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은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는 책입니다(바람숲그림책도서관)
그림책은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는 책입니다(바람숲그림책도서관)
  • 글: 김세라 기자, 사진: 나윤아 기자
  • 승인 2018.10.0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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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초 그림책 전문 도서관 '바람숲그림책도서관' 최지혜 관장님, 신안나 선생님

무뚝뚝한 아버지에게 '세상에서 가장 힘 쎈 수탉이라는 그림책을 선물해드렸습니다. 애들 책이라며 의아해 하시더니, 책장을 넘길 때마다 눈가가 촉촉해 지셨습니다. 그림책 읽기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그림책 축제가 열리고, 그림책도시도 생겼는데요, 강화뉴스가 우리나라 최초의 그림책 도서관을 찾았습니다. 불은면의 바람숲그림책도서관(이하 바람숲)‘입니다.

바람숲그림책도서관 전경
바람숲그림책도서관 전경

강화뉴스(이하 강화) 최지혜관장님은 부평 기적의 도서관초대 관장이셨고, 전국적으로 강연 요청도 많이 받고 계신데, 강화도의 한적한 시골에 그림책도서관을 세운 까닭이 궁금합니다.

최지혜 관장님(이하 최 관장님) 책을 좋아해서 문헌정보학과를 들어갔는데, 공공도서관에서 근무 하면서 아쉬움이 많았어요. 어린이도서관, 기적의 도서관을 운영하면서도 늘 의문을 갖고 있었죠. 어린이들이 온전하게 책을 즐기고 있는가. 성격상 간섭 받는걸 싫어하는 모양이에요. 관공서에 있으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못하니까, 과감하게 그만두고 온전한 책 공간을 만들기로 했죠. 햇살 가득한 자연 속에서 새소리 들으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도심에는 없잖아요. 숲속 도서관을 만들고 싶어서, 강원도, 진주, 고령 등등 전국을 돌아다녔는데, 누군가 강화도를 추천해줬어요. 신안나 선생님이 예전에 몇 달 강화에 산 적이 있었는데 기억이 좋았다고 해서 결정했어요. 작은집을 증축해서 20142월에 개관했어요. 너무 외져서 누가 올까 싶었는데, 감사하게도 많이 찾아오시더라고요.

오른쪽 최지혜 관장, 왼쪽 신안나 국장
오른쪽 최지혜 관장, 왼쪽 신안나 국장

강화 민간도서관인데, 운영은 어떻게 하고 계시나요?

최 관장님 자유를 얻고 나니 대가가 따르더라고요. 도서관 운영과 경영은 다르잖아요. 경제적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후원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유지되고 있습니다.

신안나 선생님(이하 신 선생님) 관장님은 도서관 살림을 모르세요.(웃음) 워낙 관장님이 전국적으로 유명하시기 때문에, 인문학 답사 코스로 이곳을 자주 찾으세요. 강의료, 단체 방문객들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저희 도서관은 강화지역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많이 오세요. 제주에서도 일부러 견학 오시니까요. 요즘에 그림책이 사회적으로 이슈에요. 일부러 그림 책방만을 골라 다니는 여행자들도 있고요. 그런 분들이 바람숲을 많이 찾으십니다.

강화 그림책은 취학 전 아동들이 읽는 애들 책이란 인식이 강한데요, 최근 부쩍 어른들까지 그림책을 아끼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최 관장님 글과 그림이 잘 어울려 있는, 0세부터 100세까지 읽는 책이 바로 그림책이에요. 그림책이 하나의 문학 장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림책 작가 지망생도 많아졌고요. 한 달에 두 번씩 요양원 어르신들에게 그림책 읽어드리는 봉사를 했는데, 어른들도 참 좋아하세요. 글은 입말로 하니까, 그림 보려고 아우성이시죠. 어르신들께는 새로운 문화충격이에요. 애들이나 읽을 책을, 누가 읽어 주는 것도 특이한데, 듣다 보면 감동이 오니까요. 가끔 애들 따라 바람숲을 방문한 엄마 아빠들에게 그림책 읽어 줄 때가 있어요. 그림책을 읽어주면 어른들도 그림책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더라고요. 그림책 형태도 많이 달라졌어요. 어른들도 한 편의 명화, 시집을 읽는 느낌으로 그림책을 대하세요.

신 선생님 한 달에 한 번씩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모임을 하고 있어요. ‘시시콜콜이라고. 2년 쯤 되었는데 정말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더라고요. 마음의 위로를 받고 가시나 봐요. 밤늦게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림책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림책은 마음을 어루만지고 상처를 치유하는 힘이 있어요.

대추한알을 읽어주고 있는 최지혜 관장
대추한알을 읽어주고 있는 최지혜 관장

강화 그림책 붐이지만, 정작 최초의 그림책도서관이 있는 강화에서는 그림책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아 보여요.

신 선생님 바람숲은 강화보다는 밖에서 더 유명한 것 같아요. 외지 분들이 저희에게 물어봐요. 강화도는 왜 아무것도 안하냐고. ‘바람숲이후에 순천을 비롯하여 전국에 그림책도서관이 여럿 생겼어요. 그럴 때마다 관장님이 자문위원으로 참여도 하시고, 도움도 주시거든요. 원주는 아예 도시 타이틀을 그림책 도시로 걸었어요. 문화관광도시로 거듭나는 강화도잖아요. 안타깝죠.

강화 이 소중한 공간에 강화 분들이 좀 더 관심을 가지시면 좋을 것 같아요.

신 선생님 단 한명이 오더라도 그림책의 맛을 제대로 알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최 관장님 공공도서관 분류법은 따로 있지만, 저희는 그림책을 주제로 분류하고 있어요. 자연생태, 인권, 인물이야기, 지리, 역사, 시 등 방 별로 특이하게 책을 꽂아 뒀어요. 특히 앞표지가 보이도록 책이 놓여 있다 보니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자연스럽게 책으로 손을 뻗지요. 저희 도서관에 온 어린이들은 잠시 스마트폰을 꺼둬야 해요. 가능한 한 누군가에게 방해 되지 않고 도서관에서 지켜야 할 기본 예의를 배우면서 스스로 책을 다루는 법을 익힐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바람숲을 찾는 모든 분들이 책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좋은 시간 보내셨으면 해요.

강화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 말씀 부탁드립니다.

신 선생님 먼 지역에서 방문해주시는 분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어요. 얼마 전에 강릉에서 이곳까지 오셨는데, 책만 읽기에는 한계가 있잖아요. 괜히 죄송스럽더라고요. 그래서 소박한 문화공간을 계획 중이에요. 차도 마시고, 작은 공연도 할 수 있는 복합 공간이지요.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많이 도와주시리라 믿어요.

최 관장님 무엇보다 이 주변의 자연을 지키고 싶어요. 나무 한그루가 자라려면 긴 세월이 필요한데, 공사 때문에 빼곡한 숲이 한 나절 만에 사라지는 장면을 봤어요.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아침마다 뒷산 나무들과 얘기를 해요. 오늘 하루도 잘 지내보자고. 이 지역 생태환경을 꼭 지켜서, 울창한 숲속에서 누구나 마음껏 책을 읽는 힐링 도서관으로 잘 가꾸겠습니다.

 

도서관 서가 모습
도서관 서가 모습

* 최지혜 관장이 추천하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

  - '대추 한 알', 장석주 시인

  - '비에도 지지 않고', 미야자와 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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