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나물
조개나물
  • 신종철
  • 승인 2012.05.3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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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의 들꽃 산책 (2)

오늘은 할미꽃이 피고 질 때쯤 하여 꽃을 피우는 조개나물을 만나보자. 조개나물은 할미꽃처럼 햇볕이 잘 쬐는 풀밭이나 잔디밭에서 자라는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할미꽃이 피고 질 때쯤, 4월말에서 5월초쯤에 보라색의 꽃을 피우는데(드물게 흰색도 있음) 식물 전체가 하얀 털(絨毛)로 덮여 있는 것이 이 꽃의 특별한 매력이다. 이 꽃과 닮은 것으로는 같은 꿀풀과의 금창초(=금란초)가 있는데, 둘 다 꽃 색이 보라색이고 식물 전체에 하얀 털을 쓰고 있어서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그러나 자라는 곳을 보면 조개나물은 내한성이 강하여 전국에서 자라고 있는 반면 금창초는 추위에 약하여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지방에서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강화 필자의 집 뜰에서 다른 식물들에 묻어왔는지 금창초가 자라며 꽃을 피우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한 증거라고 느껴진다. 조개나물과 금창초가 그 자라는 곳으로 구별하기 어렵게 되었다. 확실한 구별은 조개나물은 곧게 서는데 금창초는 바닥에 깔리어 자란다는 점이다.

‘나물’자가 붙었으니 봄에 일찍 올라온 어린잎은 나물로도 이용하며, 잎과 잎 사이에서 꽃이 피는 모양이 조개가 입을 벌린 듯한 모양 때문에 조개나물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뽀얀 솜털이 많은 것은 개미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서라는데 그래서 조개나물은 날개달린 곤충만 허락한다고 한다. 하얀 털을 뒤집어쓴 고고한 자태에 잘 어울리게 꽃말은 ‘순결, 존엄’이라고 한다.

어린이날 필자가 집 가까이의 건너편 나지막한 산에 올랐는데 거기 한 산소가 조개나물로 덮여 있었다. 할미꽃이 그렇듯이 조개나물도 산소에 많은 것은 이들이 햇볕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산소는 대부분 주위에 나무 그늘이 없고 탁 트여 있어서 햇볕을 유난히 좋아하는 할미꽃이나 조개나물이 자라기에 최적의 장소인 것이다.

요즘 들꽃을 전문으로 파는 꽃집에 가면 서양조개나물로 소개된 아주가라는 유럽 원산의 들꽃을 팔고 있는데 우리 토종의 조개나물은 찾아볼 수 없다. 또한 들꽃 애호가들도 아주가는 뜰이나 화분에 가꾸면서 우리 조개나물을 가꾸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유감이다. 우리 조개나물은 흔히 볼 수 있어서일까? 아니면 외국 것이면 무조건 좋아하는 그릇된 습성에서일까?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 필자가 보기에는 아주가는 우리 조개나물에 비해 품위가 뒤진다. 꽃의 색이 너무 진하여 어둡고, 하얀 털도 미약하여 우리 조개나물에서 풍기는 깊은 맛, 꽃말처럼 순결과 존엄을 느낄 수 없다. 서양의 아주가 보다는 우리 조개나물이 명품임을 잊지 말았으면….

신종철 / 들꽃사진작가, 감리교 원로목사 (국화리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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