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성안나의 집]
탐방- [성안나의 집]
  • 류영신 기자
  • 승인 2016.06.25 13: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탐방- [성안나의 집]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입니다. 비맞으며 김장하던 날 신용복 선생님의 ’함께 맞는 비‘라는 시가 생각났습니다. 함께 비맞으니 초겨울비도 따뜻한 위로의 비, 축복의 비가 되어 메마른 가슴을 적시어 줍니다. 고마운 단비는 사랑비가 되어 보석처럼 빛나 어두운 마음을 환히 비춰주는 소중한 선물이 되었습니다. 어버이 마음 연인의 마음 친구의 마음으로 도와주신 아름다운 님들.....’
-성가수녀회 성안나의 집 연간소식지 [둥지] 전그레이스 원장 인사말 중에서-

수리 전등사 가는 길목, 길상산 산자락에 감싸인 성안나의 집은 입구부터 아늑한 분위기를 풍긴다. 1층 로비에 들어서니 바람이 잘 통하는지 시원하고 쾌적하다. 입소자와 가족들 그리고 또 다른 방문객들이 삼삼오오 테이블에 앉아 담소를 나눈다.
직원들은 늘상 있는 일인듯 여유있게 방문객들을 대한다. 짜여진 일정과 순서대로 시설을 안내하는 타 복지시설의 분위기와 다르다. 자연스럽다. 자유롭다. 마치 홀 가운데 주방을 두어 음식재료부터 만드는 과정을 다 보여주는 전문쉐프의 자부심 같다. 잘 모르지만 신뢰감이라는 기분 좋은 편견이 생긴다.

성안나의 집이 처음 문을 연건 1981년이다. 성공회 신도였던 안나 어르신이 본인의 집을 내주어 무의탁 노인 20명과 직원들이 함께 생활했다. 공동으로 텃밭을 가꾸며 서로 배려하고 살았다고 한다. 노미란 생활복지과장은 “제가 99년부터 근무했어요. 그때는 밥 하고 설거지하는 거 모든 걸 함께 했어요 버리는 것도 없었죠! 하물며 라면봉지도 모아서 깨끗이 씻어 말려 포장지로 사용했어요. 쌀씻은 물을 버리지 않고 설거지에 사용하는 건 기본이었죠! 고추따고 들깨털고 안 해 본 일이 없었어요. 전 원장수녀님과 선배들에게 각종 재활용 기술을 전수 받았죠! 많이 힘들었는데 안나 어르신이 그러더라구요 뭐든 할 줄 알아야 나중에 사람을 부릴수 있다고 그때는 그렇구나 했는데 직책을 맡아보니 알겠더라구요” 며 당시를 회상했다.

사회복지법인 성가수녀회 성안나의 집은 81년 무료양로원으로 시작하여 2004년 무료노인전문요양시설로 이어가다 2008년 7월 장기요양인정기관으로 지정되었다. 요양원은 장기요양보험의 적용을 받는 요양시설로 만 65세 이상 노인성 질환이 있는 환자가 장기요양보험에서 요양등급을 받아 입소생활하는 곳이다. 주로 치료보다는 요양의 목적이 크다.
‘성안나의 집’의 현재 입소자는 입소정원 69명이며 직원이 48명이다. 입소자들 중 주소지가 강화군이고 생계비를 지원받는 기초생활수급자가 32명 일반입소자가 37명이다. 일반입소자는 장기요양등급 1~4등급 판정을 받은 만 65세 이상 노인들이다. 부인(노미란 생활복지과장)과 함께 17년째 성안나의 집에 근무하고 있는 이주희 사무국장은 “양로원이었을 때는 시군구 지원으로 운영했는데 장기요양시설이 되고 나서 등급별로 지원이 나와요. 사실 3급에서 5급은 거의 치매노인인데 다들 아시다시피 보호가 힘들거든요 등급이 낮다고 하더라도 돌봄이 많이 필요한데 지원은 오히려 더 줄었어요. 실체를 보면 장기요양급여의 불합리성이 시설환경을 더 악화시킵니다. 그러면서 건강보험공단에서는 수가협상실적이 좋다고 하죠! 우리도 지금 좀 어렵습니다. 그래도 후원해 주시는 분들과 자원봉사자들 덕에 다들 서로 배려하며 일하고 있어요” 라며 장기요양보험의 문제점을 이야기 하면서도 성안나의 집에 대한 애정어린 마음을 보였다.

