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가 반한 한국의 구멍가게! ‘책방 국자와 주걱’에서 열린 이미경 작가와의 대화
영국 BBC가 반한 한국의 구멍가게! ‘책방 국자와 주걱’에서 열린 이미경 작가와의 대화
  • 김세라
  • 승인 2017.12.22 1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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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가 반한 한국의 구멍가게
‘책방 국자와 주걱’에서 열린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 이미경 작가와의 대화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 같은 고향이 없는 도시인에게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공간이 있다. 달고나, 보름달 빵, 아폴로, 딱지, 뽑기를 팔던 구멍가게다. 백 원짜리 동전 하나로 마냥 행복했던 그 시절을 화폭에 담은 이미경 작가와의 만남이 12월 17일(일) 양도면 ‘책방 국자와 주걱’에서 열렸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여 포스트모더니즘과 독일의 신표현주의에 심취했던 이작가가 구멍가게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1997년 둘째를 임신하고 퇴촌 관음리로 이사한 후 부터다. 만삭 임산부였던 이작가는 아는 사람 한명 없는 낯선 시골의 하루가 적적했고, 이제 막 아장아장 걷기 시작한 딸아이와 동네 ‘점방’을 가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작은 가게를 그려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렁였다. 이런 소재를 선택해도 괜찮은 건가 고민도 있었지만, 작업을 진행할수록 놀이에 몰입한 어린아이처럼 기뻤다. 그때부터 시골 구멍가게를 찾아다니며 그림을 그렸고 20년간 250여점의 작품을 완성한다.

1mm보다 가는 펜촉에 잉크를 묻혀서 선을 긋는 작업방식은 누군가 ‘노동 집약적 그림’이라고 평할 만큼 고지식하다. 빠름이 미덕인 시대와 어울리지 않지만, 이작가의 작업방식은 욕심 부리지 않고 저마다의 삶의 무게를 묵묵히 견딘 영세한 구멍가게와 닮았다.

그 진심과 정성이 무한경쟁사회를 살고 있는 대한민국 사람들은 물론 문화가 다른 외국인들에게도 공감을 불러 일으켜 영국 BBC까지 소개가 된다.

효율성과 편리함이 강조되는 시대, 이젠 시골마을도 선진화 되었고 가게는 점점 옹색해졌다. 이작가의 그림에 등장하는 점방의 3분의 2는 사라지고 없다. “힘이 닿는 한 세월의 변화에 밀려난 구멍가게 풍경을 지켜주고 싶다”는 이미경 작가의 소감을 끝으로 이 소박한 행사는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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