강화군에 ‘도로원표’를 ~
  • 나문재
  • 승인 2019.09.30 14:5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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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고양시) 사는 친구와 함께 강화 나들길 2코스(갑곶돈대 ~ 초지진)를 걸었다갑곶돈대에서 출발하면서 그가 2코스의 매력(?) 이라며 필자에게 하는 말.

‘"왼쪽은 강(염하, 엄격히 말하면 바다)과 철조망, 발밑은 강화외성, 오른편은 들판, 이런 길은 아직 만나보지 못했다."

이어 외적의 침입통로로 이용된 염하, (몽골군) 방어 목적의 외성 등 나름의 역사적 해석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강화 사는 필자는 이런 친구가 좋다.

얼마가지 않아 그가 발길을 멈추고 아! 하는 탄성과 함께 발길을 멈춘다. 색다른 이정표(里程標). 선원사지 4km, 강화풍물시장 3km, 강화역사박물관 10km, 눈에 익은 것들이다. 그리고 멋진 나들길 조형물.

걷기 잘 했다는 생각을 갖게 해준다. 걸으며 우리는 강화에서 출발하여 서울까지 걷는 길과 이정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강화 나들길 이정표 - 갑곶돈대에서 출발, 얼마 되지 않는 곳에 있다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옛날 강화도와 서울과의 거리는 135리 이었다. 10= 4km라는 공식을 대입하면 54km라는 계산이 나온다. 당시 사람들의 걸음으로 치면 하루 반쯤이 걸렸고, 배를 타는 시간까지 따지면 이틀은 걸렸을 거리이다.

이 때 도로의 기점[起點]은 서울 종로구 창덕궁 돈화문 앞, 나라님이 계시던 집 대문 앞이었다.

강화 도로표지판 - 강화대교 입구 오른편에 있다.

강화에서 서울, 어디까지가 55km인가?

강화읍에서 48번 국도 따라 강화대교 넘기 전 오른편에 도로표지판이 있다. 서울 55km · 월곶 5km. 지인들과 내기를 했다. 서울 어디를 기준으로 한 55km일까? 한 마디씩 한다. 서울시청, 청와대, 경복궁, 창덕궁, 국회의사당, 글쎄 ~ 등이 나왔다.

도로원표(道路元標)라는 것이 있다. 도로의 시작점과 끝나는 지점 또는 지나는 곳을 표시한 것으로 우리나라는 1914년에 처음 설치했다. 경성(지금의 서울), 인천, 군산, 대구, 부산, 마산, 평양, 진남포, 원산, 청진 등 10개 도시에 시가지 원표(元標 : 기준으로 삼는 표)의 위치를 결정, 고시했다

이때 서울 세종로 네거리(충무공 이순신 동상자리)에 화강암으로 만든 원표를 설치했다. 전면에는 '道路元標', 측면에는 전국 18개 주요도시 간 거리를 일본식 한자로 음각되어 있었다.

이후 사회 변화에 따라 한 번 인근으로 옮겼다 1997년 세종로 지금의 자리에 새로 설치했다. 고속도로상의 거리 표시는 실제 고속도로가 시작되는 지점과 종점간의 거리 일뿐 도로원표와는 상관이 없다.

서울시 도로원표가 설치된 바닥에는 여러 개의 초록색 동판이 있다.

국내 동서남북의 여러 도시 - 제주도(530km), 마라도(579km), 부산(456km), 목포 (393km), 속초(204km), 군산(260km), 안동(273km)과 북한의 평양(193km), 진남포(187km) 53개 도시를 고속도로와 국도를 이용한 실제거리를 새겼다.

다만, 도서지역은 직선거리를 표기한다. 외국으로는 파리(8,976km), 베를린(8,138km), 로마(8,974km), 베이징(954km), 울란바토르(1,998km) 등 외국 64개 도시를 직선거리로 표시했다. 

서울시 도로원표 - 세종로 네거리 코리아나 호텔과 동화면세점 사이에 있다.
서울시 도로원표 바닥 동판 - 파리 8,976km, 리스본 10,423km, 런던 8,871km ~ 등이 새겨져 있다.
세종문화회관 앞 이정표 - 베이징 954km, Sdney 8324km, 베를린 81,38km, Taipei 1,483km 등이 보인다.

강화군에도 도로원표를 ~~

우리나라는 도로원표 설치를 법령으로 규정하고 있다. 도로법 시행령(50)에 따르면 특별시, 광역시, , 군에 1개를 설치하도록 되어있다. 이에 따라 각 시는 물론, 강원도 가평군 · 정선군, 충청도 서천군, 전북 진안군 등 웬만한 군단위에도 모두 도로원표가 설치되었다.

1994년 인천광역시도 중구 항동에 설치했다. 그럼 인천시 소속인 강화군은 어떻게 하나... 살펴보니 길이 있다.

도로법 시행규칙 제233호에는 그 밖의 역사적·문화적 중심지’라고 되어있다. 인천광역시는 이 조항을 근거로 추가로 강화군에 도로원표를 설치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 입에 흔하게 오르내리는 말, ‘역사의 도시’, ‘지붕 없는 박물관’ . 강화가 역사적 문화적 중심지라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이 점을 충분히 활용하여 강화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강화군에도 도로원표를 설치할 것을 제안해 본다.

이 때 유의할 것이 하나 있다. 인천시의 도로원표를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 인천시 도로원표는 중구 항동,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탑(중구 항동) 옆에 숨바꼭질 하듯 ‘숨겨져’있어 웬만한 관심과 주의가 없으면 찾기가 어렵다.

인천시 도로원표 – 왼편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탑(중구 항동)을 돌아서 뒤로 가야한다. 자칫 헛걸음하기 쉽다.

강화도가 기점(起點) - 시작점이다.

강화군의 중심인 용흥궁 공원 어디쯤에 도로원표를 설치하여 강화를 찾는 사람들에게 볼거리하나를 추가하였으면 한다. 물론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것을 염두에 둔 필자의 생각이다.

그리고 나름 그림을 그려본다. 이 주위에서 학생들 몇몇이 도로원표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강화도에서 백두산까지 km, 파리까지 km, 울란바토르까지 km ...

자신들의 작은 바람 하나씩을 이야기하는 모습을... 그 뒤에는 호기심 가득한 관광객들의 작은 미소까지...

고인돌, 돈대, 마니산 참성단... 조상님들이 남긴 문화유산이다. 여기에 현재 이곳에 사는 우리가 스토리텔링‘  하나를 추가하는 것이다.

도로원표는 도로의 기점(起點)을 표시하는 것이다. 起點 - 무엇이 처음으로 일어나거나 시작되는 시점을 말한다.

강화도가 그 기점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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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만희 2019-10-01 10:51:05
충분히 시행해 볼만한 내용입니다~ 군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시행하면 좋겠습니다~

이광구 2019-09-30 15:25:18
재밌는 발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