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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경지 주민으로 사는 법 – 교동 <새싹 유기농 쌀 작목회> 안병집 회장님
김세라 객원기자  |  seilork@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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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15  21:3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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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경지 주민으로 사는 법 교동 <새싹 유기농 쌀 작목회> 안병집 회장님
 
최근 들어 미국과 북한 사이에 설전이 오가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11일 새벽 북한 주민이 서해 교동도로 귀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대북 접경지의 주민들은 북한의 연 이은 도발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게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해서 강화뉴스가 찾았습니다. 교동 인사리의 <새싹 유기농 쌀 작목회> 안병집 회장님 입니다.
 
강화뉴스(이하 강화) 북한이 예상보다 더 가까워서 놀랐습니다.
안병집회장(이하 안) 눈앞에 펼쳐진 저 땅이, 북한 최대 곡창지대인 연백평야입니다. 맞은편 해변까지 2.8km에 불과하지요. 어머님은 예전에 바닷물이 빠지면 갯골 따라 건너가 감을 팔러 해주까지 갔다고 하셨습니다.

   
▲ 안병직 회장
강화
북한군 초소가 다 보이네요.
맑은 날에는 건너편에서 개 짓는 소리, 자동차 소리 다 들립니다. 겨울에는 햇볕을 쬐기 위해 북한 병사도 나와 있고요.

강화 올해만 해도 바닷길을 이용하여 세 명이나 귀순했다고 하던데요.
저도 뉴스 보고 알았습니다. 이번 귀순자는 교동대교에서 보초 서는 군인이 발견했다더군요. 귀순자가 와도 일상에 큰 변화는 없습니다.

강화 북미관계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데요, 걱정스럽지 않으신가요?
없다면 거짓말이죠. 그래도 크게 불안하지는 않아요. 외지 분들은 겁나지 않냐고 묻지만, 교동에서 태어나 평생 살았는걸요. 마을 사람들끼리 그런 농담을 합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이 교동이라고요.

강화 접경지역 분들이 그런 말씀을 나누신다고요?
교동은 중립지대에요. 교동에는 공격용 무기가 없어요. 지난 60년 간 그 어떤 군사 행동도 없었습니다. 바깥에서는 큰일 난 것처럼 야단이지만, 우리들은 태평합니다.

강화 2015년에 주민들이 방공호로 대피하는 사건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대북방송 시설 때문입니다. 연천군에 북한군의 포격 도발이 있었거든요. 48시간 안에 방송 장비를 철거하지 않으면 다시 북한에서 2차 공격을 하겠다고 위협을 했기 때문에 저희 동네사람들도 지석초등학교에 있는 방공호로 대피하였습니다.

강화 강화읍에도 새벽에 대북방송이 들려요.
대남방송 내용은 미국에 대한 협박이 주된 내용이고, 대북방송은 주로 라디오 방송이나 노래가 나옵니다. 다 이유가 있어서 하는 것이겠지만, 주민들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강화 확성기가 인사리에 있나요?
방송장비가 이곳에 있었습니다. 매일 새벽부터 대남방송, 대북방송을 들어야 했어요. 왜 우리만 이런 고통을 감내 해야 하는가 싶어서, 결국 방송장비 철거를 요청했습니다. 현재는 민가 없는 바닷가에 이동식 장비로 방송을 송출 한다고 들었습니다.

강화 방공호 생활이 많이 불편하셨을 텐데요.
말도 마셔요. 낮에 일하다가 사이렌 소리 나면 그대로 방공호로 갔어요. 몸만 빠져 나왔으니 먹을 것, 입을 것도 하나 없고, 방공호에 곰팡이 냄새는 어찌나 심하던지. 이장님이 면사무소 가서 빵이랑 라면 받아다 줬어요. 갑자기 그 많은 빵을 구할 수 없어서, 강화군에서 조달했다고 하더군요. 오죽하면 나중에는 차라리 내 집에서 죽겠다고 아우성이었어요.

강화 마을 어귀에서 방공호 시설을 목격 했는데요.
요즘에 완공 한 것입니다. 교동 전체에 12곳이 세워질 예정이라네요. 대피소는 지었는데, 그 안에 숙식 시설이 갖춰지지 않았어요. 몸 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활공간도 함께 마련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강화 회장님 말투가 강화 사람과 좀 다르셔요.
도시 가면 사람들이 저에게 북한사람이냐고 물어요. 강화도에서는 ~껴 그러잖아요. 여기는 해주 말씨에요. 북한말이 섞여 있어요.

강화 사투리 좀 알려주셔요.
단어가 아예 달라요. 함께는 석건, 구석은 갱가리, 냉수는 쏜물이라고 해요.

강화 생전 처음 듣는 말인데요?
실향민들도 거의 돌아가시고, 이제 이런 말투를 쓰는 사람도 점점 줄고 있어요. 더 늦기 전에 한반도의 끊어진 허리를 이어야지요. 우리가 가진 게 더 많으니까, 저들을 감싸야죠. 개성 공단도 재개 하고, 금강산도 가고, 이산가족도 만나고, 남는 쌀도 보내고...|

강화 친환경 교동쌀이 워낙 유명하잖아요.
전쟁통에 연백에서 농사 기술자들이 많이 내려와서 그래요. 척박한 이 땅을 간척해서, 지금의 교동을 만들었죠. 미네랄을 머금은 비옥한 토지여요. 수리시설 잘 되어 있고, 일조량도 충분하고, 태풍도 지나가지 않고. 공장도, 축산농가도, 3층 이상 건물도 없는 청정지역이에요. 쌀농사 짓기에 천혜의 조건입니다. 96년부터 친환경 쌀 시작 했는데요, 처음에는 지역 주민들이 의아해 했지만, 이제는 다 친환경 농법을 활용하고 있지요.

강화 그렇게 가꾼 귀한 쌀이 제대로 대접을 못 받고 있잖아요.
28만원이던 쌀 한가마니가 18만원이니까요. 쌀이 남아돌아서 그런다고 하니, 북쪽 형제들과 나눠 먹으면 얼마나 좋습니까.

강화 상상만 해도 흐뭇한 광경입니다.
교동 숭어는 임금님께 진상했던 귀한 식재료입니다. 예전에는 요 앞 갯벌에서 볼 차고, 수영하다가 숭어 잡고 그랬거든요. 17년 전 쯤, 철조망으로 가로 막힌 후로는 감칠맛 나는 숭어를 못 먹고 있어요. 남쪽, 북쪽 둘 다 접근금지니, 청정해역 아닙니까. 통일이 되면 친구들과 저 바다에서 헤엄치면서 물고기 잡아먹으며 놀고 싶네요.

강화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공언한 것이 있어요. 통일만 되면, 강화 땅 안 밟고 다니겠다고. 어머님이 다니셨던 그 길을 제가 따라 걷고 싶어요. 서울은 연백이랑 개성 지나서 가려고요.
통일이 될 때까지, 평화의 섬 교동을 잘 지키겠습니다.
   
▲ 연백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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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찬호
(112.XXX.XXX.43)
안 회장님말씀처럼 그런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소망합니다.
(2017-08-16 09:06:49)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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