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말나리
하늘말나리
  • 신종철
  • 승인 2013.10.1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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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의 들꽃 산책 (23)

6, 7월 장마가 들면 습도가 올라 불쾌지수가 높아지고 옷장의 옷에 곰팡이가 피기도 하며 밖에 나갈 때는 우산을 써야 하는 등 불편함 때문에 비가 오는 것을 반기지 않게 된다. 그러나 숲에선 수많은 생명들이 물기를 풍성히 빨아올려 살을 찌우고 있다. 이때쯤 산에선 백합과의 나리꽃들이 한창이다. 7월에 축축한 산을 오르다보면 풀숲에서 적황색의 붉고 윤택이 나는 꽃이 하늘을 향해 핀 나리를 만나게 되는데 하늘말나리라 부르는 들꽃이다. 백합과의 식물 중 ‘나리’자가 들어간 꽃들을 보면 그 꽃이 향하는 방향에 따라 이름이 지어진 것이 재미있다. 위(하늘)를 향해 피어서 하늘나리, 땅을 향해 피는 것은 땅나리, 하늘도 땅도 아닌 옆(중간)을 향에 피는 것은 중나리, 하늘을 향해 피는 나리로서 줄기의 중간쯤에 6~12장의 잎이 돌려나는 것이 하늘말나리이다. 하늘말나리는 전국의 산에서 자란다. 이와 닮았으면서 꽃잎에 검은 점이 없는 지리하늘말나리는 지리산에서만 자생한다 하며 꽃의 색이 노란색이어서 누른하늘말나리라 부르는 나리도 있다고 하는데 필자는 아직 이들을 만나보지 못했다.

하늘말나리는 키 1m 정도로 자라는데 줄기 중간쯤에 잎이 돌려나는 것 때문에 우산말나리, 봄에 어린 순을 나물로 먹기 때문에 산채(山菜), 붉은 색 꽃을 피우는 백합이라 하여 홍백합(紅百合)이라고도 부른다. 백합이라 하면 우리네 뜰에서 흰색의 백합꽃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흰 백(白)’자 백합(백합(白合)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뿌리를 보면 100 조각이 한 개가 된 것과 같다 하여 ‘일백 백(百)’자에 ‘합할 합(合)’자를 더하여 백합(百合)이라고 한다. 이것을 보면 요즘 꽃집에 가보면 붉은색, 노란색 등 다양한 색이 있는데 이들을 다 백합이라 부르는 까닭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백합이나 나리는 다 같은 백합과 식물이지만 백합은 한자 이름으로 외국에서 들여와 식재하는 것들이고, 나리는 순 우리 이름으로 사람이 심지 않아도 절로 산에서 자라는 우리 들꽃이다. 흰색의 백합은 본래부터 이 땅에 자라던 것이 아니라,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저의 나라에서 들여와 심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일본의 백합이 우리 토종 나리를 밀어내고 안마당을 차지하였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씁쓸하다. 다문화, 국제화 시대라고 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 땅에 나서 자라게 하신 여러 종류의 나리꽃들을 더욱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 필자의 집 뜰에선 우리 들꽃인 하늘나리, 땅나리, 털중나리, 하늘말나리, 참나리, 그리고 깊은 산에서 만날 수 있는 솔나리 등이 자라고 있다. 꽃집에서 구입해 심은 것들이다. 하나님께서 우리 땅에 주신 우리 들꽃을 사랑하며 가꾸는 것을 보시고 좋아하실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늘을 향하여 당당하게 피는 하늘말나리의 꽃말이 ‘순결’, ‘변함없는 귀여움’이라고 하니 변함없이 귀여워해줌으로 우리 들꽃의 순결을 지켜주었으면 좋으리라.

 

신종철 / 들꽃사진작가, 감리교 원로목사 (국화리 시리미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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