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과 책을 나눌 때 가장 행복한 독서교육전문가, 강화여고 김혜연 선생님
학생들과 책을 나눌 때 가장 행복한 독서교육전문가, 강화여고 김혜연 선생님
  • 김세라 기자
  • 승인 2018.12.18 16: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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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연 선생님: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어린이청소년도서관발전유공) 수상
김혜연 선생님: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어린이청소년도서관발전유공) 수상

책은 삶의 지혜가 축약되어 있는 보물창고입니다. 학창시절 감명 깊게 읽은 책 한권은 성장을 인도하는 이정표가 되지만, 요즘 세대는 활자보다 영상언어를 다루는 것에 더 능숙합니다. 학생들이 관심 있는 서가로 발걸음을 옮겨 앎의 재미를 배울 수 있도록, 살아있는 독서교육에 열정을 다하고 계신 참스승이 있습니다. 강화여고 사서교사 김혜연 선생님입니다.

 

강화뉴스(이하 강화)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본인 소개 부탁드릴께요.

김혜연선생님(이하 김) 2004년에 제3호 인천사서교사로 임용되어, 올해로 15년이 되었네요. 강화에는 2012년에 왔고, 강화여고는 4년 째 입니다. 전공은 문헌정보교육학과에요. 처음 교사가 되었을 때는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기도 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저는 책과 도서관을 사랑하고, 이 공간에서 학생들과 뭔가를 창조하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학교생활 중 어려운 일이 생겨도 도서관을 찾는 아이들 덕에 힘이 납니다.

강화 이번에 받은 상도 설명 해 주세요.

하나는 교육감님께서 주신 학교독서교육 대상인데요, 학교부문, 교사부문 둘 다 받았습니다. 지난 3년 간 운영한 독서교육 프로그램 실적을 심사하는데요, 독서교육 하는 사람들에게는 영광스러운 자리죠. 또 하나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입니다. 어린이청소년도서관 발전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수여하지요. ‘1318 책벌레 리더스라는 독서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학생들에게 상당히 유익했어요. 학생들과 즐겁게 보냈던 시간들을 정리했고, 그 노력을 인정받아 기분이 좋습니다.

강화 수상소식 듣고 기분이 어떠셨어요?

은퇴해야 하나 싶었어요.(웃음) 이제는 파릇파릇한 후배들이 사서교사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그동안 해왔던 교육활동들을 아낌없이 공유하고 울타리 역할을 해야겠다고 다짐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서울시교육청 요청으로 신규 사서교사 직무연수에서 강의를 했었는데, 이벤트성 독서행사는 지양하고, ‘배움을 즐기는 행복교육을 지향하는 교육과정 흐름을 놓치지 말자고 열변을 토했어요. (웃음)

강화 강화여고에서 이뤄지고 있는 독서교육이 궁금합니다.

사서 교사가 되고, 5년간은 애송이었어요. 열심히 했지만, 그때를 떠올려 보면 부끄럽죠. 하지만 그런 시행착오를 겪었기 때문에, 교육과정과 함께 가는 독서교육을 설계할 수 있었어요. 진로교육이 부각되고 있잖아요. 학생들 생활기록부에 특기사항을 기입해 줘야 하니까, 대학입시 관련해서도 연구를 하고 있어요. 대학에서 요구하는 독서관련 활동 경향도 파악하기 위해 입시사정관 강의도 찾아 듣고 있고요, 교과와 연계방안도 모색 중이에요. 최근에는 옷장에서 나온 인문학이란 책을 가지고, 그 안에서 언급된 나눔, 기부, 패션 등 키워드로 수업을 했어요. 그때 공개수업에 참석하셨던 국어선생님께서 해당 내용을 국어시험 보기 사항으로 넣어도 되냐고 물으시더라고요. 15년 만에 처음 있었던 일이에요. 가장 이상적인 사서교사와 교과교사의 콜라보가 아닐까 싶어요. 수학여행 때도 독서활동을 첨가 했었어요. 제주도로 가는 2학년들에게 관심분야대로 주제를 정하여 탐구프로젝트를 기획할 수 있도록 지도 하였죠. 이제야 독서교육의 감을 잡은 것 같아요.

강화 올해 주최하신 독서 프로그램 중에 기억에 남는 일화가 궁금합니다.

