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여 우리의 삶이여 – 삶, 사랑을 노래하는 <어깨동무>
노래여 우리의 삶이여 – 삶, 사랑을 노래하는 <어깨동무>
  • 김세라
  • 승인 2016.11.25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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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여 우리의 삶이여 – 삶, 사랑을 노래하는 <어깨동무>

상실의 시대입니다.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촛불을 기어이 밝히는 까닭은 가슴 한 구석에서 타고 있는 진리의 빛은 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11월 17일 저녁, 용흥궁 공원에서 진행되었던 강화군민 촛불문화제에 참석 하였습니다. 노래모임 <어깨동무>의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따라 불렀습니다. 반복된 일상에 머물러있던 심장이 팔딱팔딱 뛰기 시작합니다. ‘영혼의 문을 두드리는 노래’로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을 하나로 묶었던 <어깨동무> 회원들을 공연이 끝난 후 강화뉴스가 만났습니다.

강화뉴스(이하 강화) 한 독일작가는 ‘음악은 번역이 필요 없다. 혼에서 혼으로 호소된다.’고 했는데요, 오늘 <어깨동무> 여러분들의 노래를 들으며 ‘음악의 위대함’을 느꼈습니다.

어깨동무(이하 어깨) 믿음이 사라진 요즘 아닙니까. 관객들 앞에 서니, ‘흩어지면 우린 죽는다! 흔들려도 우린 죽는다!’ 울부짖으며 ‘파업가’를 불렀던 장면이 떠올라 찡했습니다. ‘이게 나라냐’는 한탄이 절로 나오잖아요. 역사의 시계가 거꾸로 흘러 ‘독재 타도’와 ‘인간 해방’을 외쳤던 날들로 돌아간 건가 싶어 속상합니다. 이럴수록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강화 인생의 가장 찬란한 순간을 ‘화양연화’라고 하잖아요. <어깨동무> 여러분들이 부른 ‘노래만큼 좋은 세상’은 아련한 옛 추억이 떠오르게 했습니다. 여러분들이 사랑하는 그 시절 노래가 궁금한데요.
어깨 <어깨동무> 구성원이 총 여섯인데요, 50대가 2명, 40대 3명, 30대 1명, 연령대가 다양하죠. 송골매부터 김광석, 서태지 세대까지 있어요.
백반 1인분이 400원이던 때, 돈이 없어서 5천원이나 하던 송골매 콘서트도 못 갔던 80년대에는 ‘군중의 함성’이란 곡을 많이 불렀어요. ‘하늘의 뜻이라면 따르리라.’는 노랫말은 결기를 불러 일으켰죠. 교과서랑 선생님 말씀이 절대적인 줄 알았는데, 서태지의 ‘교실이데아’ 는 망치로 머리를 두들겨 맞는 것 같았던 충격이었고요. 대학생이 되면 꼭 김광석 콘서트를 가려고 했는데, 허망하게 세상을 떠나 버려 평생 한으로 남았네요.



강화 모두 강화도분들이신가요? <어깨동무> 참여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깨 한 명만 강화 토박이고, 나머지는 ‘외지 것’들이에요. 2004년에 <강화여성의전화>가 10주년 행사를 했는데, 초대 손님이었던 남녀 혼성 중창단 공연이 몹시 인상적이었어요. 멤버들이 지난 이력은 다르지만, 타 지역에서 강화도로 이사 온 후 낯선 지역에서 적응하면서 나름의 고충이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강화도에서 ‘제대로’ 살기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2006년 11월에 겁도 없이 종합예술단을 표방하며 <어깨동무>를 결성 해버렸어요. 처음에는 민중가요그룹 <꽃다지> 출신 선생님께 민요, 창을 배웠어요. 평화운동가인 선생님 덕에 갯벌, 평화 관련 노래를 많이 불렀어요. 첫 공연은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였는데, 멋모르고 막 소리 질렀어요. 얼마나 후련했는지 몰라요.(웃음) 지금 보면 촌스럽고 무뚝뚝했는데, 순수한 열망 하나만큼은 우주 최고였어요.

강화 그렇게 <어깨동무>가 벌써 10년이 되었네요.
어깨 회원 중에 10살 자녀를 둔 엄마가 둘이나 있어요. 그 애들이 돌 되기 전부터 활동을 시작했거든요. 갓난 애기들 눕혀 놓고 연습 하다가, 애기 울면 젖먹이고, 기저귀 갈고, 꼬박 꼬박 이유식 만들어 와서 먹이고.. 느닷없이 애들이 무대 위로 올라와서 공연 중인 엄마 옆에 우두커니 서있기도 했고. 저 아이들과 <어깨동무>가 같이 자랐네요. 아는 사람도 별로 없는 강화에서 소위 말하는 ‘독박 육아’하면서도 <어깨동무> 선후배가 있어서 여기까지 왔어요. 공연 다니면서 마을 사람들도 만나고 새로운 환경도 접하고,.. <어깨동무> 덕분에 강화 공동체의 일원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강화 <어깨동무>는 어디선가 강화군민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나더라고요.
어깨 저희가 맞춤이에요. 불러 주는 곳은 어디든 참석 합니다. 촛불문화제, 노인복지회관, 학교행사, 마을잔치, 교회, 강화의 각종 축제... 그러고 보니 절 빼고는 안 간 곳이 없네요.



