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칭개
지칭개
  • 신종철
  • 승인 2012.06.0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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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의 들꽃 산책 (3)

오늘은 너무 흔해서 꽃으로 보아주지도 않고 귀찮은 풀로만 여기는 들꽃들 중 하나인 지칭개를 만나보자. 6월 초인 요즘 필자가 살고 있는 집 앞 풀밭은 물론 자동차를 타고 가노라면 길옆으로 보이는 들꽃 대부분이 하얀 개망초다. 누가 심지도 않았는데도 길 가에 줄지어 피어 자동차의 달리는 바람에 춤을 추듯 흔들리는 모습이 아름답다. 이들 사이에 듬성듬성 큰 키를 자랑하며 분홍색의 꽃이 하늘을 향해 핀 것이 눈에 띠는데 지칭개라 이름 하는 들꽃이다. 개망초나 지칭개는 둘 다 국화과의 식물이다. 이 둘의 또 다른 공통점은 월년초라는 것이다. 월년초(越年草))란 그 해에 씨가 떨어져 싹이 나서 겨울을 나고 이듬해에 꽃이 피고 씨를 맺는 식물을 말한다.

지칭개는 잎을 땅에 붙이고 겨울을 나는 방석식물이다. 개망초도 같은 모습으로 겨울을 난다. 필자는 금년 봄에 야생화를 전문으로 하는 곳에서 인터넷으로 뻐꾹채 2 포트를 주문하였다. 예전엔 흔하게 보아왔던, 그리고 산에 오르면서 그 줄기를 꺾어 껍질을 벗겨 먹던 추억이 담긴 뻐꾹채, 그러나 요즘 쉽게 볼 수 없어 주문했던 것이다. 그런데 사흘 만에 택배로 온 것을 보니 암만해도 뻐꾹채 같아 보이지 않았다. 지칭개가 틀림없어 보였다. 설마하니 그 흔한 지칭개를 보냈을까? 하는 마음으로 뜰에 심었다. 자라면서 뻐꾹채이기를 바랬지만 지칭개였다. 집 앞 풀밭에 흔한 지칭개를 돈을 주고 사다 심은 것이다. 처음엔 이럴 수가? 하는 불쾌한 마음이 들었지만 지칭개도 꽃이니 사랑해주어야지 생각하며 보니 요란하지 않으면서 은은함이 풍기는 멋이 있는 아름다운 꽃임을 새삼 알게 되었다. 독자들의 꽃밭에도 지칭개에게 한 자리 내어주고 가까이하며 사랑해주면 어떨까? 어느 꽃이든 내가 사랑해주는 만큼 아름다운 것이리라 생각한다.

지칭개란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한다. 선교를 위해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 선교사가 밭둑에 우뚝우뚝 선 분홍색의 꽃이 핀 것들을 보고 밭을 갈고 있던 할아버지에게 물으니, 힘든 농사일에 지친 할아버지 말씀이 “그건 이름도 없어, 흔해터진 그거 신경 쓰면 지칭께… 웬수 같다구.” 하는 말을 듣고 지칭개라고 했다고 한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지칭개는 예전에 민간요법으로도 많이 이용되었는데, 상처가 났을 때 잎과 뿌리를 짓찧어서 붙였던 것에서 지칭개란 이름이 붙여졌다고도 한다. 우리네 삶이 묻어있는 정겨운 이름이다.

이른 봄이면 봄나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것이 아마도 냉이일 것이다. 이 냉이에 밀려 같은 월년초인 지칭개는 나물 축에도 끼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른 봄 겨울을 난 잎으로 된장국을 끓여 먹으면 별미라고 한다. 필자도 내년 봄에는 지칭개로 된장국을 끓여 먹어보아야겠다. 봄나물로도 약재로도 이용되며 연분홍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지칭개 … .

 

신종철 / 들꽃사진작가, 감리교 원로목사 (국화리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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