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를 설명하는 여행사업
강화를 설명하는 여행사업
  • 인터넷 강화뉴스
  • 승인 2019.09.02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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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를 찾아오게 하는 여행사가 있나요?”

관광개발사업소장을 했던 김기훈씨가 10여 년 전부터 던지는 질문이다. 아는 분들에게 직접 강화를 안내한 경험이 많겠지만, 그걸 사업으로 하는 곳은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제주는 강화보다 선진지다. ‘제주도 따라잡기 10년 계획같은 걸 해보는 것도 좋겠다.

여행은 익숙한 생활에서 이탈해 보는 것이다. 말 그대로 이국적인 것을 경험하면서 신선한 기운을 얻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제주는 한국 사람들에게 분명 이국적이다.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는 것도 이국적 느낌을 더해준다.

이 점에서 강화는 제주에 뒤지지만, 강화에도 이국적 요소는 많다. 드넓은 갯벌과 들판, 국방유적인 돈대, 고려 유적인 강화산성, 철책 너머 보이는 북한도 이국적인 풍경이다.

제주는 비행기로 가야 하고 강화는 차로 1시간이면 오는데, 이건 서로에게 강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 강화는 수도권 사람들이 돈 들이지 않고 쉽게 오갈 수 있는, 그러면서 일상과 다른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곳이다.

이광구(양사면 철산리 주민)

강화만의 이국적인 것들

나는 아는 사람들에게 강화를 안내할 때 돈대를 많이 가고, 그 중에서도 연미정을 많이 간다. 연미적은 설명할 것이 많은 곳이다. 황형 장군의 사연, 왕자들이 잡혀갔다는 병자호란 얘기, 홍수 때 소가 떠내려왔다는 중립수역의 유도 얘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정전협정과 중립수역 얘기, 바로 밑 해병대 초소 얘기, 제비꼬리를 뜻하는 연미정 이름 얘기 등. 게다가 탁 트인 전망도 참 좋은 곳이다. 그리고 원형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분오리 돈대, 박정희 시대에 정비한 광성보, 망월 들판에 고요하게 자리잡은 돈대 등도 자주 찾는 곳들이다.

돈대 다음으로 자주 찾는 곳은 강화읍의 성공회 성당이다. 제국주의 열강인 영국이 조선 민중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한옥식으로 성당을 짓고 절과 비슷한 형식으로 대문을 만들었다. 온수리 성공회 성당도 자주 간다. 옛 성당과 최근 지은 현대식 성당의 조화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옛 성당 옆 독립운동가의 묘비를 읽다 보면 절로 눈물이 난다. 한쪽에는 성당에서 운영하는 지역아동센터도 있다. 가난한 집 아이들이 아름다운 성당터에서 좋은 선생님들과 함께 꿈을 키우는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절은 작은 절을 찾는 편이다. 동막해수욕장 근처 정수사나 고려산 서쪽에 있는 적석사를 간다. 전등사나 보문사는 볼 건 많지만 사람도 많고 번잡하다. 그에 비해 정수사나 적석사는 단아하고 조용하다. 경치도 좋다. 이런 조용한 곳을 다니면서 마음의 안정을 얻는 것이 진정한 여행이다.

꼭 대단한 유적이나 자연풍경을 많이 봐야만 하는 건 아니다. 차분해지고 일상에서 벗어나 보는 것이 좋다. 그런 점에서 들판을 바라보는 것도 좋다. 그럴 때 나는 고려 때부터 개척했다는 강화의 개척역사를 설명해 준다. 마리산은 별도 섬이었다가 합쳐진 거고, 교동도 섬 서너 개가 고려 때부터 합쳐진 거라는 설명을 하면서, 옛 지도도 보여준다.

갯벌이야말로 강화의 큰 강점이다. 볼음도에 배 타고 가는 거, 거기서 경운기나 트랙터를 타고 30분 이상 달리며 끝없는 갯벌을 경험하는 것, 상합을 잡는 것 등도 아주 좋은 여행경험이다. 갯벌의 생태를 보고 배우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고, 그 드넓은 뻘에서 아무 생각없이 가만히 있어 보는 것도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데 좋다. 이런 경험을 하려고 여행하는 거 아닌가. 몽고에 가서 드넓은 풀밭을 보고 밤하늘의 쏟아지는 별을 볼 수 있지만, 돈과 시간이 많이 든다. 강화에서는 아주 쉽고 편하게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분단도 강화의 특색 중 하나다. 민통선 지역 주민들의 불편함과 경제적 불이익은 많지만, 한편으로는 이것이 여행객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러시아 처녀가 철산리 우리집에서 자고 평화전망대를 본 적이 있다. 그녀에게는 해안가 철조망과 남과 북의 전혀 다른 풍경이 확 와닿았다. 얼마 전 양사에서 읍으로 가는 버스를 탔는데, 외국인 다섯 명이 창가에 앉아 계속 북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민통선도 일상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강화의 강점이다.

 

민간사업을 촉진하는 예산 편성

이제 여행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현재 우리는 해외여행을 꽤 많이 간다. 우리보다 소득과 인구가 더 많은 이웃 일본보다도 많이 간다. 그런데 한때 일본도 해외여행을 지금보다 훨씬 많이 갔는데, 지금은 일본 국내여행으로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여행업계 사람 말로는, 우리도 차츰 해외여행에서 국내여행으로 추세가 바뀔 거라고 한다.

해외여행의 볼거리가 국내여행보다 많은 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해외여행은 돈과 시간이 많이 든다. 그러니까 해외의 아주 독특하고 멋진 것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국내에도 여행의 본질에 맞는 각 지역의 특색 있는 걸 더 많이 찾아내야 한다. 일본은 각 지방들이 각기 독특한 볼거리들을 우리보다 잘 만들어내고 있다는 말을 많이 한다.

우리도 강화만의 독특한 이야기 거리를 많이 발굴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강화군에서도 예산을 쓸 때, 여행산업의 본질을 잘 이해하면서 써야 한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축제를 할 때 외부 기획사를 쓰고 유명가수를 부르는 건, 당장 그때 행사에는 도움이 된다. 그러나 길게 보면 강화만의 독특함을 개발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진달래축제를 윤용완씨가 처음 시작했고, 조양방직을 사기업이 한 것처럼, 강화만의 독특함을 살리는 방향은 민간이 더 잘 안다. 군은 이런 사업이 더 잘 되도록 하는 방향으로 지원해야 한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지만, 강화에서 제일 돈 많은 곳은 군청인데, 군청의 예산이 민간의 활력을 촉진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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