2015년 국민건강보험 노인장기요양시설 평가인증에서 성안나의 집이 최우수 A등급 판정을 받았다. 2011년부터 2년마다 평가를 받았는데 수요자 만족도등의 점수는 높았지만 몇 가지 시설확충에서 점수를 못 받았다. 수요자가 만족하고 직원들도 즐겁게 생활하면 되지 굳이 평가인증 점수를 높이기 위해 평수를 맞추는 것이 의미가 있겠냐는 판단으로 미루다 2013년 평가인증 요건을 충족하는 시설준공을 마치고 이번에 A등급을 받았다고 한다.

성안나의 집은 30년 가까이 운영해 온 노인복지 전문요양시설답게 종이접기 원예 음악 미술치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또한 의료재활과를 두어 간호사와 물리치료사가 상주한다. 인근병원의 촉탁의를 두어 입소자들은 고혈압, 당뇨, 치매등의 치료혜택을 누릴수 있고 각종 의료교육 및 건강을 관리한다

어르신들과 농사 지으세요? 라는 기자의 질문에 노미란 과장은 “지금 그런거 하면 걸려요! 노동착취라고 (웃음) 쌈채소 같은거 조금씩 해요! 원예나 화훼 프로그램이 있어서요! 예전에 농사 많았을 때도 직원들이 주로했지, 어르신들에게 일을 주진 않았어요! ”
시설의 약점이 들킬까봐 자원봉사자 방문을 최소화하는 시설이 적지 않은데, 이곳은 투명한 운영 덕분인지 등록된 자원봉사자만 5천명이다. 미용봉사를 10년째 해오고 있는 교회, 20년째 종이접기 강의를 해주는 분, 제빵봉사단 등 다양하다. 기억에 남는 자원봉사자에 대해 노미란 과장은 말한다. “몇 년 전부터 자원봉사센터 구본효 소장님이 소개하셔서 학생자원봉사자들이 많아졌어요 학교에서 부적응인 청소년들을 어르신 프로그램에 참여시켰는데 ‘00학생 선생님!’ 하며 어르신들이 이름을 불러 주니까 아이들이 좋아하더라구요! 사실 나이 어린 봉사자가 오면 뒷처리 해주기 힘들 때가 많지만 작은 씨앗 같은 아이들이 언젠가는 자라 좋은 과실을 맺겠지 하고 기다려 줘요! 중,고등학생이었던 아이들이 대학생이 되고 군대를 다녀 온 후 첫 아르바이트를 하여 어르신들께 간식을 사 들고 와요, 어르신들께서는 ‘늙은 나에게 찾아와 주어 고마워!’ 하시고 봉사자들은 ‘한없이 어린 나에게 고맙다고 말씀해 주신다’며 멋쩍게 웃는 모습이 기억에 남아요” 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연이어 근무하면서 어떨 때 보람을 느끼는지 묻자 “사회복지사 5년, 10년차 까지는 어르신들께 서비스를 제공한다.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일을 했어요 그런데 10년이 지나면서 제가 받는 게 더 많더라구요 삶의 지혜랄까? 주고 받으며 서로 성장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고 17년 근무의 소회를 밝힌다. 비를 함께 맞는다는 말이 고통을 나누고 함께 살면서 성장하고 공동체가 되어가는 것이 아닐까? 인간은 갓난아기로 태어나 어린이가 되고 어른으로 성장하다 늙으면 다시 아기가 된다고 한다. 성안나의 집은 아기처럼 해맑은 입소자들과 자원봉사자 그리고 직원이 함께 비를 맞으며 지금도 성장하는 중이다.

성안나의 집에 입소하려면
만 65세 이상자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장기요양인정신청서를 제출하여 장기요양등급(1~4등급)을 받고 서류를 갖춰 신청하면 된다.
자원봉사 및 후원 문의(전화 032-937-1935 성안나의 집)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