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에서 예술농사를 꿈꾸다, 문화운동가 양혜경의 넋전아리랑
강화에서 예술농사를 꿈꾸다, 문화운동가 양혜경의 넋전아리랑
  • 김세라
  • 승인 2018.08.06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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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화의 배띄우기 행사 모습/양혜경 제공
2018 평화의 배띄우기 행사 모습/양혜경 제공

2018727. 역사적인 4.17 판문점 선언으로 한반도에 희망의 바람이 부는 가운데 반가운 평화의 배10년 만에 외포리 포구를 출항했습니다.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행사 중에서 한강, 임진강, 예성강 물을 봉헌하는 넋전춤은 남북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하였습니다. 이 멋진 퍼포먼스의 주인공인 양혜경님을 강화뉴스가 만났습니다.

강화뉴스(이하 강화) 넋전춤이라는 이름이 생소합니다.

양혜경(이하 양) 넋전은 죽은이의 넋을 담아 오린 종이인형입니다. 한지를 오린 것을 이라고 하는데요, 복을 담아 오리면 복전’, 방문에 붙이면 문전’, 넋을 담으면 넋전이지요. 2014년에 서울시에서 사라져가는 전통문화로 지정 되었습니다. 넋전춤은 치유를 위한 춤입니다. 2003년에 민속학자 심우성선생님께 전수 받아서 오늘까지 공연 중입니다.

강화 원래 무용가셨나요?

전공은 도예입니다. 예술가는 연필이든, 붓이든, 망치든 장르와 방식의 경계가 없어야 합니다. 표현하고자 하는 열망을 따르기 위해서는 제약이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인형극, 전통무용, 조각, 그림, 구분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삶이 곧 예술인거죠.

강화 태고종 승려로 출가하셨다고요.

그 당시에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힘든 일들이 있었습니다. 991, 큰 병에 걸렸거든요.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죠. 어린 나이에 성공하여 승승장구를 달리고 있었어요. 95년도에 원주 민예총 초대지부장으로 선출되었는데요, 여성으로는 최초이며, 33살의 최연소 단체장이었습니다. 그렇게 왕성하게 활동하다가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 것입니다. 공연을 하는 것도 한계를 느꼈어요. 경계를 넘지 못하고, 경계점에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지요. 결국 출가를 하게 되었습니다.

강화 포털 검색창에 넋전춤양혜경을 검색하면 언제나 투쟁의 한복판에 서있는 선생님의 기사를 읽을 수 있습니다.

저는 문화예술가입니다. 시대의 정신을 이어가는 것이 생명을 가진 예술이라 생각합니다. 치열한 투쟁의 현장에서 나온 예술이 진짜니까요. 그래서 언제나 현장의 중심에 있으려고 노력합니다.

양혜경 제공
양혜경 제공

 

강화 촛불정국 당시 광화문 문화계 블랙리스트 페스티벌의 주역이셨습니다.

이어령 작가가 문화부장관을 했던 90년대 초반부터 정부 지원을 받고 문화예술 사업을 진행해왔는데요, 이명박 대통령 직후 예산지원이 끊기고, 박근혜 대통령 이후에는 행사에 초청조차 받지 못해 출연료로 생활이 어려웠어요. 비교적 공연이 많은 편인 내가 이 정도였으니, 후배들의 처지는 말할 것도 없었죠. 28년 무대에 섰는데, 굶는 상황까지 되고 보니 광화문으로 나가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생존문제니까요.

강화 강화도로 오신 까닭이 궁금합니다.

결심하게 된 계기는 역시나 박근혜 대통령의 잘못된 문화예술정책 때문입니다. 2015년 여름, 두 달을 거의 굶다시피 연명하며 살다보니, 이래선 안 되겠다 싶더군요. 농사를 지으며 창작하자고 다짐했지요. 강화에 전혀 연고가 없었어요. 활동 하는 대학로, 인사동에서 서대문, 합정동, 망원동에서 결국 강화도까지 발걸음을 하게 되었지요. 서울에서 차로 한 시간 남짓 거리인데, 제 형편에 좋은 조건이었죠. 처음에 300평을 사서 3년 동안 기반을 닦은 후에, 작년에 송해면에 800평을 마련했습니다.

강화 그러면 현재 농사를 짓고 계세요?

농촌진흥청에 신고한 정식 농부에요.(웃음) 노동 개념의 농사가 아니라, 예술농사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강화 예술농사는 무엇인가요?

강화섬 예술농사는 농사를 노동에 한정시키지 않는, 일종의 행위 예술 프로젝트입니다. 춤을 추며 농작물을 기르면 그게 곧 예술농사에요. 호미질 한 번도, 혼을 담으면 창조적인 생산이 됩니다. 농토 한 가운데 연못을 만들었어요. 밭이 공연장 되는 구조입니다. 울타리 대신 대나무와 감나무를 둘러 심었어요. 농사짓는 땅이 커다란 무대가 되는 것이죠. 농작물을 가꾸는 모든 행동이 다 작품이 될 거에요. 예술농사 1모작, 밭농사 1모작을 계획하고 있는데요, 전시용과 공연용으로 밭을 구분해 두었죠. 2017년 가을에는 예술가농부의 축제를 열어 수확의 기쁨을 모두와 나누었습니다.

강화 예술농부의 축제라니, 상상만 해도 흥이 넘칠 것 같아요.

강화 특산품을 주로 심었어요. 먼저 사자발 약쑥, 산림조합에 가입을 한 후 강화 장준감도 50주 심었죠. 사자발 약쑥을 25만원 어치나 구입했다고 모두 웃더군요.(웃음) 그리고 제가 병을 고치기 위해 먹었던 것들도 심었어요.

강화 예술농사라는 장르가 새롭게 탄생했네요.

예술농사라는 이름은 제가 붙였지만, 나이 든 예술가 중에서 최소한의 생계유지를 위해 지방으로 내려간 분들이 많아요. 그분들 한분 한분의 삶이 예술 그 자체잖아요. 관점을 바꾸면 일상도 예술활동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저의 생각에 동의하는 전국에 예술농부 작가들과 제대로 판을 벌려 보고 싶어요.

강화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 부탁드립니다.

8.15 항일여성독립운동가 추모대행진의 공연 연출을 맡았습니다. 일제에 맞서 3.1혁명부터 8.15광복까지 조국을 위해 싸웠던 여성 독립 운동가를 기리는 행사지요. 그동안 장소 허가가 나지 않았던 동대문에서 공연하게 되어서 의미가 더욱 깊어요. 인천시 천개의 오아시스 사업에 선정 되어서 강화섬 오아시스이름으로 강화지역주민 대상 문화예술 교육사업도 진행하고 있고요. 문화운동가로서 앞으로 평생 살 강화도에 새로운 축제의 바람을 일으키고 싶습니다.

양혜경 제공
양혜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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