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제비꽃
남산제비꽃
  • 신종철
  • 승인 2013.04.21 2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화의 들꽃 산책 (18)
4월에서 5월은 제비꽃들의 잔치가 벌어지는 철이다. 들꽃들 중에 그 종류가 가장 많은 것이 아마도 제비꽃일 것이다. 오늘은 그 많은 종류의 제비꽃들 중에서 남산제비꽃을 만나보자. 우리가 제비꽃이라고 하면 흔히 보라색의 꽃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그만큼 주변에서 보라색의 제비꽃을 쉽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비꽃들 중에는 흰색의 꽃을 피우는 종류가 많이 있다. 해발 1000m 가량 되는 높은 산의 숲 밑 탁 트인 곳에 나는 금강제비꽃, 그 발견된 자생지가 태백산이어서 이름 붙여진 태백제비꽃, 잎 전체에 잔털이 있는 잔털제비꽃, 보라색의 꽃을 피우는 제비꽃과 잎이 닮았으면서 흰 꽃을 피우는 흰제비꽃과 흰젖제비꽃, 잎이 단풍잎을 닮은 단풍제비꽃, 그리고 남산제비꽃 등이 있다. 남산제비꽃은 그 이름에서 서울 남산에서 자라는 제비꽃이란 느낌이 강하지만 실은 전국에서 자라는 들꽃으로 처음 발견했을 당시의 장소가 남산이었기에 붙여진 이름일 뿐이다.
 
남산제비꽃은 꽃의 색에서 뿐 아니라 잎의 모양에서도 다른 제비꽃들과 확연하게 구분이 된다. 대부분의 제비꽃들의 잎은 피침형(길이가 너비의 몇 배가 되게 길쭉하고 끝이 뾰족한 모양)이거나 심장형(하트 모양의 넓적한 모양)을 하고 있는데 남산제비꽃은 잎이 깊게 갈라져 있다. 봄철 산행을 하다보면 등산길 옆 낙엽을 헤치고 잎이 갈라져 있으면서 흰 색의 꽃이 무리지어 핀 것을 만날 수 있는데 이 아이들이 남산제비꽃이다.
 
필자와 남산제비꽃의 첫 만남은 홍천의 수타계곡에서였다. 십 수 년 전 4월 초에 인제중앙교회의 담임목사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해 1월에 그 교회에서 부흥회를 인도한 인연이 있는 목사님이 필자가 들꽃을 사랑하여 사진에 담는 것을 알고 인제 점봉산에 얼레지가 한창이니 안내해 주겠다는 전갈이었다. 그래서 시간을 내어 가는 길에 홍천 수타계곡을 들렀는데 거기서 처음으로 남산제비꽃을 만났다. 어렸을 적 반지를 만들어 끼며 놀았던 제비꽃은 그때까지 보라색만으로 알고 있었는데 흰색의 제비꽃을 만나니 그렇게 기쁠 수가? 그 이후로 제비꽃은 보라색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뒤에 도감을 통해서 많은 종류의 제비꽃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을 뿐 아니라 관심을 갖고 몸을 낮춰 보니 여러 종류의 제비꽃들이 보이게 되었다. 들꽃은 관심을 갖는 것만큼 보이는 것 같다. 강화에 살게 되면서 봄에 만나는 제비꽃 가운데 가장 흔한 것 중 하나가 남산제비꽃이다.
 
남산제비꽃은 다른 제비꽃들에서 맡을 수 없는 향기가 나는데 그 향긋함이 마음까지 평안케 해준다. 그 향기의 은은함은 옛날 어릴 적 시골 풍경에서 느낄 법한 분을 바른 듯 만 듯한 이웃집 누이의 향취라 할까? 그래서인가 꽃말이 ‘풋향기 나는 가인’이라니 정말 어울리는 꽃말이다 싶다.
 
 
 
신종철 / 들꽃사진작가, 감리교 원로목사 (국화리 시리미 거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