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꽃
부처꽃
  • 신종철
  • 승인 2012.07.3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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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의 들꽃 산책 (6)

7, 8월의 더운 여름에 만날 수 있는 들꽃 중 하나가 부처꽃이다. 산의 숲에서 나리꽃이 피었다 져갈 때쯤 부처꽃은 산과 들의 습지에서 자라며 홍자색의 꽃을 피운다. 필자가 부처꽃을 처음 만나 알게 된 것은 아마도 20년 전 쯤으로 기억된다. 당시 한국식물연구회와 함께 들꽃 탐방을 자주 다녔던 한국꽃사진회에 회원으로 입회하면서 들꽃에 관심이 깊어지게 되었다. 한국식물연구회는 이름 그대로 우리나라의 자생하는 식물을 찾아내고 연구하는 모임이었고, 한국꽃사진회는 어떻게 하면 꽃을 예술적으로 사진에 담아낼까를 생각하며 경험을 나누는 한국 최초의 꽃 사진만을 위한 모임이었다. 이 두 모임은 들꽃을 찾아간다는 공통점이 있었기에 월 1회 정도 함께 출사를 다녔었다.

한국꽃사진회에 참석하면서 들꽃과 그 아름다움을 사진에 담아내는 일에 관심이 깊어지면서 기회 있는 대로 자연으로 나가게 되었다. 습도가 높고 무더운 7월의 여름날 부평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김포의 장릉을 찾았다. 숲에서는 별다른 것이 눈이 띄지 않았다. 앞쪽으로 습지가 있었는데 길게 자란 풀들 사이에서 바람에 가는 허리를 흔들며 긴 가지에 빨간 꽃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싸리꽃은 아닌 것 같은데, 어쨌든 처음 보는 들꽃이었다. 정신없이 카메라 셔텨를 눌러대었다. 아직 꽃사진에 입문한 초년생이라 어떻게 앵글을 잡아야 할지 애를 쓰다 보니 땀이 비 오듯 한다. 이렇게 해서 부처꽃과의 첫 만남이 있었다. 들꽃에 관심을 갖는 만큼 들꽃이 보이기 마련이다. 그 후로는 여름에 습지나 물가를 지나다 보면 쉽게 부처꽃이 눈에 띄었다. 강화에 이사해서도 집 뒤의 고비고개를 오르는 언덕 위로 작은 습지가 있는데 7월에 오르니 거기에서도 들풀 사이에서 부처꽃이 피고 있었다. 노루오줌도 한창이었고, 좁쌀풀과 엉겅퀴는 이미 져버린 상태였다. 조금 더 있으면 물봉선화가 한창일 텐데 개발 바람에 이 습지가 언제까지나 습지로 남아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부처를 닮은 곳이 없고 사찰에서 많이 가꾸는 꽃도 아닌데 왜 부처꽃일까? 민간에 전해오는 말에 의하면 불교의 명절인 백중날(음력 7월 15일)에 연꽃 대신 색이 비슷한 이 꽃을 공양한데서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두렁꽃이라고도 하는데 논두렁 밭두렁처럼 넓은 들판에 우뚝 서서 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뿌리로도 번식하지만 씨가 떨어져 번식이 잘 되며 아래에서부터 위로 꽃이 차례로 피어가는 특성상 개화기간이 길어 여름 화단에 심으면 오래 꽃을 감상할 수 있어 좋다. 꽃에는 비텍신(vitexin) 등이 들어 있어 포도상구균, 티푸스균, 대장균에 대해 항균작용을 한다고 하며 민간에서는 풀 전체를 말려 지사제나 이뇨제로 이용한다고 한다.

 

신종철 / 들꽃사진작가, 감리교 원로목사 (국화리 시리미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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