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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땀 한땀’ 전통의 멋을 짓는 한복명인 – 데레사한복 이경희님
김세라  |  ganghw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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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05  15: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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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땀 한땀전통의 멋을 짓는 한복명인

데레사한복 이경희님

 

어린 시절 사진을 보면 한복을 입은 모습이 많더라고요. 명절은 물론 가족 행사가 있을 때마다 금박댕기에 공단 한복을 곱게 차려입었죠. 언제부터였을까요. 일상생활에서 한복이 사라져 버렸는데요,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한복의 아름다움을 지켜가는 한복 명인이 계신다고 하여 강화뉴스가 찾았습니다. 중앙시장 데레사한복의 이경희님입니다.

 

   
 
강화뉴스
(이하 강화) 알록달록 빛깔 좋은 한복을 보니까 마음까지 풍성해집니다.

데레사한복(이하 데레사) 한복이 참 화려하죠. 한복가게가 있으면 어느 골목이든 환해지더라고요.

강화 사장님은 강화 토박이신가요?

데레사 하점이 고향이에요. 조상 대대로 강화 사람이죠.

강화 한복을 지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사연이 궁금합니다.

데레사 제가 7남매 중 셋째에요. 대가족 살림이 얼마나 고단해요. 어머니 일손 덜어드리려고 바느질을 도왔는데 재미있더라고요. 어른이 된 후,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까 고민하다가, 평소에 늘 접했던 한복을 선택했지요. 동정 깃 좁고, 치마 폭 넓은 파티복을 배워서 한복가게를 열었습니다.

강화 한복가게는 언제부터 시작하셨어요?

데레사 1980년이니까 벌써 37년이 되었네요. 이 자리는 아니고 새롭게 공원이 된 중앙시장 아래쪽 광신상회였습니다. 그러다가 청운서점 뒷골목에 예전부터 포목골목이 있었거든요. 동화상회, 화풍상회 같은 유서깊은 한복가게들이 있었습니다. 강화사람은 누구나 포목골목에서 혼수를 장만했으니까요. 거기에 있다가 10년 전에 중앙시장으로 다시 왔습니다.

강화 포목골목이라고 불릴 만큼 여럿이었던 한복가게가 많이 사라졌네요.

데레사 예전에는 한복을 자주 입었잖아요. 예복이자 일상복이었지요. 2010년까지만 해도 결혼 앞두고 한복 지으러 온 신혼부부가 많았어요. 그런데 이젠 한복을 혼수로 해가는 경우도 흔하지 않더라고요. 요즘에 방문하는 고객들은 자녀 혹은 손주 결혼 앞둔 어르신들이에요.

강화 가까운 일본만 해도 젊은이들이 성년식에 기모노를 입는 문화가 있잖아요. 한복이 과거에 머물러 있게 하면 안 될 것 같아요.

데레사 젊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한복을 좀 더 자주 접하게 하면 좋지 않을까요. 음식도 마찬가지잖아요. 어릴 적 식습관이 평생 가는 것처럼, 한복도 습관이 들어야 어른이 되어서도 찾고 입게 되니까요. 다행히 최근 들어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복 입기 열풍이 불고 있더라고요. 반가운 일이죠. 다만, 국적불명의 퓨전한복이 마치 우리 옷인 것처럼 인식되는 것은 경계해야겠죠.

강화 한복에 깃든 의미와 가치는 빠진 채 이미지로만 소비되지 않도록 적정선은 지켜야 할 것 같아요. 전통 한복 제작 기간은 어느 정도 인가요?

   
 

데레사 원단 마다 바느질 방법과 드는 시간이 달라요. 적어도 15일 전에는 주문해야 합니다. 예전에는 워낙 바빠서 밥도 못 먹고 일을 했어요. 이제는 그렇게 하지 않아요. 창작자라면 다 비슷하겠지만, 바느질도 잘 되는 리듬과 분위기가 있어요. 바느질이 하루 이틀에 이뤄지는 게 아니더라고요. 처음 가게 열고 십년 지나니까 마음이 좀 놓였어요. 그리고 십년 더 지나니까 비로소 바느질이 편해졌어요. 손이 익어야 하는 섬세한 작업은 하루아침에 성취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강화 기억나는 고객 있으셔요?

데레사 개업하고 20일 되었을 때 온 손님이 있었어요. 당시에 강화는 아직 두폭 치마가 대세였는데, 신참인 제가 파티복을 제작하니까 입소문이 금방 퍼졌거든요. 그때 인연이 되어서 현재까지 단골이십니다. 25년 전 어머니 환갑잔치 앞두고 왔던 택시기사님 가족도 떠오르네요. 어머니, 아들내외, 자녀까지 온 식구들이 귀한 명주로 한복을 지었거든요. 화목한 모습이 보기 좋아서, 그때 받은 명함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강화 속상했던 순간도 있으셨죠?

데레사 사람인데 왜 없었겠어요. 섭섭한 것은 왜 이렇게 안 잊어지는지 몰라요. (웃음)

예전에는 기성복이 없었기 때문에, 인근 초등학교에서 운동회를 하면 행사복도 다 맞췄어요. 꼭두각시, 부채춤을 위해 맞춤 한복을 지었죠. 그 시절에는 일 년 내내 바빴습니다. 당시에 흰색 깔깔이로 된 저고리, 치마가 4,300원이었어요. 어느날 4학년 여학생이 한복을 가져가면서 돈은 엄마가 가져다주실 거예요.’ 그러는 거여요. 한 달이 지나도 소식이 없어서 그 집으로 전화했더니, 이미 돈을 애에게 줬다고 하더라고요. 어쩌겠어요. 그 학생이 철이 없어 그런걸. 그래도 지난 37년간 좋은 분들 정말 많이 만났어요.

강화 마지막으로 강화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데레사 처음에는 이렇게 오래 한복집 할 지 몰랐어요. 젊었을 때는 40, 50살이 멀게 느껴졌거든요. 50살 되면 은퇴하고 봉사활동 해야지 싶었는데, 세월이 쏜살같이 흘렀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참 행복한 삶이었어요. 여러분들 덕분에 좋아하는 바느질하면서 재미있게 잘 살았습니다. 데레사한복을 찾아준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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