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청소년과 더불어 ⓵
강화 청소년과 더불어 ⓵
  • 이수석(강서중학교 교사)
  • 승인 2019.06.20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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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이란 무엇을 가르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우선 나를 보여주는 사람이다. 
선생은 먼저 알아낸 것을 전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앎을 위해서, (중략) 그 노력의 치열한 흔적, 그 흔적의 길을 솔직하고 섬세하게 보여주는 사람이다.
선생은 강단 위에서 강단 아래로 정답을 던지는 사람이 아니다. (중략) 그는 정답을 찾기 위한 도정에서 얻는 상흔을 보여줄 뿐이며, 심지어 오답 투성이의 앎과 삶에서도 섣부른 권태와 냉소에 빠지지 않았던 자신의 모습을 용기 있게 보여주는 사람이다.    (김영민, 한국일보, 「1000자 춘추」 중에서)

선생이란? 
 

강서중학교 이남규 학생 작품
이남규 학생 그림

직장 생활을 하다 1990년도에 교단에 처음 섰을 때, 학생들이 저에게 물었습니다. 선생님은 왜 교단에 섰으며, 회사와 학교의 차이점은 무엇이냐고요. 전혀 예상치 못한 질문이었지요. 전 그때 이렇게 말했습니다.

회사는 내가 출근해서 일을 하면 일한 결과가 아무리 늦어도 일주일 안에는 나타납니다. 그런데 학교는 빨라야 10여 년 뒤에나 나타납니다. 물론 그 결과는 여러분이지요. 저는 먼 훗날, 여러분이 사회생활을 하다가,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나서 소주 한잔 기울이며 학창 시절을 생각할 때, ‘, 그 선생님은 치열하게 살았고 메시지가 있었던, 괜찮은 선생님이었어!’라고 기억되는 선생님이 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졸업한 제자들이 저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지 두려워지는 요즈음입니다. 제 나름대론 치열하게 살려고 노력했고, ‘흐르는 물이 되어 언제라도 학생들이 찾아올 때면 맑고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준비하는 교사가 되려고 노력했었는데…….

그리고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흐르는 세월동안 정말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저는 동산고등학교에서 인천석남중학교로 전근하였고, 지금은 강서중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 지금, 교사로서의 전문적 지식이 부족합니다. 철학과 논리학, 윤리에 관한 전문적 지식은 뛰어(?)나지만, 사회와 역사 교과는 부족합니다. 무엇이든지 가 있다고, 이제는 공부하고 공부해도 금방 잊어버립니다. 사회와 역사 수업을 위해 준비를 단단히 해보지만, 예전 젊은(?) 시절의 순발력과 총명함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더군다나 학생들은 스펀지처럼 그 무엇이든지 흡수하는 능력이 있기에, 그들을 따라 가지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중학교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을 살짝 접었습니다. 오히려 학생들에게 배우려 하고, 학생들과 같이 공부하려 하고, 그들에게 삶의 지혜(?)를 알려주려고 했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단순했습니다. 그들이 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고, 그들을 존중하며 그들의 자존감과 성취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잘하는 것이 학생들의 이야기를 잘 듣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들은 이야기를 글로 쓰는 것이었습니다. 이 능력(?)도 사실 학생들로부터 배우고 자극받아 형성된 것이었습니다. 학생들이 저에게 학습동기유발을 시킨 것이지요.

오래전, 동산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논술글쓰기를 가르치면서도 그들에게 쓰기만을 요구했지 제가 직접 쓴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아니 글을 잘 쓸 줄 몰랐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그러던 중 하루는 제자들이 저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선생님! 선생님의 수업 자료를 차라리 책으로 출판하시지 그러세요. 매번 수업 준비를 위해 복사나 프린트하시느라 시간 뺏기지 말고요.”

게으르고 아둔한 저에게 제자들은 스승처럼 이렇듯 깨달음과 동기를 주었습니다. 그래서 제 수업 자료를 모으고 정리하는 한편으로, 학생들에게 설명했던 제 이야기를 글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비문(非文)도 많았고,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안타까움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 글쓰기 공부를 하면서 자꾸만 글을 써보니까 가장 효과적인 글을 쓸 때도 있더군요. ‘백문이불여일견(百聞而不如一見)’이 아니라 백독이불여일술(百讀而不如一述)’이라고, 백 번 읽는 것보다는 한 번 써보는 것이 낫더군요^^. 글 쓰는 방법을 백 번 공부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글을 한 번 써보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글쓰기 훈련을 자꾸 하게 되니, 어느새 글 쓰는 일이 두렵지 않게 되었습니다.

강서중학교 이다희 학생 작품
강서중학교 이다희 학생 작품

이제 저는 글 쓰는 일이 즐겁습니다.^^ 아니 행복합니다. 글쓰기를 하고 싶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일단 자신의 생각을 무조건 써보십시오. 그래서 고치고 반성하면서 글 쓰는 즐거움을 체득하십시오.

세상한 권의 책이고, 이 세상 모든 사람은 이 책을 공부하는 학생이라고 봅니다. ‘상선약수(上善若水)’처럼, 이 세상이라는 책을 읽고 공부하는 데 최선의 길은 흐르는 물처럼 생활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존재물을 저의 스승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배우는 학생이 때로는 저의 스승이 될 수 있고, 저를 아끼고 이해해주는 모든 사람들이 저에게는 언제나 스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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