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기 좋은 강화를 만들고 싶어요
아이 키우기 좋은 강화를 만들고 싶어요
  • 김세라
  • 승인 2018.05.21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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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딘버러 페스티벌 참가작 ‘호랑이의 꽃길’ 초청, 문화공간 ‘도담도담’의 장주영님

아이 키우기 좋은 강화를 만들고 싶어요

에딘버러 페스티벌 참가작 호랑이의 꽃길초청, 문화공간 도담도담의 장주영님

 

2017년 화제작이었던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평범한 30대 여성이 결혼 이후 경력 단절과 독박 육아로 인해 겪는 아픔을 그린 작품입니다. 여성이 마주한 차별을 묘사한 이 한권의 책은 논란과 찬사를 동시에 받았는데요, 작품에 대한 안팎의 평가는 차치하고, 대한민국 여성들이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를 동시대 사람들에게 알린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난 어린이날, 강화문예회관대극장에서는 강화 최초 유료연극공연이 상연되었는데요, 이 행사를 준비한 기획자는 강화읍에서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주부라고 하여 강화뉴스가 만났습니다. 화제의 주인공은 중앙시장 옆 맛집 만물닭강정을 운영하고 있는 강화도 문화공간 도담도담의 장주영님입니다.

 

강화뉴스(이하 강화) 자녀 양육, 가게 운영, 공연 기획까지. ‘1인 다역이네요.

장주영(이하 장) 초등학교 6학년 아들과, 늦둥이로 낳은 6살 딸을 키우고 있어요. ‘만물닭강정은 친정엄마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강화 원래 어떤 일을 하셨나요?

피아노를 잘 쳤거든요. 강화여중 졸업 후 안양예고를 갔어요. 당시 안양예고는 피아노과가 없었거든요. 끼를 보여주고 싶어서 연기과를 선택했죠. 20살부터 대학로에서 연극무대 스텝으로 활동 했어요. 세미뮤지컬 무대에서 피아노 쳤죠. 90년대 초반이었는데요, 막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던 시기였어요. 첫 작품이 코러스라인이었어요. 운이 좋았죠. 겁 없이 연거푸 큰 작품을 했으니까요. 아가씨와 건달들, 돈키호테, 레미제라블... 남경주, 최정원이 뮤지컬 샛별이었을 때 음향감독이었습니다.

강화 무대 이야기가 나오니까 눈을 반짝거리시는데요, 일은 왜 그만 두셨나요?

자녀 양육 때문이죠. 첫애 낳고는 좋아하는 일을 그만 둘 수 없었어요. 그때 강아지 똥이란 아동극으로 1년 반 지방투어를 다녔는데, 세 살 아들을 엎고 일했죠. 아이가 효자였어요. 관객 입장하면 음향실 소파에서 잠이 들다가, 커튼콜 할 때 눈을 딱 뜨더라고요. 공연장에서 예쁜 이모, 삼촌들이 다 챙겨주니까. 아이는 무대를 놀이터 삼았죠. 그런데 애가 커갈수록 후회가 됐어요. 무슨 예술을 하겠다고 내 아이를 이 고생시키나 싶어서요. 41살에 늦둥이를 얻었어요. 임신 초기부터 몸이 힘들었거든요. 딸이 태어나자마자 일을 접고 강화로 내려왔죠. 그게 4년 전이에요.

강화 20년 넘게 해왔던 일을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오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고등학교 때 강화를 떠났잖아요. 서울에서 신나게 지내다가 강화도 집에 오면 정말 답답했어요. 너무 시골인거지. 애기 낳고 친정으로 돌아왔을 때는 더 심했어요. 적응하는데 2년 걸렸어요. 애랑 여기 갇혀 있구나.. 한숨만 나더라고요. 그러다가 2년이 지나니까 비로소 조금씩 뭔가가 보였어요. 번잡한 도시와 다른 강화만의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왔죠. 외지에서 온 문화예술인들도 꽤 계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때부터 강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강화 지역맘카페 강화아줌마모임(이하 강아모)’에서 공연보기 동아리를 하셨죠.