교사가 지치지 않는 수업이라는 표현이 있는데요, 도서관 수업도 마찬가지에요. 저는 방향만 제시하면, 아이들이 반짝반짝한 아이디어를 내서 척척 수행하더라고요. 북콘서트도 우리아이들이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요. 학생기획팀 만들어서 공연예술경영을 희망하는 친구들이 구상하고, 노래, 연극, 학생 강의 등 자신들의 재능과 끼를 마음껏 표현하는 공간으로 마련하고 있어요. 얼마 전에 또래독서탐방이라는 학생 주도 독서여행이 있었어요. 4명씩 한 조가 되어서 작가 한분과 12일을 지냈어요. 학생 16명에 4명의 작가가 참여하였죠. 작가선정도 학생들이 했고요. 교장, 교감선생님께서 취지를 이해해 주시고 흔쾌히 승낙해 주셨어요. 작가님 중 한분은 일본에 살고 계시거든요. 화상대화도 감사했는데, 학생들과 직접 소통해야겠다며 자비로 비행기 타고 몸소 와주셨어요.

강화 듣기만 해도 참 훈훈합니다.

강화여고 학생들이 특별해요. 요즘 애들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있는데, 우리 애들은 심성이 곱고, 교사에 대한 반감이 없어요. 선생님들이 자신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거든요. 교사랑 학생 사이에 신뢰가 쌓여서 시너지 효과가 있어요. 우리학교에 오는 외부강사님들도 다 그렇게 말씀하셔요. 학생들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수업에 집중하고, 정겨운 목소리로 반응을 보이니까 애초에 마음먹었던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전달하게 된다고. 강화여고 선생님들 다 애들 때문에 다른 학교로 못 가겠다고 그러세요. 도서관 벽에 붙어있는 책상도 학생들이 감사의 마음을 표현한 선물이에요. 보너스 받는 것 보다 몇 배 기뻐요 .

강화 보기 드문 따뜻한 사제관계에요.

더불어 사는 세상이잖아요. 아이들과 나눔에 대해 자주 얘기하고 있어요. 책도 혼자 읽으면 사고가 확장될 수 없어요. 3,4명씩 모둠을 지어서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갖게 하고 있어요. 입시경쟁은 불가피하다 보니, 우리 학교가 대도시에 비해서는 덜한 편이지만, 그래도 성적 때문에 마음의 장벽을 친 애들이 있어요. 안타깝죠. 그럴 때 마다 학생들에게 해주는 이야기가 있어요. 6년차 교사였을 때, 그 동안 모아놓은 업무파일이 담긴 외장하드가 망가졌어요. 눈앞이 캄캄하더라고요. 그때까지 주위에서 자료를 부탁하면 내심 아깝긴 했지만 나눠 줬거든요. 혹시나 해서 내가 준 파일 가지고 있냐고 물으니, 다행히 모두들 간직하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80프로를 복원 했어요. 지식도 마찬가지 인 것 같아요. 나누면 틀림없이 몇 배로 돌아온다는 것을 학생들이 알았으면 해요.

강화 마지막으로 강화뉴스 독자들을 위해 좋은 책 추천 부탁드립니다.

모리사와 아키오의 무지개 곶의 찻집이란 일본소설이 있어요. 제가 평소에 일본소설을 잘 안 읽는 편인데, 이 책은 바로 빠져들었어요. 손님이야기를 듣고 여주인이 그를 위한 맞춤 커피를 내려주는 찻집 이야기에요. 바쁜 일상에 지치고 힘들었던 몸과 마음을 치유하게 해주는 책이에요. 한 권 더 있어요. 강화여고 교사 독서동아리가 있거든요. 2015년에 이 학교에 오자마자 만들었어요. 과연 될까 반신반의 했는데, 동료 선생님들께서 적극 호응해 주셔서, 현재 15명의 선생님들이 한 달 반에 한 번씩 독서 토론을 하고 있어요. 2018년 마지막 책이 이진순의 당신이 반짝이던 순간이에요. 세월호부터 이국종 교수까지, 2012년부터 만 6년 동안 한겨레신문에서 연재 된 인터뷰를 묶은 책이에요. 우리가 미처 읽지 못했던 마음의 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에요. 강화뉴스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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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성 2018-12-30 02:08:12
와~ 이렇게 감동스런 스승님이 계신 강화여고 학생들이 참 부럽습니다~

도서관이 도서관 다울 수 있도록 책과 사람을 잘 연결시키고 생기를 불어넣는 분들이 바로 사서겠지요 . 특히나 아이들과 배움이 살아 숨쉬는 학교도서관은 더더욱 사서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생각되어 집니다~
일회성 이벤트보다 배움을 즐기는 독서교육,아이들이 스스로 즐기고 만들어 내는 자발성도 인상 깊었지만 역시나 도서관의 공공성~특정 소수에게 점유되는 지식이 아닌 만인에게 평등한 ,배움을 나누는 지식의 공공성을 몸소 실천하신 모습에 또 한번 감동했어요~
아이들도 그 모습에서 배움은 나누는 것임을 시나브로 젖어 들거라 확신합니다~

김혜연선생님 강화에 계셔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