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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호 기사]황대익의 먹는 이야기(1) 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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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30  10:3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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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익의 먹는 이야기(1)  만두

   
 
옛부터 설 명절이면 이북에선 만둣국을 끓이고 중부 이남은 주로 떡국을 끓여 먹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만두로 가장 유명한 지방은 원래 개성이라 하지요. 고려가요 쌍화점의 쌍화(雙花)가 만두를 지칭하는 말인데 개성에는 쌍화점이 흔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개성만두의 특징은 얇은 피에 돼지고기와 생채소가 많이 들어간 것이 특징으로, 맛이 퍽퍽하지 않고 깔끔하다고 합니다. 개성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식재료도 풍부한 강화도 역시 만두가 발달했을 겁니다.

60년대생인 저도 명절 전후 돼지고기 김치, 두부, 숙주가 넉넉히 들어간 만두나 만둣국을 자주 먹고 자란 기억이 있고요. 참고로 중부 이남의 만두는 만두소로 들어가는 김치를 그대로 넣지만 강화는 이북처럼 씻어 넣었습니다.

만두(饅頭)라는 이름은 제갈량의 남만원정에서 유래됐다고 알려져 있는데, 머리처럼 속인다 해서 속일만(饅)자를 쓰죠. 명칭으로만 따져 그렇지 여러 재료를 한데 싸서 먹는 풍습은 그 전부터 여러 나라에 다 있었을 겁니다. 중국은 만두가 발달한 나라답게 만두의 구별이 다양합니다.

우리가 먹는 만두에 가까운 것을 중국에서는 자오쯔(餃子)와 빠오즈[包子]로 분류되고 일본에서는 교오자(餃子)에 해당되고 일본에서 만쥬우로 발음되는 그것은 팥앙금을 싸먹는 것을 지칭한답니다.

중국은 만두피의 두께나 내용에 따라 다양한 이름이 붙지만 전통적으로 우리는 만두로 통칭해 부르는 게 관습입니다.

만두의 가장 큰 특징은 속재료가 매우 다양합니다. 소, 돼지, 닭, 꿩은 물론이고 민어, 준치, 도미 광어, 숭어 등 생선류가 들어가기도 하며 부추, 파, 마늘, 김치, 숙주, 오이, 양파, 버섯 등 온갖 재료들을 망라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재료를 속에 넣는 특성상 부패하기 쉬워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추운 이북지역에서 만두가 발달한 셈입니다.

만두피의 원료인 밀가루가 한반도에선 옛날에 워낙 귀한 식재료다 보니 밀농사가 잘 되는 만주지역으로부터 남하해 왔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만두가 겨울이 제철인 이유이기도 하고요.

여담으로 보통 길거리나 식당에서 사 먹는 만두에는 많든 적든 당면이 자주 들어갑니다. 두부가 많이 들어가면 퍽퍽해 사람에 따라 당면이 들어가는 것을 선호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상은 재료비를 아끼고 만두의 속을 늘리기 위한 이유도 있습니다.

당면은 일제 때 평양에 대규모 공장이 세워졌고 광복 이후 음식의 양을 불리기 위한 용도로 자주 사용하기 시작했기에 애초 일상적으로 만두에 당면을 넣는 일은 없었습니다. 심지어 지금 당면의 대표음식인 잡채의 옛 기록엔 당면이 전혀 들어가지도 않았을 정도이니.

그래서인지 서울의 유명 냉면집이나 옛날식으로 제대로 만드는 곳이 아니면 쉽게 만족하기도 어려운 차림 또한 만두이기도 합니다. 더욱이 중국집에서 종종 공장에서 저렴하게 만든 만두를 튀겨 서비스로 내놓기도 하기에 서브메뉴 또는 가볍고 저렴한 음식으로 취급받기도 하죠.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다 보니 만두는 거의 완전식품에 가깝습니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섬유소 등 따로 나열할 필요 없이 몸에 필요한 영양소가 골고루 들었고 특히 그 식재료가 한 입에 들어가 여러 맛이 한데 어울려 합주곡처럼 풍성하게 만끽되는 식감은 비교할 대상이 거의 없을 겁니다.

이제 선선한 가을을 거쳐 곧 만두의 계절인 겨울이 옵니다. 집에서 식구들과 만두를 만들어 먹으며 옛 추억을 더듬어 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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