강화의 젊은 엄마들이 뭘 하고 지내는지 궁금해서 강아모에 가입했지요. 제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분야는 공연이잖아요. 내 신상을 다 올리고, 같이 공연 보러 갈 엄마들을 모집했어요. 몇몇 엄마들이 관심을 보여 주셔서, 관람을 추진했죠. 인맥 활용해서 얻은 할인티켓을 30명에게 쐈죠. 그런데 아무래도 서울행이 쉽지 않더라고요. 어떤 엄마 한분이 굳이 나가서 봐야 할까요?’그러더라고요. 충격적이게도 그동안에는 강화에서 연극을 상연한 예가 없다는 거여요.

강화 강화도에 어린이들을 위한 문화공간이 흔하지 않아 아쉽다는 의견이 많더라고요.

유모차 끌고 갈 곳이 없어요. 최근에 청년몰이 생겼는데, 거기도 유모차가 못 올라가요. 오죽하면 애들에게 드라이브 갈까?’ 권유해도, 안간데요. 처음에는 좋아했죠. 오늘은 고인돌, 내일은 전쟁기념관, 모레는 화문석 문화관. 애들 데리고 강화도 구석구석 돌아다녔는데, 걔들 눈에는 길이 다 똑같거든. ‘엄마, 왜 맨날 논두렁만 가?’ 애들 입장에서는 김포 홈플러스가 더 재미있거든요. 그러다보니 강화도 엄마들이 자녀들이랑 김포로 나들이를 나가요. 강화에도 젊은 세대를 위한 문화 인프라가 조금 더 갖춰진다면 굳이 외지로 안 나가도 될텐데. 그런 고민 속에서 이번 공연을 준비 하게 되었습니다.

강화 공연 소개 부탁드려요.

극단 같이호랑이의 꽃길인데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별점 4개 받은 작품입니다. 오프닝은 멀리 의령에서 온 꽹가리 신동 도현군과 아버님이 열어줬고요. 작품 섭외 금액이, 극장 크기 따라 큰 차이가 나요. 그런데 강화도에는 오직 문예회관 하나 뿐이 잖아요. 소극장이 진짜 없더라고요. 극단 섭외가 어려웠어요. 이 작품도 소극장용이라, 문예회관이라고 하니 처음에는 난색을 표했거든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강화 최초로 제대로 된 연극을 보여주는 것이다.’고 계속 부탁 드렸더니, 고맙게도 승낙 해줬습니다.

강화 준비 과정이 만만치 않았을 것 같아요.

그전에도 문예회관에서 간단한 아동극은 있었어요. 하지만 이런 예술작품은 그동안 없었다죠. 오죽하면 문예회관에서 20년째 근무 중이신 음향감독님이, ‘여기서 정말 공연하려고요?’그러셨다니까요. 장비는 좋더라고요. 구입한지 얼마 안됐데요. 강화사람들은 공짜 관람에 익숙해져서 티켓이 팔릴지 저를 걱정해주셨어요.

강화 티켓 판매는 어떻게 되었나요?

문화공연에 대한 갈증들이 많았나 봐요. 예상보다 엄마들이 많이 표를 사주셨어요. 강아모 회원들도 적극 도와주셨고, 생판 모르는 분들께서도 후원 해 주셨어요. 지면을 빌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강화 공연은 어땠나요?

웃기고, 화려하고, 볼거리가 많은 작품이 아니어서 내심 걱정을 했거든요. 그런데 어린이들이 울면서 보더라고요. 오신 분들이 모두 큰 감동 안고 돌아가셨어요. 아쉬웠던 것은, 역시 공간이에요. 터무니없이 넓은 장소여서, 아무래도 어린이 관객들이 산만해질 수밖에 없었어요. 근사한 공연에 걸맞는 장소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좀 더 잘 준비해서 강화사람들을 만났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강화 앞으로 계획 부탁드립니다.

문화소외지역인 강화에 다양한 문화예술 작품을 선보이고 싶어요. 그게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이런 뜻에 동참한 엄마들과 문화공간 도담도담을 만들었습니다. 부모, 아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강화를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격려와 지지 부탁드립니다.

 

: 김세라

사진: 나윤아 객원기자, 문화공간 도담도담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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