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산을 지키자
마리산을 지키자
  • 여산 시민기자
  • 승인 2013.05.06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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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봉은 장화리 석산이 아니다

대산리의 기타장인과 함께 마리산을 올라보았다. 강화에 오신지 3년이라는 데 아직 강화도와 정식인사를 안했던 것이다. 

장인은 거의 보살이다.(‘보살예수’라는 책의 저자 길희성 박사님도 년 전에 강화에 오시어 심도학사라는 명상센터를 열어 1000년 강화를 준비하신다.) 남이 어려운 처지에 놓이면 바로 돕는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철저한 연습, 남을 돕는 보살행은 연습 외엔 있을 수 없다. 물론 보살행 자체를 연습하기도 하지만 보살행이 나오는 그 근본, 참 자아(眞我)의 본성에 다가가는 연습을 끊임없이 하는 것이다. 남을 나로 여기는 역지사지(易地思之), 그렇지 않으면 보살행은 나올 수가 없을 것이다. 

단군로를 따라 마리산을 오르며 내가 말을 주절주절 많이 했던 가보다. 정상 1km를 앞둔 팻말 앞에서 아무 말도 않고 잠간 쉬는데, 순간 공공적적(空空寂寂), 적막함이 밀려온다. 기운 좋은 곳에서 가끔 겪는 일이다. 하기야 삶은 언제든 적막하니까. 사람은 적막함을 견디기 어려워 사회를 만들었나보다.

참성단 정상에서 장인의 제안으로 천부경을 읊었다. 내가 천부경을 외는 것을 어찌 알았을까? 천부경 중간부분을 놓쳐 다시 놓친 부분을 이어 외는데 단전부위에 강한 기운이 휘돌기 시작한다. 천부경 마지막 부분, 일종무종일(一終無終一)을 함께 외자고 제안하여 동일한 음조로 마감을 하니 휘돌던 기운이 가라앉는다. 현빈일규(玄牝一竅)! 노자 도덕경의 말이다. 단군께서 천제 올리던 곳을 증명하듯, 축기(畜氣)되었던 단전자리가 말을 하는 것이다.

계단 길로 몇 걸음 하산하는데 현조(玄鳥,까마귀)가 우릴 굽어본다. 입에 무엇인가 작은 쪽지 같은 물건을 물고.. 무얼까? 장인의 마리산 인사에 대한 화답이 아닐까? 온 천지에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며 ‘정말 좋다’를 연발하며 내려왔다.

강화도는 한강물이 아름답게 마감된 곳이다. 물은 높은 곳에서 발원하여 낮은 곳에 흘러 크게 어우르며 머무는 특징이 있다. 한반도의 등줄기 강원도 태백산 근처의 ‘검룡소’와 ‘황지’ 등에서 큰 강들이 작은 샘이나 시냇물로 시작되어 저리도 큰 궤적을 그리며 뻗어 바다로 나가는 것이다.

江原(강원)도는 강의 원천을 이루는 곳이고 江華(강화)도는 강이 맡은 소임을 다하고 아름답게 빛나 부족함 없는 곳, 바다로 돌아가는 곳이다. 빛난다는 의미를 지닌 華(화)는 원래 꽃이 만발한 모습을 그린 것인데 세상의 어두움을 몰아내고 한 사람이라도 어두움(無明) 속에서 헤매는 사람이 없게 원을 세워 화엄(華嚴)의 세계를 이루려고 했던 대승보살들의 간절한 소망이 깃들어 있는 상형글자다.

강원도나 강화도에 공통으로 들어있는 글자는 江(강)이다. 굽이굽이 흘러가는 물길은 ‘생명의 길’을 의미하고 또 진리의 길이기도 하다. ‘상선(上善)은 약수(若水)-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라는 노자의 말은 낮은 곳으로 임하는 물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것이다. 곧 물이 모여 진(眞)리의 바다로 흘러가는 것을 선(善)하고 아름답게(美) 표상한 글자가 강(江)인 것이다. 그 강물은 강원도의 그 신비한 시원지에 하늘(天)을 뜻하는 용을 붙여 검룡소(劍龍沼)라 하였고, 강 하구에 와서 갯벌을 만들어 내며 온갖 것들을 정화하여 하늘의 뜻이 땅(地)에 내려 호연한 기운의 섬, 화도(華島)가 되었다. 

그런데 이 화도(華島)가 크게 변하게 될 일이 생겼다. 대우건설과 중부발전 등, 민간회사들이 강화도에 조력발전소를 세워 전력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일을 추진하고 있다. 그 발전을 위해 커다란 댐을 만들어 물을 가둘 필요가 생겨 화도의 제일 큰 산 마리산의 끝 봉우리인 장화리 상봉(上峰)을 허물어 그곳의 돌과 흙 등을 가져다 화도와 석모도 사이의 바다를 메운다는 계획이 선 것이다.  

일부라고는 하지만 엄연히 마리산의 상부다. 개발업자들은 별것 아닌 듯 얘기하지만 하늘의 뜻이 땅에 구현되어 예로부터 하늘제사를 지내왔던 신성한 곳, 마리산의 상부(머리자리)를 훼손하는 일은 이 땅을 이어갈 후손에게도 그 타당성을 물어봐야 할 일이다. 자꾸 ‘일부에 불과’하다라 하고 ‘장화리 석산’이라 부르며 명칭 축소를 하려고 하나, 막상 공사가 시작 되고 산이 깎여 토사가 흘러내리면 점점 더 많은 부위를 훼손해야하는 대규모 건설이 이루어 질 것이다. 강화군, 또 강화문화원이나, 숭조회 등 강화의 주도적 역할을 하는 기관에서 마리산 성역화, 혹은 마리산 참성단 세계문화유산 등재추진 등의 큰 그림을 그리며 학술대회나 국제 심포지움도 하고 있는 입장에서 마리산이 훼손되는 ‘강화 조력발전추진’은 정말 자충수를 두고 있는 것이 아닌지 잘 헤아려봐야 할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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