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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우리마을’촌장 김성수 대한성공회 주교를 찾아서
김세라  |  ganghw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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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0  16: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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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드는 나눔의 성자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우리마을촌장 김성수 대한성공회 주교

 

어르신의 지혜가 필요한 요즘입니다. 2017년 대한민국은 비상식의 상식화를 위해 도처에서 진통을 겪고 있는데요, 산만한 사회에 살고 있는 젊은이들은 죽비소리 같은 큰 어른의 단호한 가르침이 간절합니다.

강화뉴스가 캄캄한 밤바다를 지키는 등대와 같은 이 시대의 어른을 찾아뵈었습니다. 길상면 온수리에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우리마을을 설립하신, 대한성공회 김성수 주교님입니다.

 

강화뉴스(이하 강화) 1964, 서른 넷 나이에 성공회 사제 서품을 받으셨는데요, 가족들의 반대는 없으셨나요?

김성수 주교님(이하 주교님) 고향이 온수리입니다. 할아버지께서 성공회 신자셨어요. 어머님도 신앙심이 깊으셨고요. 자연스럽게 종교적인 분위기에서 자랐습니다. 운동을 좋아하는 스포츠맨이었는데, 폐결핵에 걸려서 8년간 투병생활을 하였습니다. 건강을 회복한 후에는 어머님의 조언에 따라 대학교도 입학하고 성 미카엘 신학원(성공회 대학교 전신)을 거쳐 사제 서품을 받게 되었습니다. 제가 신부가 된 후에는, 단 한 번도 제 이름을 부르지 않으셨어요. 항상 신부님이라고 하셨죠. 주교가 되었을 때 많이 기뻐하셨어요. 자식 사랑이 대단하셨습니다. 어머님께 받은 사랑을 다 갚지 못했네요.

강화 주교님의 나눔 실천바탕에는 훌륭하신 부모님의 아낌없는 지지와 사랑이 있었나봅니다.

주교님 맞습니다. ‘우리마을2000년에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땅을 기부 하여 설립한 건데요, 부모님께 상속받은 위대한 유산은 비단 물질적인 것만이 아닙니다. 신앙 안에서 자라서 하느님께 다가갈 수 있었고, 사랑을 듬뿍 받았기 때문에 나누는 법도 배웠습니다. 저를 칭찬하지 마시고, ‘김주교 아버지 대단하다.’고 하는 게 옳아요.

강화 우리마을을 둘러보니, 구석구석까지 구성원들의 정성이 느껴집니다. 분위기가 참 좋네요. ‘우리마을건립 모금 활동을 하려고 시민들에게 직접 커피까지 끓여서 팔았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더라고요.

주교님 발달장애인 특수학교 성베드로학교에서 교장 소임을 다하면서 장애인들의 직업교육과 자립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이 졸업을 한 후에 갈 곳을 마련해 주고 싶어서 우리마을을 세웠죠. 성공회대 총장 퇴임 후에 우리마을로 낙향 하였는데요, 여기에서 저는 촌장 할아버지입니다. ‘우리마을에서 생산하는 콩나물은 친환경 농산물 인증까지 받아서, 대기업에도 납품 하고 있어요. 아쉬운 점은 우리마을에서 정년퇴직하면, 친구들은 또 갈 곳이 없어요.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양로시설을 건립해야 하는데, 쉽지는 않네요.

강화 최근에 강서구 특수학교 토론회가 국민들의 공분을 샀잖아요. ‘우리마을을 세울 때 어려움은 없었나요?

주교님 당시 강화군수가 고민이 많았답니다. 길상면 이장님들을 전부 소집해서 회의를 했데요. 발달장애 시설 건설 관련하여 찬반투표를 하였는데, 이장님 중에서 반대가 한분도 없었답니다. ‘우리마을이 무탈하게 세워질 수 있었던 것은 길상면 이웃들의 따뜻한 시선 덕분입니다.

강화 각박한 세상이라고 하지만, 강화에는 여전히 농촌공동체의 미덕이 남아 있네요.

주교님 나눔, 섬김은 거창한 게 아니에요. ‘우리마을을 환대 해준 주민들의 인심도 나눔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이런 경험을 자주 쌓아야 합니다. 저는 돈이 많든 적든 관계없이 모두가 세금을 내는 습관을 기르자고 제안 합니다. 부자들도 피땀 흘려 번 돈을 납부하려면 거부감이 들잖아요. 나눔 훈련을 안 받아서 그래요. 예를 들어, 노숙인이 10원이라도 세금을 내겠다고 선언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노숙인에게 10원은 큰 부담의 금액일 수 있어요. 현재는 수입이 없어서 10원 밖에 못 내지만, 나중에 돈을 벌면 세금도 많이 내겠다는 마인드가 중요하거든요. 돈이 아니어도 됩니다. 몸으로 나눌 수 있잖아요. 노숙자가 장애인 시설에서 봉사 활동 하고, 또한 장애인이 노숙자 자활을 돕고. 이런 게 진짜 살아있는 교육 아닐까요.

강화 상상만 해도 근사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너와 나, 이웃, 공동체 구성원 간에 신의가 깨진 것이 아닌가 싶어요. ‘나만 주면 손해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깔려 있잖아요.