강화 이 기사 읽고 계신 사찰 관계자는 꼭 연락주시기 바랍니다(웃음).
어깨 막둥이 회원 입단과정도 재미있어요. 학교 벚꽃축제에서 ‘바로 그 한사람’이라는 <꽃다지> 노래를 불렀거든요. 그랬더니 이 친구가 사뭇 도전적으로 ‘이 노래를 어떻게 아세요?’ 묻더라고요. 낯선 강화 땅에서 7년째 아웃사이더로 있다가 그 곡을 듣고 울컥 했데요. 민중가요만 부르는 건 아닌데, 아무래도 서민들 애환을 담으려다 보니 자주 선곡이 되더라고요.

강화 <어깨동무>의 활약을 보면서 지역 주민들과 교감하고 싶다는 진심을 느꼈어요.
어깨 2010년 강화조력발전소 백지화 촉구 문화제 당시 우리 중에 임산부도 있었어요.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한겨울 칼바람 맞으며 단상 위에 섰지만, 힘들지 않았어요. 객석에 평소 자주 찾았던 외포리 횟집 아주머니가 계시더라고요. 당신들 심정을 대신 외쳐줬다며 연신 고마워하시는데 쑥스러우면서도 보람이 컸어요. 지역 주민들의 생계가 달려있는 긴박한 현장에서 할 수 있는 건 노래 밖에 없지만, 더불어 싸우겠다는 소박한 염원이 선율에 실리면 뭉클 해져요. 모임 이름이 <어깨동무>여서 그런지. 나란히 어깨를 걸 때마다 뿌듯합니다. 노인복지회관 어르신들과 외로움을 나눌 때, 지역 주민들 생활을 공유 할 때, 자녀 학교에서 교육을 이야기 할 때, 노래로 소통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강화 소중한 인연 하나 하나 잊지 않으려는 여러분들의 마음이 참 아름답습니다.
어깨 ‘엄마’잖아요. 생명이 귀하고, 약자의 아픔을 보듬어야 한다는 것을 아니까요. 그것이 <어깨동무> 10년의 저력이에요. 음악성이 뛰어나다고 해서 훌륭한 팀이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걸 깨닫는 게 훨씬 중요한 것 같아요. ‘어둔 길 나 홀로 두려울 때, 다가와 길 밝혀준 언니들 있지. 험 한길 나 홀로 힘겨울 때, 다가와 손 내밀어 손잡아준 언니들 있지’라는 ‘사랑하는 언니에게’란 곡처럼, 이 언니들에게서 사는 기쁨을 배웠습니다.

강화 마지막으로 10주년 공연 소식을 전해 주세요.
어깨 10년을 자축하기 보다는, 강화 사람들과 서로 위로하고 힘 받는 자리에요. 그래서 이름도 ‘어깨동무 작은 음악회’라고 했어요. 현실적으로 공연 준비를 위해 매일 모일 여력은 안 되거든요. 최고가 되려는 욕심 대신, 즐겁게 노래 부르며 내 세상의 주인으로 살면 된다는 것을 아는 나이가 되었어요. 연습 하다보면 화음이 쫙 맞아 들어가는 지점이 있어요. 영혼이 통한 짜릿한 찰나죠. 그럴 적마다 <어깨동무> 참 잘했다 싶어요.

<어깨동무> 후원모임이 있어요. 저희 6명의 남편들이에요. ‘노래를 부르는 것은 누군가에게 들려주기 위함이라는 것을 잊지 말 것’ 조언도 하고, 어떤 상황이든 우리 편이 되어주는 멋진 서포터즈 입니다. 직장과 가정이 우선순위라서 <어깨동무>에 24시간 매진 할 수는 없지만, 아껴주고 지지해 주는 분들이 있어서 20주년, 30주년,.. 언제까지나 ‘새로운 시작’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강화주민의 삶의 자리에 늘 함께하는 <어깨동무>가 되겠습니다.

* 어깨동무 작은 음악회 안내
- 일시 : 12월 3일(토) 오후 4시
- 장소 : 대한성공회 강화읍 성당 교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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