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의 비밀 - 그 남자의 비밀
장어의 비밀 - 그 남자의 비밀
  • 이승옥 기자
  • 승인 2012.05.11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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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뱀장어 1kg은 중형자동차 한 대 값

질긴 생명력을 가진 장어의 신비
장어는 생긴 모양새만큼이나 신비한 비밀을 지니고 있다.
민물에서 살던 장어는 번식을 위해 드넓은 바다로 나간다. 항해 기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 지구상에서 가장 깊은 바다까지 찾아간 장어는 그곳에서 번식을 하고 죽음을 맞이한다.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 동아시아 뱀장어의 산란 터가 필리핀해 근처라는 것도 최근에야 알려진 사실이다.
어린 뱀장어는 어미로부터 받은 유전인자에 의해 어미 고향으로 다시 올라온다. 처음 대나무잎처럼 생긴 모습으로 조류를 타고 올라오다가 수심 200미터 대륙붕을 만나면 빠른 물살을 거스르기 위해 원통모양의 실뱀장어로 바뀐다. 어미처럼 까맣지도 않고 크지도 않은 어린 장어는 험난한 바닷길을 헤쳐 강화까지 올라온다. 어떻게 그 작은 몸으로 그 머나먼 길을 찾아 올 수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 실뱀장어를 잡는 기간동안 꼬박 배 위에서 생활한다.
▲ 1년 지난 모습의 실뱀장어. 장어의 질긴 생명력은 대단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30여년 실뱀장어 잡는 일을 하고 있는 전 군의원 김남중씨
 장어의 신비만큼이나 비밀스런 일이 또 하나 있다. 매년 4월 말이 되면 어디론가 사라져 한 달 이상 지난 후 얼굴이 까맣게 되어 나타나는 전 군의원 김남중씨가 그 주인공이다.
“3월말부터 6월초까지가 장어가 올라오는 시기인데, 거의 30년가량 이 무렵 실뱀장어 잡는 일을 했지요. 이때는 한 달여 이상 염하강 입구에 배를 띄워놓고 그곳에서 나오지도 않고 일을 합니다.” 강화군의원 시절에도 이때는 의회가 열리지 않아 다행히 해를 거르지 않고 일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잡은 실뱀장어를 내밀어 보여주었다. 투명한 몸을 지닌 실처럼 가느다란 어린 장어는 그 여린 몸으로 어떻게 태평양에서 이곳까지 올라왔을까 고개를 꺄우뚱하게 만들 정도로 가늘고 작았다.

▲"거칠게 살고 있습니다."
“강화의 선두리, 동검도, 염하수로 등과 김포 하성, 전류리, 봉성리, 운양리에서 허가 받은 배들이 실뱀장어 잡는 일을 합니다.”
강화에서는 대략 4,50가구 정도가 이 일을 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 눈에 띄게 장어의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다며 앞으로 강화 갯벌장어는 상위 1%만 먹을 수 있는 고가의 음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식한 뱀장어의 음식점 가격이 보통 ㎏당 5, 6만원에서 올해는 12만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실뱀장어 1kg은 중형자동차 한 대 값
 “장어는 변온동물인 회귀성 어종으로, 바다에 가서 성장하고 알을 낳기 위해 담수로 올라오는 연어와는 반대입니다. 그런데, 최근 배수관문이나 댐 등으로 담수와 해수를 오가는 물고기들의 어도가 차단되고 있어 회귀성 어종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는 실뱀장어 1g이 보통 6~7마리 정도인데 그 값이 비쌀 때는 4만 2천원까지 오른다고 한다. 실뱀장어 1kg이 중형 자동차 한 대 값인 것이다.
“금 1돈이 3.75g이고 장어 3.75g은 10만원을 넘습니다. 장어는 금처럼 많은 인력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제련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니 바다에서 황금을 줍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죠.” 그는 30여 년간 이 일을 해 집도 사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냈다고 한다.
“강화도는 바닷물 역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전부 수문으로 막혀 있는데, 가끔씩은 그 문을 열어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기수지역 생태계를 보호해 줘야 합니다. 또, 어린 고기가 와서 자랄 수 있는 개천이나 저수지의 어도가 확보되어야 합니다. 강을 개발하는 것은 좋지만, 바다에는 금덩어리만큼이나 비싼 자원이 많은데 이를 너무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바다를 천대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또 하나의 우리 영토 바다! 자원의 보고인 바다를 살려야
새우나 장어는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강화군민들을 풍족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좋은 어종이다.
농업에 투자하듯이 바다에도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생물의 다양성 확보 차원은 물론 바다는 우리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원의 보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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