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방직은 세월이 다듬은 최고의 예술작품입니다.
조양방직은 세월이 다듬은 최고의 예술작품입니다.
  • 김세라
  • 승인 2018.07.24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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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의 새로운 랜드마크 신문리 미술관 이용철 대표

20187월의 어느 날. 한적한 신문리 골목이 인파로 복작입니다. 진원지는 강화 직물산업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조양방직 터. ‘신문리 미술관문패 따라 들어가니 환상적인 정경이 펼쳐집니다. 오래된 공장을 개조한 근사한 카페. 영화 세트장 같은 실내를 배경으로 인생샷을 찍는 손님이 여럿입니다. 이 대단한 프로젝트를 이끈 주인공을 강화뉴스가 만났습니다. 신문리 미술관 조양방직카페를 오픈한 이용철 대표입니다.

강화뉴스(이하 강화) 폐 공장이 이렇게 변하다니. 상상도 못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구상을 하게 되었나요?

이용철 대표(이하 이) 서울에서 상신상회라는 빈티지 샵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인 중에 강화에서 활동 하시는 사진작가님이 계신데, 그분이 이곳을 보여주셨어요. 제 첫마디가 좋긴 좋은데, 안 본 걸로 합시다.”였습니다. 제정신이라면 이 나이에 이런 모험을 하겠습니까. 그런데 자꾸 건물이 말을 걸어요. “저 좀 도와주셔요.”라고. 집에 돌아와도 자꾸 아른거려서 어쩔 줄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아내에게 말을 꺼냈더니, 기겁 하며 눈물을 흘리죠.

강화 사모님께서 몹시 걱정하셨을 것 같아요.

제가 결혼을 잘 했어요. 아내가 내가 반대해도 당신은 한번 마음먹은 것은 기어이 해야 하잖아.”라며 승낙해 줬어요. 일단 저질러 보자고 결심한 후 계약은 했는데, 그때부터 잠이 안와요.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구나 싶어서. 주위에서 다들 미쳤냐고 말렸어요. 살이 쫙쫙 빠지더라고요. 작년 72일부터 공사를 시작했는데, 쓰레기 치우는 것만 몇 달이 걸렸어요. 해도 해도 끝이 없더라고요.

강화 방문객 누구라도 준비 과정의 노력을 짐작 하고도 남을 것입니다.

아직 완성 단계가 아니에요. 대략 70퍼센트 쯤? 남은 30퍼센트는 천천히 그리려고요. 오시는 분들께서 식상하지 않도록 조금씩 변화를 시도할 예정입니다. 이곳은 제 것이 아닙니다. 강화군민들의 보물이죠. 그렇기 때문에 지나치게 상업적인 공간이 되지 않도록 고민 중 입니다.

강화 강화군민으로서, 이 대표님의 강화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오래된 물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세상에 쓸모없는 물건은 없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저는 사물이 비록 숨을 쉬지는 않지만 그 나름의 생명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생산 당시 용도와 무관하게 얼마든지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으니까요. 가장 먼저 한 일이 벽에 펜스를 친 것입니다. 이 건물의 벽이야 말로 어떤 천재 미술가도 성취할 수 없는 경지의 예술품이에요. 의도하지 않은 방치가 아름다움을 창조했죠. 선조들이 장인정신으로 이룩한 건축물에 시간이 더해진 놀라운 합작품입니다.

강화 나무기둥 하나까지도 이야기를 품고 있을 것 같은 문화재에요.

조양방직은 일제 강점기였던 1933년에 강화 갑부 홍재묵이 세운 최초의 민족자본 공장이잖아요. 처음에는 4칸 이었다가, 운영이 잘 되자 다시 4칸을 증축했다고 합니다. 현재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는데요, 증축 공간이 규모도 크고 더 높아요. 채광용 천창도 멋스럽죠. 건축자재로 사용된 나무는 천년을 간다고 하는 일본 삼나무인데요, 목욕탕 재질로 활용될 만큼 습기에 강하죠. 오늘날 일본에서도 찾기 어려운 귀한 목재에요. 강화읍에는 이렇게 소중한 건물들이 여전히 남아 있잖아요. 전국 어디에 내 놓아도 유서 깊고 매력 넘치는 동네죠. 감각 있는 문화예술인들이 탐낼만한 지역이라고 확신합니다.

강화 무심결에 넘겼던 낡은 폐공장이 훌륭한 예술품이었네요.

맞습니다. 제가 이곳을 신문리 미술관이라고 명명한 이유입니다. 이 공간이 바로 거대한 설치 미술작품이에요. 저는 건물이 하고 싶은 말에 귀 기울여 주고, 원하는 대로 보수 했을 뿐입니다. 더 망가지지 않도록.

강화 흔한 일상에서도 그 무엇을 발견하는 을 갖고 계시나 봐요.

예전에 리사이클링이란 제목으로 전시회를 개최한 적이 있어요. 현대인은 위생에 대한 강박이 있잖아요. 멸균실을 연상케 하는 깨끗한 주거생활을 선호하는 요즘사람들에게 재활용의 가치를 아무리 설명해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 겁니다. 우리 박물관이 물건에 대한 시선을 달리해보는 체험학습장이 되면 좋겠어요. 트랙터나 경운기로 테이블을 만든 것도 그런 의도가 있거든요. 녹여 없앨 고철덩어리가 논이 많은 강화도에 잘 어울리는 가구로 변신 한 거죠. 하찮다고 낙인찍은 사물의 품격이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특히 어린이들이 느낄 수 있으면 해요. 이 공간이 살아있는 환경체험 배움터가 되면 좋겠어요. 콘크리트 덩어리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이 환경 친화적이고 창의적인 다양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면 이보다 더 보람 있을까요.

강화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 부탁드립니다.

테라로사라는 카페 덕분에 강릉이 커피의 고장으로 새롭게 탄생했어요. 조양방직이 강화의 번영을 되찾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강화읍에는 여전히 예쁘게 단장 해달라고 아우성치는 오래된 건물들이 많잖아요. 신문리 박물관이 좋은 선례가 되어서 이 골목이 전국적인 명소가 되었으면 해요. 매력 넘치는 예술문화 고장 강화를 설계 중인 분들은 언제든지 연락 주셔요.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습니다. (: 김세라 기자, 사진: 나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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