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환의 江華漫筆 6 도연명의 귀거래사(歸去來辭) 감상
홍성환의 江華漫筆 6 도연명의 귀거래사(歸去來辭) 감상
  • 인터넷 강화뉴스
  • 승인 2019.09.23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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實迷途其未遠 (실미도기미원)

실로 인생길 잘못 접어들어 헤매었지만 그닥 멀리온 것은 아니니

覺今是而昨非 (각금시이작비)

지금 생각이 옳고 지난 세월 잘못 산 걸 깨달았노라.

舟遙遙以輕颺 (주요요이경양)

배는 흔들흔들 가볍게 흔들리고

風飄飄而吹衣 (풍표표이취의)

바람은 한들한들 옷깃을 스쳐간다.

問征夫以前路 (문정부이전로)

지나는 길손에게 고향 가는 길 물을 제

恨晨光之熹微 (한신광지희미)

새벽녁 희미한 빛마저 한스럽구나.

 

 

나는 젊어서부터 함석헌 선생을 좋아해 선생의 전집 30권을 다 읽었는데 그 중 씨알의 옛글풀이라는 책에서 도연명의 귀거래사를 발견하고 그 시가 마음에 들어 큰 종이에 시 전문을 한자로 쓰며 홀로 미소지은 적이 있었다. 도연명처럼 일찍이 41세에 귀향한 것은 아니나 60에 강화로 이사와 십여 년을 귀거래사(歸去來辭)처럼 자연과 술과 벗과 책을 즐기며 살고 있다. 이것이 얼마나 큰 복인가. 넉넉하지는 않지만 마음이 쪼그라들고 비루해본 적은 없다. 아름다운 바다와 섬, 숲과 벌판이 있어 어디든 어슬렁거리기만 해도 천국으로 소풍나온 듯하고, 마음 통하는 귀한 벗들까지 있어 술과 풍류를 즐기며 시와 책과 학문을 좋아하는 벗들과 수시로 대화를 할 수 있으니 어찌 더 바랄 것이 있겠는가?

나는 특히 억지로 하지 말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살라는 노장 사상이 좋아 노자의 도덕경을 수없이 읽고 도덕경 81장에 대한 간단한 감상을 쓴 적도 있다. 여기 도연명의 시에는 자연과 술과 거문고와 시를 즐기며 소박하게 사는 도인의 모습이 잘 그려져 있다. 이 시에서 노래하고 있는 삶이 우리 동양인들이 마음 속 깊히 동경해온 삶이다. 가난하지만 마음은 한없이 넉넉하고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

내가 가까운 지인들과 <강화이웃사촌>을 만든 이유는 이런 삶을 살자고 그런 것이다. 은퇴하고도 세상이 머리 속에 가득하면 언제 인생이 한가롭겠는가. 나라와 세상을 위해 뜻을 세우고 자기의 삶을 돌보지 않고 희생적으로 사는 지사들도 더러 있다. 나는 그들을 존경하고 늘 부끄럽기도 하다. 젊은 날 나도 그런 삶을 살려고 한 적도 있었으나 이제 그러고 싶지 않다. 그냥 이웃과 더불어 정을 나누며 도연명이 노래한 귀거래사의 삶을 살고 싶을 뿐이다.

귀거래사를 소리 높혀 읽다보면 아, 이것이 삶의 기쁨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원망도 미움도 없고 삶에 대해 더 바랄 것이 없다. 바람처럼 시원하고 하늘처럼 뻥 뚫렸다. 이백의 시처럼 왜 산골에 사는가라고 물으면 미소만 지을 뿐이다. 마음이 스스로 한가하다.

이것이 에머슨이 노래한 소박한 삶, 고상한 생각이다. Smiple life, High thinking

 

도연명(陶淵明, 365~ 427) 전원을 노래한 술의 성인

중국을 대표하는 시인 중에는 술을 사랑했던 시인이 많다. 술을 좋아한다는 데서 유래한 별명도 부지기수다. 이백(李白)은 술의 신선(神仙), 소식(蘇軾)은 술의 친구, 육방옹(陸放翁)은 술 미치광이, 죽림칠현(竹林七賢)의 유령(劉伶)은 술의 귀신으로 불린다. 마지막으로 술로 평가된 시인이 있었으니 바로 중국의 대표적 시인 도연명으로, 그는 술의 성인(聖人)으로 표현된다. 그는 술을 열렬히 칭송했는데 그가 남긴 약 130여 수의 시 중 절반 정도에는 술에 관한 구절이 포함되어 있다. 도연명은 중국 문학사상 가장 위대한 시인 중의 한 사람으로 은둔자, 전원시인의 최고로 꼽히는 인물이다.

귀거래사는 모두 4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장은 관직 생활을 접고 귀향하게 된 까닭을 서술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 장은 귀향 후 편안한 마음으로 술마시고, 산책하고, 친척과 정담을 나누는 등 유유자적한 전원생활 모습을 그린다. 마지막 네 번째 장은 자연에 순응하며 소박하게 살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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