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청소년과 더불어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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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8.1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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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일(知日) 친일(親日) 반일(反日), 그리고 신일(新日)

 

강서중학교 교사 이수석

 

마지막 조선총독 아베 노부유키는 일본이 패망하고 마지막으로 항복문서에 서명한 후 다음과 같은 망언을 합니다.

 

우리는 패했지만 조선은 승리한 것이 아니다. 장담하건대 조선민이 제 정신을 차리고 찬란하고 위대했던 옛 조선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100년이라는 세월이 훨씬 더 걸릴 것이다. 일본은 조선인에게 총과 대포보다 무서운 식민교육을 심어 놓았다. 결국은 서로 이간질하며 노예적인 삶을 살 것 이다. ... ... 나 아베 노부유키는 다시 돌아온다.”

 

지금 한일관계를 염두에 두고 본다면 일본 군국주의자들의 무서운 속셈의 일단을 엿보는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망언을 접하고 독일 철학자 헤겔의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이란 논리를 떠올립니다.

헤겔은 정신현상학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자연상태에서의 삶과 죽음을 건 싸움에서 인간은 2부류로 나눌 수 있다. 그것은 자기의 확신을 관철시키는 인간과 죽음의 두려움에 떠는 인간이다. 전자는 자립적인 의식이며, 대자(對自, 자신을 자각하는 것) 존재가 본질이다. 다른 편은 비자립적인 의식이며, 대타(對他. 타인에 의해 자신을 자각하는것)존재가 본질이다. 전자는 주인이며, 후자는 노예이다.”

 

두 사람이 서로 싸우는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한 사람은 자신의 자유를 위하여 최선을 다해 싸워 승리합니다. 다른 사람은 죽음을 두려워하여 싸움에서 졌습니다. 승자는 주인이 되었고 패자는 노예가 됩니다.

주인은 죽음의 두려움에 떨며 자신의 말을 따르는 노예를 통해서 자신이 주인이라는 자각을 갖게 됩니다. 노예의 노동과 노동이 만들어낸 사물을 갖고 생활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주인은 노예 없이는 자립성을 유지하지 못합니다. 이 의존이 주인의 자립성의 참된 모습입니다.

노예도 마찬가지입니다. 노예는 죽음의 두려움에 떨고, '공포'에 사로잡힙니다. 자연상태의 삶과 죽음을 건 싸움에서 노예의 모든 것이 동요하며 흩어집니다. 이러한 흩어짐과 욕망의 단념은 주인에 대한 '봉사'로 바뀝니다. 봉사와 함께 주인의 명령에 따른 노예의 '노동'이 진행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인-노예 관계는 영원불멸한 것이 아니라 변화하게 됩니다.

바로 노예의 노동을 통해서입니다. 끊임없는 노동을 통하여, 노예에게서 양의 질적 전환이 일어납니다. ‘양의 질적 전환이란 양이 쌓이고 쌓이게 되면 변한다는 것으로 물이 0°C 아래가 되면 고체로 변하고, 100°C 이상이 되면 기체로 변하는 것과 같습니다. 한 잔 술에 취한다는 말은 여러 잔을 마신 뒤의 한 잔 술에 의해 일어나는 일입니다. 양의 축적 없이 변화는 없습니다. 주인과 노예의 관계도 양의 질적 전환을 통해 변화가 생깁니다. 주인은 노예의 시중을 받으며 무력해지고, 노예는 주인의 명령을 따라 노동하면서 물질의 법칙을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려는 실질상의 주인이 됩니다.

결국 주인은 노예의 노동과 시중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노예의 노예가 되어버립니다. 노예는 자유인이 되어 주인을 노예로 부립니다. 이것이 헤겔의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입니다. 여기서 노동은 자유의 회복을 위한 자기 노력의 표현입니다. 이런 변증법적 전환에서 노예의 노동은 노예에게 자유를 되찾아줍니다.

 

 

일본과의 관계도 이와 같은 주인-노예 변증법이 적용됩니다. 그걸 염두에 두면서 최근 일본을 대하는 입장을 한자로 정리해보았습니다.

먼저 지일(知日)입니다. 한자의 알다 지()’는 화살 시()와 입 구()의 조합입니다. 화살은 목표물에 적중시켜야 목적을 달성합니다. 화살처럼 사물의 이치를 꿰뚫는 말에서 의미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지일(知日)은 일본이란 나라의 겉과 속을 잘 알자는 뜻입니다.

친일(親日)입니다. ‘친하다 친()’은 나무 목() + 세우다 립() + 보다 견()의 조합입니다. ()은 나무가 서 있는 모습을 애정 어린 눈으로 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친일(親日)이란, 일본이 잘 되길 바라는 것이고, 그와 친하게 지낸다는 말입니다.

반일(反日)입니다. ‘되돌리다 뒤집다 반대하다 반()’은 벼랑 낭떠러지 농경지를 나타내는 민엄호 엄과 오른 손 모양인 우가 조합된 글자입니다. ()은 농사를 짓기 위해 오고 가는 모습으로 반일(反日)은 일본에 반대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신일(新日)입니다. 새롭다, 처음으로 신()은 나무 목() + 세우다 립() + 도끼나무를 베다 근()이 조합된 글자입니다. ()은 나무가 서 있는 모습을 바르게 하려고 도끼로 다듬는 것입니다. 결국 신일(新日)은 일본이 잘한 것은 잘한 것이고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으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입니다.

 

저는 일본의 경제보복과 불매운동을 통해 친일(親日)해야 할 것과 반일(反日)해야 할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신일(新日)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힘을 길러야 함을 알았습니다. 헤겔의 말처럼 생사를 건 투쟁에서 승리해야 주인이 된다는 것이고, 승리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동이 필요합니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맞서는 우리의 끊임없는 노동이란 결국 국내 기술의 발전을 의미합니다. 지금 우리는 식민 지배를 받던 조선과는 다릅니다. 일본을 넘어서는 기술, 기획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필요한 것은 스스로에 대한 신뢰,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삶의 주인으로 살고 싶었습니다.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학생일 때 힘들고 어려웠으나 참으로 좋았다 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지금 만약 그때로 돌아가겠는가?“라고 묻는다면 아니다입니다. 제겐 지금 이 순간 이 곳이 제일 좋기 때문입니다.

저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의 현실을 비관적으로 보지 말자는 것입니다. 헤겔의 말처럼 모든 것은 변하지만 변하지 않는 진리는 언제나 세상은 변한다. 항상 새로워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노예가 아닌 주인으로 살 수 있는 것이지요.

쫄지마. 우리는 주인으로 살거야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만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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