주교님 미국의 큰 교회에서 있었던 일이에요. 그 교회는 계단이 많아서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이 오르내리기 힘들었데요. 눈이 많이 와서 온 세상이 꽁꽁 언 어느 날, 한 흑인 할머니가 계단을 끙끙 거리며 겨우 오르는데 누가 번쩍 안아서 계단 위까지 옮겨 주었답니다. 평생 그 교회를 다녔던 할머니는 오늘 예수를 처음 만났다며 감격했습니다. 그동안 어느 누구 계단에서 도와준 사람 없었던 거죠. ‘거동 불편한 어르신 부축같은 작은 배려는 저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어요. 아무리 대단한 철학과 신념을 갖고 있더라도,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서로 간에 신뢰가 없는 거죠. 몸소 보여주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저는 성공회 신부니까, 교회 얘기를 할게요. 천주교, 성공회, 개신교 할 것 없이 교인들만 바뀌어도 대한민국은 당장 달라집니다. 다른 종교도 마찬가지에요. 어떤 종교든 사랑나눔을 행하라고 가르칩니다. 그 가르침을 따르면 됩니다.

강화 내 가족만 잘 되라고 기도 하게 되더라고요.

주교님 기독교에는 주기도문이란 유명한 기도문이 있어요. 예수님이 열 두 제자에게 가르친 기도인데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로 시작됩니다. 예수님은 어째서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아니라 우리아버지라고 했을까요? 그 짧은 기도에 '우리'라는 단어가 여섯 번 나옵니다. 예수님이 오죽 답답했으면 '우리'아버지라고 했을까요. 얼마 전에 동영상에 요란하게 출연했던 폭행 여중생들에게 우리는 누구였을까요? 그런 끔찍한 짓을 벌린 다섯 명의 친구만이 우리였을 거여요. 대한민국이 우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있어요. 그렇다면 '우리'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요? 세계 전체가 우리에요. 우선은 이웃과 나누면서 점점 범위를 확장하면 어떨까요.

강화 우리보다는 를 먼저 생각했던 제 모습을 반성 하게 됩니다. 주교님의 귀한 말씀이 깊은 울림이 되어 대한민국 전체에 퍼져 나가면 좋겠습니다.

주교님 저는 대한민국 국민을 믿습니다. 다들 살기 어렵다고 하지만, 지난 100년간 대한민국은 정말 살기 좋아졌어요.

여기서 초지대교까지 십리인데요, 인천에 물건 팔러간 동네 아줌마들이 귀가 할 때는 초지에서 맨발로 걸어 왔어요. 신발 닳을까봐. 동네 어귀에서 신발을 신으셨죠.

신학생 시절, 광부로 위장해서 광산에 들어간 적 있어요. 갱도에 들어가면 광부 두 사람이 한조인데, 그렇게 다정할 수가 없어요. 내 목숨이 짝에게 달려 있으니까. 밖으로 나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남남이죠. 열악한 근무여건을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전혀 없더라고요. 광부 아저씨들에게 다함께 힘 모아서 싸우자고 했더니, 그런 얘기 하려면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고 호통을 치더라고요.

강화 단체행동을 하면 잡혀 가나요?

주교님 잡혀 가면 차라리 낫지. 죽을 만큼 두들겨 패거든요. 이제는 노동조합이 있어서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 할 수 있잖아요. 물론 갈 길이 멀어요. 그러나 긴 안목으로 보면 역사는 분명히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느긋하게 기다려 봅시다. 대한민국은 반드시 더 좋아질 것입니다.

강화 오늘 주교님께서 해주신 소중한 말씀 가슴에 새겨, 일상생활에서 작은 나눔부터 시도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강화군민들을 위해 덕담 부탁드립니다.

주교님 사실 나눔이 쉬운 건 아니에요. 문제는 마음이거든요. 북한이 저렇게 도발 하는데, 나라를 지키고 있는 군인들을 떠올리면 얼마나 짠해요. 추운 겨울을 지하철역에서 버텨야 하는 노숙자들은 또 어떻고. 이번에 우리마을친구들이 주일 헌금 모아서 물이 부족한 캄보디아에 우물을 지어 줬어요. 장애가 있는 친구들도 마음을 내는데, 건강한 사람들이 뭘 못하겠어요. 깨끗한 물과 비옥한 토지에서 성실하고 선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청정 강화는, ‘강화쌀만으로도 5년은 거뜬하다고 할 만큼 풍요로운 땅입니다. 농촌살림이 어렵다지만, 심지 굳은 강화사람 아닙니까. 강화도야 말로 나눔의 기운이 일어나기 좋은 고장입니다. 강화군민들이 솔선수범해서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강화군의 독거노인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집을 지어요.’의견을 내는 거여요. 이런 소박한 움직임이 아름다운 강화도를 만들 것입니다. 오늘이 나눔을 실천하기 가장 좋은 날입니다. 저도 나눔의 자리마다 늘 함께 하겠습니다. 강화군민 여러분, 보름달처럼 넉넉한 마음 가득한 한가위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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